[단독] SKC, 美 유리기판 2공장 증설 '잠정 보류'
앱솔릭스의 유리기판 공장 /사진 제공=SKCSKC의 미국 유리기판 자회사인 앱솔릭스의 2공장 증설을 당분간 보류하고 사업성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반도체 소재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은 SKC가 지난해만 해도 핵심 과업으로 추진했지만, 생각보다 더딘 시장 개화 속도와 빠듯한 현금흐름 때문에 그해 말 재검토에 들어간 사안이다. 회사는 무산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증설 사안은 3개년 중기 계획에서도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투자은행(IB)과 소재 업계에 따르면 SKC는 앱솔릭스의 2단계 투자계획을 잠정 보류했다. IB업계 관계자는 "SKC의 2공장 증설은 현재로선 추진이 쉽지 않다"며 "대신, 기존 설비를 바꾸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앞서 앱솔릭스는 2024년 미 조지아주에 연산 1만2000㎡ 규모의 생산기지를 준공한 데 이어 6만㎡ 규모의 2라인을 추가해 캐파(생산능력)를 7만2000㎡로 확충하는 2단계 증설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상 물량에 비해 선제적 증설의 리스크가 크다는 회의론이 부상했다.SKC는 향후 수요에 따라 2공정 증설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측은 "현재로서는 상업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1공장을 풀가동해 수요에 대응한 후 2공장 증설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공장 증설이 확실시됐던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SKC 측은 "2공장 증설은 당사의 중장기 성장 전략과 사업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현재까지 이를 백지화하거나 무산시키는 방향으로 결정하거나 검토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SKC가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의 사용처를 살펴봐도 2공장 증설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오는 2028년까지 6000억원에 이르는 앱솔릭스 투자금 중 시설투자에 들어가는 자금은 1062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1공장을 짓는 데에만 4000억원이 들어갔고 2공장 신축은 1공장에 비해 5배 규모의 캐파(생산 용량)를 갖춰야 한다. 현재의 조달 자금으로는 증설 보다는 기존의 1공장 시설을 보완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SKC는 최근 유상증자로 조달한 1조1671억원의 절반 이상인 5896억원으로 앱솔릭스 증권을 취득하기로 했다. 이 자금은 2028년까지 연간 약 2000억원씩 앱솔릭스 양산체제 구축에 쓰일 예정이다. 앱솔릭스는 이미 설비를 갖추고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아직 양산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 양산에 들어가면 초기 운전자본이 많이 들기 때문에 회사는 이에 대비한 운영자금과 보완투자에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보완투자와 관련해서는 효율 좋은 장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C는 유증보고서 등에서 '글라스기판은 세계 최초로 상업화를 추진하는 생산공정인 만큼 양산에 최적화된 장비 선정 및 공정 안정화 과정에서 보완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다만 앱솔릭스의 양산은 여전히 요원하다. 양산을 위한 최종 단계인 퀄리티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상업화 시점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유증보고서 등에서 '고객사 맞춤형 양산 과정에 개입되는 기술적 변수가 당초 예상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고 밝히며 상업화 지연을 공식 인정하기도 했다.현재 고객사와 신뢰성 평가를 앞두고 있으며, 잠재고객은 AMD를 포함해 4곳이다. 1년 전과 비교해 크게 진전된 내용이 없는 가운데 올해 중 유의미한 퀄테스트 결과를 확보하는 것이 당면과제다. 앱솔릭스는 이달 말 신뢰성 테스트용 샘플을 고객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AMD보다는 데이터센터, 하이퍼스케일러에 대한 납품을 우선 타진하고 있다.이처럼 상업화 허들이 낮지 않음에도 중장기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이 나오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테크 섹터에서 뭉칫돈을 굴리는 중동과 아시아권 국부펀드들이 지분투자 의사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캡티브마켓인 SK하이닉스와의 시너지 창출도 관전 포인트다. 실제로 앱솔릭스는 SK하이닉스와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며, 인텔과 SK하이닉스 출신인 강지호 사장이 앱솔릭스 대표이사로 부임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SK그룹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강 대표 선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중에 따른 것으로 SK하이닉스와의 협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강 대표는 미국 인텔에서 15년간 기술 경험을 쌓은 뒤 SK하이닉스에 합류해 C&C 기술을 이끌어온 반도체 공정 분야의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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