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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막히자 카드론으로…‘43조 빚투’ 경고등 켜졌다

삼성카드조세일보2026.06.23 00:00

◆…사진=AI로 만든 이미지.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 카드론 잔액이 43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가정의 달을 맞아 생활자금 수요가 늘어난 데다 활황을 이어가는 주식시장으로 투자자금이 유입되면서, 고금리 카드대출까지 끌어다 쓰는 이른바 '빚투'가 확산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5월 말 카드론 잔액은 43조253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42조9830억원보다 2704억원 증가한 규모로, 역대 최고 기록이다. 카드론 잔액은 올해 들어 가파른 증가 흐름을 보여왔다. 지난 1월 말 42조5850억원에서 2월 3172억원, 3월 920억원 늘어나며 42조9942억원까지 불어났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강화된 4월에는 112억원 감소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카드사별 잔액은 신한카드가 8조154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카드가 6조7531억원, KB국민카드가 6조4616억원, 현대카드가 6조1934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롯데카드는 5조356억원, 우리카드는 4조2768억원, NH농협카드는 3조3624억원, 하나카드는 2조9734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5월 연휴와 어린이날·어버이날 등에 따른 일시적인 자금 수요가 카드론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카드론은 연초 카드사들의 영업 확대와 생활비 수요가 맞물리면서 증가하는 계절적 특성을 보이지만, 이번에는 은행권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까지 더해졌다.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신용대출 한도와 심사를 강화하자 상대적으로 대출 절차가 간편한 카드사로 수요가 이동했다는 것이다. 카드론은 별도의 담보 없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빠르게 이용할 수 있어 은행 대출이 어려운 중·저신용 차주들의 급전 창구로 활용돼 왔다. 최근 증시 급등세가 카드론 증가를 부추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식 투자 열기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은행과 증권사들이 대출 관리에 나서자 일부 투자자들이 카드론으로 눈을 돌렸다. 실제로 대표적인 빚투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지난 1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7조9797억원으로, 지난달 29일 기록한 역대 최대치 38조227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유가증권시장 신용융자 잔액도 28조9275억원으로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카드론 증가분 전체를 빚투 수요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카드론 금리가 우량 고객에게도 연 8~9% 수준에서 시작하고, 신용도가 낮으면 금리가 두 자릿수 중후반까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높은 조달 비용과 상대적으로 제한된 대출 한도를 감수하면서 투자에 나선 차주가 얼마나 될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문제는 카드론뿐 아니라 다른 고금리·취약차주 관련 지표들도 일제히 상승했다는 점이다. 5월 말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5038억원으로 전월보다 3073억원 늘었다. 신용카드 결제대금 일부를 다음 달로 넘기는 결제성 리볼빙 잔액도 6조7999억원으로 한 달 사이 934억원 증가했다. 기존 카드론을 상환하지 못한 차주가 다시 대출받아 빚을 갚는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6559억원으로 전월보다 576억원 늘었다. 대환대출 증가는 단순한 신규 자금 수요를 넘어 기존 차주의 상환 여력이 약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도 다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8일 기준 약 646조원으로 불어났다. 연초 감소하던 대출 잔액이 3월을 기점으로 반등한 것이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신용대출 잔액도 3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증가 속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카드론 잔액이 빠르게 늘어난 일부 카드사를 불러 대출 취급 현황을 점검하고 총량 관리를 강화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카드론을 포함한 카드업계 가계대출 증가율을 1.5% 안팎으로 관리하라는 방침도 전달했다. 당국은 은행과 인터넷은행, 카드사, 보험사 등 업권별 대출 흐름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다만 개별 금융회사가 자체적인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이행하고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대출 한도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추가 조치에는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시장에서는 카드론 증가가 단순한 계절적 현상에 그칠지, 은행권 규제로 밀려난 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구조적인 풍선효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금리가 높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리볼빙 잔액이 동시에 증가할 경우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과 연체 위험도 함께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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