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반도체서 로봇으로…현대차 품은 ETF 경쟁 본격화
AI 반도체 이어 이번엔 휴머노이드…테마 경쟁 확산제조·물류·소프트웨어 결합…피지컬 AI 가치 재평가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현대차그룹의 피지컬 AI(Physical AI)·휴머노이드 사업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로보틱스 테마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선점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올해 초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의 반도체 ETF 경쟁이 시장을 달궜다면, 최근에는 투자 테마가 AI 기반 로보틱스·자동화 산업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흐름이다. 단순 자동차 제조업을 넘어 로봇·AI·소프트웨어를 통합한 ‘피지컬 AI 플랫폼’ 기업으로 현대차그룹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스마트팩토리, 산업용 로봇 투자 확대가 핵심 투자 포인트로 부각되면서 관련 ETF 출시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잇따르고 있다. 휴머노이드와 피지컬 AI 산업이 차세대 성장 테마로 부상하면서 현대차, 현대로템, 로보티즈 등 관련 종목으로 자금이 집중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KB자산운용은 지난 12일 ‘RISE 현대차고정피지컬AI’를 상장했다. 이 상품은 포트폴리오의 25%를 현대차에 고정 투자하고, 나머지 75%를 자율주행·로보틱스·공장자동화 관련 국내 핵심 기업 14곳으로 구성했다. 상장 후 5거래일 만에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며 시장의 관심을 입증했다.이 밖에도 삼성자산운용·키움투자자산운용·하나자산운용 등 경쟁 운용사들 역시 관련 ETF 출시를 예고 및 확대하며 휴머노이드 투자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로보티즈·레인보우로보틱스 등에 투자하는 ‘ACE K휴머노이드로봇산업TOP2+’, ‘HANARO K휴머노이드테마TOP10’ 등 휴머노이드 관련 ETF도 올해 잇따라 출시됐다. 반도체 이후 새로운 AI 투자 테마를 선점하기 위한 운용사 간 경쟁이 로보틱스 시장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그룹주 ETF로의 자금 유입도 두드러진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현대차그룹플러스’에는 최근 1주일 사이 약 1400억원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TIGER LG그룹플러스’(210억원), ‘KODEX 삼성그룹’(23억원), ‘PLUS 한화그룹주’(-92억원)와 비교해 압도적인 자금 유입 규모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로보틱스와 AI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완성차 생산 과정에서 축적한 대규모 제조 데이터를 로봇 학습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생산 인프라를 통해 확보한 제조 데이터에 현대모비스의 부품 경쟁력, 현대오토에버의 소프트웨어 역량이 결합되면서 제조·물류·AI를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구조가 로봇 사업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증권가에서도 현대차그룹의 피지컬 AI 사업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대신증권은 최근 현대차 목표주가를 77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현대차 전체 기업가치 157조원 가운데 약 45조원을 로봇 사업 가치로 반영했다. 다올투자증권 역시 현대모비스 목표주가를 90만원으로 올려잡았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반도체 ETF 경쟁 당시와 마찬가지로 특정 대형주 중심 쏠림 현상과 테마 과열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그룹 중심의 ETF 구조가 확대될 경우 일부 종목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과 변동성 확대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와 피지컬 AI 산업의 성장 방향성 자체는 유효하지만, 아직 실적보다 기대감이 앞서는 구간인 만큼 단기 과열 여부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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