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원 화장품'의 함정…다이소 따라잡기, 수익성 '글쎄'"
이마트의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CU의 토니모리 협업 상품 등 유통업체들이 초저가·소용량 화장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뷰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챗GPT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이미지입니다.다이소가 주도하는 초저가 화장품 시장에 편의점과 대형마트가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3000~4900원대 소용량 화장품을 앞세워 젊은 소비자 공략에 나섰지만 원가 구조상 수익성 확보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수익성 부담에도 불구하고 협업 상품을 중심으로 젊은 소비자층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향후 유통업체들의 경쟁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초저가·소용량 화장품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CU의 화장품 매출은 2024년 16.5%, 2025년 20.9%, 올해 1~5월 31.1% 증가했다. CU는 화장품 운영 품목 수(SKU)를 일반 점포보다 2.5배 이상 늘린 뷰티 특화점을 전국 600여 곳까지 확대했다.GS25도 3000원 균일가 화장품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5월 소용량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배 증가했다. 이마트 역시 초저가 화장품 확대에 나섰다. LG생활건강과 협업한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등을 앞세워 올해 5월 스킨케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7% 증가했다. 현재 이마트는 12개 브랜드, 75종의 초저가 화장품을 운영하고 있다. 유통 업계가 초저가 뷰티 시장 확대에 나선 것은 다이소의 성공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이소는 2022년부터 뷰티 카테고리를 강화하며 5000원 이하 가격대 상품을 확대해왔다. 지난해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약 70% 증가했으며 올해 1~4월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VT코스메틱, 정샘물 등 브랜드 협업 상품이 흥행하며 가성비 화장품 수요를 빠르게 흡수한 결과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매장 내 뷰티 전용 매대와 진열 공간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카테고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용량 줄여도 원가는 그대로…수익성 딜레마다이소 행보에 유통 업체들 역시 초저가 뷰티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수익성 확보는 또 다른 과제로 꼽힌다. 화장품은 내용물보다 용기·펌프·라벨 등 부자재와 충진 비용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큰 구조다. 업계에 따르면 내용물 원가 비중은 통상 10~20% 수준에 그친다. 이 때문에 제품 용량을 기존 50ml에서 10ml로 줄이더라도 원가가 비례해 감소하지 않는다. 50ml 제품과 10ml 제품 모두 용기와 캡, 라벨이 필요하고 충진·포장 공정도 동일하게 거친다. 내용물은 줄어들지만 상당수 부자재 비용과 가공비는 그대로 발생한다.특히 초저가 제품일수록 부자재 가격 변동에 민감하다. 화장품 용기에 사용되는 PP(폴리프로필렌), PET(페트) 등 플라스틱 수지의 원료인 국제 나프타 가격이 최근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으로 변동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판매가 3000원 수준의 초저가 화장품은 용기 등 부자재 비용이 100~150원만 상승해도 원가율이 수%포인트 높아져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뷰티 업계 관계자는 "소용량 제품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성비가 높지만 제조사 입장에서는 반드시 수익성이 좋은 상품은 아니다"라며 "용기와 포장재 등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적지 않은 데다 판매가도 사실상 정해져 있어 원부자재 가격이 오르면 마진이 빠르게 줄어드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편의점·마트 '규모의 경제' 한계...모객 집중서울 지역 내 다이소 뷰티 전용 매대 /사진 제공=다이소 유통 구조상 다이소와 같은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로도 이어진다. 다이소는 특정 상품을 전국 매장에 일괄 전개하며 대량 발주를 통해 제조 단가를 낮추는 구조다. 인기 상품의 경우 단일 SKU 기준 수십만 개 단위의 주문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한 만큼 공급 단가를 낮출 유인이 크다. 반면 편의점과 대형마트는 점포별 상권과 고객층에 따라 상품 운영 방식이 제각각이다. 화장품 매대 규모도 점포마다 차이가 있는 데다, 일부 특화점을 제외하면 취급 품목 자체가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특정 상품에 물량을 집중하기 어려워 다이소 수준의 대량 발주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유통업계가 초저가 뷰티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것은 화장품을 수익 상품보다 고객 유입을 위한 '앵커 상품'으로 보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뷰티 시장은 올리브영이, 가성비 화장품 시장은 다이소가 주도하는 가운데 편의점과 대형마트는 화장품 판매 수익보다 젊은 소비층을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향후 초저가 뷰티 시장 경쟁의 핵심은 가격보다 브랜드 경쟁력에 갈릴 전망이다. 과거 저가 화장품은 품질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유명 브랜드들이 유통 채널 전용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소비자 진입 장벽도 낮아지고 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역시 자체브랜드(PB) 확대보다 검증된 브랜드와의 협업 상품 강화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또 다른 관계자는 "초저가 화장품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편의점과 대형마트가 다이소와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며 "결국 채널별 고객 특성에 맞춘 단독 상품과 브랜드 협업을 통해 차별화하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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