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家 조현준·현문 '형제 갈등', 8월 증인신문 앞두고 공방 격화
"가족 압박한 계획범죄" vs "별건수사 산물"위법수집증거·공소시효…법리 다툼 본격화형제 첫 법정 대면 주목…8월 재판 분수령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간 '형제 갈등'이 법정에서 다시 정면 충돌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비상장 주식 정리를 위해 가족을 상대로 압박에 나선 계획범죄라고 주장했다. 반면 조 전 부사장 측은 효성과의 계열분리 과정이 검찰의 별건 수사를 거치며 강요 사건으로 둔갑했다고 맞섰다. 오는 8월 조 회장 증인신문을 앞두고 별건 압수자료 적법성과 사건 실체를 둘러싼 공방도 한층 가열되는 모습이다."비상장주식 압박" vs "효성과 결별" 엇갈린 주장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이성열 판사는 지난 19일 강요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부사장과 박 전 대표의 공판갱신절차를 진행했다. 재판부 변경에 따라 열린 이날 절차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은 각각 프레젠테이션(PPT)을 통해 사건 경위와 핵심 쟁점을 정리했다.먼저 검찰은 조 전 부사장과 박 전 대표가 2013년 공승배 변호사(당시 법률대리인)를 통해 효성 측에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으면 조현준 당시 사장 비리 자료를 들고 서초동에 가겠다"고 압박한 데 이어, 조 회장에게는 배우자 관련 '찌라시' 유포 의혹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수사와 구속 가능성까지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효성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실행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협박한 강요미수에 해당한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검찰은 사건의 배경으로 조 전 부사장이 보유한 동륭실업 등 비상장사 지분을 지목했다. 해당 지분은 효성 오너 일가 외에는 사실상 매각이 쉽지 않은 구조였으며 조 전 부사장 측이 작성한 것으로 지목된 'HJ와의 토크포인트', 'HMC 수정본' 등 문건에도 조 회장을 압박하는 방안과 지분 정리 전략이 담겨 있었다고 주장했다.특히 검찰은 조 전 부사장 측이 협박과 재산상 이익 요구를 분리한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구사했다고 봤다. 조 회장과 조석래 전 명예회장을 상대로는 각종 고발·소송·협박성 발언으로 압박하는 한편, 언론인 등을 통해선 "비상장 주식을 정리해주는 것이 해법"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박 전 대표에게 지분 정리 성과에 따라 수십억원대 성공보수를 지급하기로 한 약정도 있었다고 언급했다.이에 맞서 조 전 부사장 측은 사건 자체가 검찰의 별건 수사에서 비롯됐다고 반박했다. 변호인 측에 따르면 이 사건의 출발점은 박 전 대표의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 의혹 수사였다. 당시 확보된 박 전 대표 노트북 자료 가운데 수사 대상 범죄와 무관한 조 전 부사장 관련 이메일과 문건이 압수, 검찰이 이를 조 회장 측에 제시하면서 고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변호인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 변경 과정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당초 조 회장은 비상장 주식 고가 매입을 요구받았다며 공갈미수 혐의로 고소했지만, 친족상도례와 고소기간 문제가 불거지자 검찰이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는 주장이다. 강요미수 혐의의 공소시효 역시 이미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검찰 공소장에 적시된 내용 상 보도자료 관련 행위는 2013년 2월, 찌라시 관련 행위는 같은 해 7월 종료돼 강요죄의 공소시효 7년은 2020년 만료됐다는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의 해외 체류도 형사처분을 피하기 위한 도피가 아니라 독립경영 추진과 사업 활동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녹취파일' 둘러싼 진실공방위법수집증거 문제를 놓고도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 의혹 수사 과정에서 압수된 이메일과 문건이 영장 범위를 벗어난 자료라고 주장했다. 이후 조 회장의 고소와 효성 관계자 진술 역시 해당 자료를 토대로 확보된 만큼 모두 '독수의 과실'에 해당한다고 봤다. 독수의 과실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를 통해 확보된 2차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형사소송법상 원칙이다. 문제가 된 자료 대부분이 디지털 정보인 만큼 압수·선별·보관 과정 전반의 적법성도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에 검찰은 "관련 범죄 여부는 혐의 사실과의 객관적·인적 관련성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 전 대표가 수사 대상자였던 만큼 인적 관련성이 인정되고 해당 자료 역시 변호사법 위반 사건의 동기·경위·범행 수단을 입증하는 자료로 사용된 만큼 객관적 관련성도 인정된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해당 이메일이 다른 사건 항소심에서도 증거로 채택됐다고 강조했다.사건 동기를 둘러싼 시각 차이도 뚜렷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던 동륭실업 지분을 유리한 조건에 정리하기 위해 조 회장을 압박했다고 보는 반면, 조 전 부사장 측은 "비상장주식 매각이 아니라 효성과의 계열분리 및 독립경영이 목적이었다"고 맞섰다.당시 효성가 삼형제는 부동산 계열사인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동륭실업·신동진을 각각 80%씩 보유하고 나머지 형제들이 10%씩 교차 지분을 가진 구조로 조 전 부사장은 동륭실업 지분 80%를, 조 회장은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지분 80%를, 조현상 부회장은 신동진 지분 80%를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조 전 부사장 측은 당시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를 위해 동일인 관련자의 지분을 10% 미만으로 낮춰야 했던 만큼,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고가에 매각하는 것보다 조현준·조현상 형제가 보유한 지분 20%를 정리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었다고 주장했다.이날 법정에서는 공승배 변호사와 이상운 전 효성 부회장 간 대화 녹음파일이 재생되며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에 대해 조 전 부사장 측은 해당 녹취에서 공 변호사가 요구한 내용은 △조 전 부사장의 사임 처리와 등기 정리 △인감도장 사용 중단 △측근 직원들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 금지 등으로 검찰이 주장하는 비상장주식 매각이나 보도자료 강요와는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조 전 부사장 측은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의 진술 신빙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변호인은 당시 공 변호사가 조 부회장을 만나기 위해 사무실을 찾았지만 끝내 대면하지 못하고 돌아갔다며 관련 녹취를 제시했다. 양측이 법정에서 만난 것처럼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진술하고 있지만 변호인은 직접 접촉이 없던 두 사람의 진술이 상당 부분 일치한다며 문제 삼았다.한편, 재판의 분수령은 오는 8월 예정된 조 회장 증인신문이 될 전망이다. 조 회장은 당초 지난 4월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해외출장 등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현재 증인신문은 8월 21일과 28일 두 차례 예정돼 있다.조 회장이 법정에 출석할 경우 경영권 분쟁으로 촉발된 '효성 형제의 난' 이후 형제 간 첫 법정 대면이 성사된다. 재판부는 조 회장 증인신문을 끝으로 심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효성가 '형제의 난'조현문 전 부사장은 2013년 효성그룹을 떠났다. 사임을 결정한 당시 그는 부친인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과 조현준 회장을 상대로 검찰에 비리를 고발하겠다며 '자신이 회사 성장의 주역'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 배포 등을 요구하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보도자료 배포를 거부했고 검찰은 2022년 11월 조 전 부사장에게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기소 했다. 조 전 부사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회사의 위법·부당한 경영 방침에 반발, 감사를 진행하는 등 내부시정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가족들로부터 미운털이 박혔고 이에 사임키로 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또 사임 이후 추문 등 유포 가능성이 있어 퇴사 관련 보도자료 배포를 요청했을 뿐이란 입장이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앞서 2013년 10월 효성 비자금 수사 당시 조현준 회장이 100억원대 신주인수권부사채(BW) 홍콩 비자금을 자신에게 뒤집어씌우려 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 조서에 쓰인 고 조석래 명예회장 진술이 "홍콩비자금 계좌는 조현문 사장의 것"이라는 내용에 기반한 추측이다. 친형인 조 회장도 "조현문에게 속아 그런 짓을 했다"고 진술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조 전 부사장은 "관련 자료가 있어 혐의를 벗어날 수 있었다"고 피력하고 있다.이러한 맥락서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7월 효성 계열사 대표들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조 회장도 동생인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을 협박했다며 2017년 맞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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