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재정비] 현대엘리베이터, 이유 있는 고배당 지속력
그동안 시장에선 현대엘리베이터의 고배당을 이끄는 요인으로 백기사 투자자인 H&Q가 꼽혔다. H&Q가 투자자로 참여한 이후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되면서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따라서 이번 H&Q의 엑시트로 주주환원 정책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됐지만 오히려 고배당 기조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대그룹의 지배구조가 다시 현정은 회장 중심으로 재편된 데다 오너 일가의 주요 현금 수요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승계 재원 마련 측면에서 배당 중요성이 오히려 커졌다는 분석이다.H&Q 엑시트 이후에도 유지되는 고배당 기조현대엘리베이터는 3월 이사회를 열고 신규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했다. 기존 정책의 적용 기간이 만료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최저배당금 상향과 분기배당 확대 등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회성 이벤트를 제외한 경상이익의 50% 이상을 현금배당하겠다는 큰 틀을 유지했다. 다만 기존 정책에서 일회성 이익 환원 방안을 '일정 비율'로만 제시했던 것과 달리 새 정책에는 '일회성 이익의 50% 이상 현금배당'으로 명시하며 주주환원 기준을 보다 구체화했다. 기존 주당 500원 수준에 머물렀던 최저배당금은 앞으로 주당 2500원(결산배당 1000원·분기배당 1500원)으로 확대됐다. 당초 계획보다 배당 안정성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다.다만 이번 개편 이전의 주주환원 정책 역시 H&Q 투자 이후 강화된 조치였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양측의 연관성에 주목해왔다. 현대엘리베이터가 H&Q 투자 유치 이후 배당 정책을 보다 구체적으로 명문화하고 주주환원 수준도 지속적으로 높여왔기 때문이다.H&Q는 RCPS뿐 아니라 교환사채(EB) 투자에도 참여한 만큼 배당 확대와 주가 안정은 투자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 역시 이러한 이해관계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가 제기돼 왔다. 따라서 3월 주주환원 정책을 개편했을 때도 단순히 H&Q 투자 기간 형성된 주주친화 기조의 연장선이라는 시각이 있었다. 그러나 H&Q의 투자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었다면 해석은 달라질 수있다.실제로 H&Q가 보유한 RCPS 1차 물량에 대한 콜옵션 행사 기간은 작년 10월부터 시작됐다. 현대그룹은 이보다 앞서 경영 여건 등을 고려해 상환 가능성을 살펴봤다. 결국 현대그룹은 올해 5월 RCPS와 CB에 대한 콜옵션을 동시에 행사하며 H&Q와의 관계를 정리했다. 콜옵션 행사를 이미 검토한 점, 신규 주주환원 정책 발표 직후 H&Q와 동행을 마무리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H&Q 이후에도 유지될 배당 체계를 제도화한 것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정지이 지분 매집…현 회장 중심 경영권 지원시장에서 현대엘리베이터의 배당 정책이 쉽게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오너 일가의 현금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이다.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는 현대홀딩스컴퍼니로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현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는 현대홀딩스컴퍼니를 통해 현대엘리베이터를 간접 지배하는 구조다.현 회장의 자녀(정지이·정영이·정영선)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대체로 1% 미만에 그쳐 의미 있는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그런데 장녀인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집중적으로 매집하면서 시장도 이를 상징적으로 해석하기 시작했다. H&Q의 엑시트 시기까지 겹쳐 현 회장 중심의 지배체제를 지원하는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정 전무는 현 회장 자녀 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진 인물로 과거 대북 사업을 추진할 당시에도 현 회장을 보좌했다"며 "지분 매입도 현 회장 체제에 힘을 보태기 위한 행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무의 지분 매입은 현 회장 체제를 지원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다만 결과적으로 현대엘리베이터가 오너 일가의 핵심 현금창구로서 갖는 중요성 역시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정 전무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이 높아진 만큼 향후 배당 확대에 따른 수혜도 직접적으로 누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정 전무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보유 중이던 현대무벡스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는 점은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는다. 정 전무는 현대무벡스 지분 약 4%를 매각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0.4%에서 3.05%까지 끌어올렸다.현재로선 승계 논의를 본격화할 단계는 아니라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향후 지배구조 개편이 구체화될 경우 현대엘리베이터 배당이 주요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사옥·현대무벡스 매각…배당 기대감경상이익 배당은 이미 정책으로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따라서 실제 배당 규모를 크게 늘릴 변수는 일회성 이익 발생 여부다.자산 매각이나 투자 회수 등을 통해 발생한 일회성 이익의 50% 이상을 주주와 나누겠다고 명시한 만큼 이벤트성 수익 창출 규모에 따라 배당금 규모도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9월 연지동 사옥 매각을 통해 4500억원을 현금화한 데 이어 11월 시간외매매로 761억원 규모의 현대무벡스 지분을 매각했다. 이들 거래에서 발생한 일회성 이익의 50% 이상을 주주환원에 활용할 경우 약 3000억원 안팎의 특별배당 여력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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