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s톡] 코스피는 신고가인데…식품주는 왜 웃지 못할까
반도체주 쏠림·내수 침체에 투자 매력 '뚝'…비만 치료제 확산은 장기 악재삼양식품 명동 신사옥. [사진=삼양식품][디지털데일리 유채리 기자]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하며 '1만 코스피'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식품 대장주들은 상승 랠리의 온기를 좀처럼 누리지 못하고 있다.반도체 중심의 강세장 속에 경기방어주 특성이 부각되지 못하는 데다 내수 부진과 원가 부담까지 겹치며 시장의 관심에서 한발 비켜난 모습이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22일) CJ제일제당(18만7800원), 오뚜기(30만6000원), 삼양식품(100만7000원), 오리온(13만100원), 농심(34만4500원) 등 주요 식품주는 뚜렷한 상승 모멘텀 없이 장을 마감했다.식품주가 힘을 쓰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중심의 시장 쏠림 현상이다. 최근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대형주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실제로 반도체주는 12개월 선행 영업이익 기준 연초 이후 코스피 실적 증가분의 약 97%를 기여하며 지수를 견인하고 있다. 정보기술(IT)과 로봇 등 성장 업종 중심의 랠리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 역시 해당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식품주 특성 역시 현재 시장 환경에서는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 식품주는 경기 침체기에도 실적 변동성이 크지 않은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로 꼽힌다. 하지만 성장주 중심의 강세장에서는 높은 성장성과 실적 개선 기대를 갖춘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황성만 오뚜기 대표이사가 지난 7월10일 경이 안양시에 위치한 오뚜기 중앙연구소에서 열린 '제3회 식품안전과학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오뚜기]업황 자체도 녹록지 않다.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원재료 가격 부담이 이어지고 있으며 국내 소비 둔화로 내수 시장 성장도 제한적이다. 비용 부담은 늘어나는데 판매량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면서 수익성과 성장성 모두 압박받고 있다.단기적으로는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식품주를 짓누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소비 트렌드 변화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가 확산되면서 가공식품과 고열량 식품 소비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글로벌 투자은행(IB) 번스타인은 제너럴밀스, 콘아그라 브랜즈, 캠벨, 크래프트하인즈 등 주요 식품 기업에 대한 투자 등급을 기존 '시장수익률'에서 '시장수익률 하회'로 하향 조정했다. 비만 치료제 확산이 장기적으로 식품 소비 패턴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국내에서도 비만 치료제에 대한 관심과 처방이 빠르게 늘고 있다. 당장 식품 기업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에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에서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가 밥을 '적게' 먹는 상태가 소비 트렌드로 굳어지고 있다"며 "식품기업은 단순히 제품 용량을 줄이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적은 양으로도 필수 영양소를 채울 수 있는 '영양 밀도' 중심의 제품 개발 등 포트폴리오를 대대적으로 리포지셔닝 해야 장기 생존이 가능할 것"이라고 제언했다.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경기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가 실적 방어와 성장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며 "단순한 수출 증가를 넘어 현지 생산시설을 확충하거나 유통 채널 다변화에 성공한 기업들이 향후 더 높은 이익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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