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 수출은 대박인데…롯데웰푸드, 대규모 투자 잇달아 연기
롯데웰푸드가 올해 들어 평택·천안 두 공장의 준공 시점을 잇달아 늦췄다. 두 곳 모두 자기자본의 10%를 넘는 대규모 투자다. 같은 기간 회사는 안성에 새로 물류센터를 빌렸다. 부채비율이 100%에서 102.2%로 오른 배경도 차입 확대가 아니라 이 리스 계약에서 나왔다. 다만 늦춰진 평택공장이 수출 효자 품목인 빼빼로의 핵심 생산기지인 데다 음식료업계가 일제히 생산능력 확보 경쟁에 들어선 시점이라는 점에서 이번 일정 조정의 배경에 시선이 모인다.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지난 15일 이사회에서 평택공장·중앙물류센터(CDC) 증설의 준공 시점을 기존 올해 6월에서 2028년 3월로 21개월 늦추기로 했다. 투자금액도 2205억원에서 2376억원으로 171억원 늘었다.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11.09%다. 앞서 지난 4월 1일에는 천안 빙과공장 증설 준공도 1년 늦췄다고 정정 공시했다. 투자금액은 2220억원으로 변동이 없었고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10.51%다. 두 건 모두 2023~2024년 이사회에서 결의된 사안의 집행 시점만 조정된 것으로, 같은 시기 두 개의 대규모 투자가 동시에 늦춰진 셈이다.EBITDA 룰 따른 속도조절…차입 늘린 적 없다준공이 늦어진 두 곳 모두 회사가 안정적 투자 집행을 강조해 온 방침과 맞물려 있다. 이사회 의사록에 따르면 평택공장 일정 연장 사유는 "건축 인허가 및 26년 대외 환경 변동성에 따른 투자 효율성 재검토, 재무 건전성 확보"로 명시됐다. 롯데웰푸드는 6월 8일 1분기 실적설명자료에서도 "생산 및 물류 인프라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중장기 투자에 집중하되 영업현금흐름을 고려해 안정적으로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실제 캐펙스(자본적지출) 집행 규모는 2024년 3294억원에서 지난해 3459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캐펙스는 별도 숫자 없이 "에비타(EBITDA) 수준에서 관리하겠다"는 방침만 제시했다. 1분기 말 연환산 기준 에비타는 3430억원이다.올해 1분기에는 부채비율도 소폭 올랐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02.2%로 작년 말(100%) 대비 2.2%P 늘었다. 다만 차입금과 사채를 합한 총차입금은 같은 기간 1조4670억원에서 1조4627억원으로 오히려 42억원 줄었다. 차입을 늘려 부채비율이 오른 게 아니라는 의미다.안성 물류센터…부채 증가의 진짜 동력부채총계가 759억원 늘어난 진짜 동력은 리스다. 1분기 중 안성에 자동화 물류센터를 새로 빌리면서 사용권자산 556억원, 리스부채 538억원이 새로 잡혔다. 비유동 리스부채는 작년 말 395억원에서 1분기 말 835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안성 CDC는 2023년 착공해 최근 준공된 신축 물류센터로 계열사인 롯데물산이 소유주다. 롯데웰푸드와 롯데물산 양사 이사회는 각각 지난해 10월 임대차 계약 체결을 승인했다. 직접 짓는 대신 계열사 소유 물류센터를 빌리는 방식으로 물류 캐파를 확보하면서 차입을 늘리지 않고 재무상태표를 관리한 것으로 풀이된다.재무제표상 건설중인자산 증가 속도만 놓고 보면 준공 시점이 뒤로 밀린 것과 달리 현장 투입 자금은 오히려 늘어난 모양새다. 1분기 중 건설중인자산은 510억원 늘어 작년 같은 기간 증가분(267억원)보다 컸다. 빼빼로 핵심 생산기지인데…회사는 "캐파 문제 없다"평택공장·CDC는 생산과 물류를 동시에 담당하는 시설로 빼빼로를 비롯한 수출 주력 제품의 생산기지다. 롯데웰푸드는 1분기 빼빼로 수출이 전년 대비 33% 성장했다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웰푸드 수출 매출 중 빼빼로 비중은 약 40%에 달했다.빼빼로 생산능력 확대는 국내 식음료 업계가 특정 제품 중심의 캐파 확보 경쟁에 몰입하는 흐름의 연장선이다. 오리온은 2027년 8월 진천통합센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고 삼양식품은 2027년 1월 중국 공장 준공을 추진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0월 일본 치바 공장을 가동했고 올해 12월 헝가리 공장 준공을 목표로 잡았다. 농심도 올해 10월 수출 전용 공장 준공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리포트를 통해 "수요가 검증된 브랜드의 생산능력 확보 여부가 실적 상단을 가르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다만 롯데웰푸드는 이번 준공 일정 지연이 빼빼로 수출에 영향을 줄 것이란 추정에는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 당시와 비교해 올해 대외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 효율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일정이 늦춰졌다"며 "투자금액 증가는 소방시설 구축에 따른 것으로 빼빼로 등 핵심 브랜드의 생산능력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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