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천피? 1만2000피까지 간다” 자신하는 이유…“세계에서 제일 저....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7.99p(1.08%) 내린 8954.43으로 출발했다. [연합][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증권가는 한국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고 평가한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를 타고 반도체 중심의 이익 전망이 빠르게 상향 조정되면서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도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상승 동력이 일부 업종에 집중된 만큼 쏠림 장세와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5배를 기록했다. 미국(20.4배), 일본(16.5배), 대만(21.8배), 인도(19.8배), 독일(14.0배) 등 주요국 증시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밸류에이션 지표다.주요국 12개월 선행 PER주목할 대목은 코스피가 연초 이후 110% 급등했음에도 저평가가 심화됐다는 점이다. 주가 상승 폭보다 이익 개선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260%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다. 내년 EPS 증가율 역시 글로벌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올해 942조원, 내년 1124조원에 달한다. 예상대로라면 내년 국내 증시는 연간 영업이익 1000조원 시대를 맞게 된다.이익 성장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반도체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482조원, 373조원에 이른다.전문가들은 코스피 이익 성장을 주도하는 반도체 업종조차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진단한다. 지난달 말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PER은 각각 6.6배, 6.0배다. 대만 TSMC(23.1배)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와 완벽히 같은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마저도 이제 선행 PER 10배 이상을 부여받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사의 12개월 PER은 6.6배로 여전히 글로벌 테크 종목들의 기본 배수도 부여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증권가는 AI 투자 확대가 반도체 기업의 이익 추정치를 끌어올리면서 코스피의 이익 체력이 과거와 다른 수준에 올라섰다고 보고 있다. 지수 상승에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했음에도 불구하고 12개월 선행 PER은 8.46배에 불과하다”면서 “밸류에이션 저평가 구간에서 실적 전망 상향 조정은 코스피 상승 압력을 높이고, 상승 여력을 확대해 나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IBK투자증권은 이날 코스피 밴드 전망을 기존 6500~9000포인트에서 8000~1만100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와 수출 등 주요 대내외 지표가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 전망과 마진 개선세도 지속되고 있다”며 “PER 기준으로는 여전히 현저한 저평가 상태로, 추가 상승 여력이 상당 부분 잠재돼 있다”고 분석했다.대신증권은 지난 18일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8800에서 1만1500으로 상향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1만2000을 제시했다.다만 저평가 논리가 곧바로 안정적인 상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경계론도 나온다. 반도체 중심의 이익 증가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면서 종목 간 격차가 커지고 있어서다.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수의 신고가 경신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부의 온도는 균일하지 않았다”면서 “특히 AI 투자 사이클의 수혜가 기대되는 일부 업종에 수급이 집중되면서 시장의 상승 폭보다 체감 수익률은 제한되는 쏠림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변동성 확대도 부담 요인이다. 이달 들어 변동성지수(VKOSPI)는 장중 90포인트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고점인 89포인트를 웃돌았다.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변동성 확대 요인 중 하나는 이익 증가율 때문”이라면서 “과거 경험하지 못했던 현재의 극단적으로 높은 이익 증가율은 기대감도 만들 수 있지만, 실제 발표 이익의 예상치 하회와 이익 증가율 정점 통과 우려도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반도체 시가총액 비중, VKOSPI 상승은 주식시장이 투기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음을 방증하는 지표”라고 지적했다.글로벌 거시경제 환경 역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유가는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미국 시중금리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