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아침이라면 ‘제로맥주’로 이벤트를…주류시장 판도 바꿀까
한국과 체코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예선 1차전이 열린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진행한 ‘와이드 컵’ 이벤트 시상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황동연씨가 환호하고 있다. 제일기획 제공주류 회사들이 2026 FIFA(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에서 ‘제로 맥주’를 앞세워 판촉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 경기가 평일 오전에 편성되면서, 분위기는 즐기고 싶지만 취하기는 싫은 직장인 등이 ‘논알코올(0.5% 미만)·무알코올(0%)’ 맥주를 많이 찾고 있어서다. 건강을 중시하고 과음을 피하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경향이 확산하는 가운데 주류 업계가 ‘대목’인 월드컵을 저도·무알코올 시장 확대 계기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17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카스(오비맥주)는 제일기획과 함께 한국 경기 때마다 ‘와이드 컵’ 행사를 진행 중이다. 이 행사는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모습을 촬영해 인공지능(AI) 기반 기술로 입 크기를 측정한 뒤 입 크기 1㎜당 카스의 논알코올 음료 ‘카스 제로’나 ‘카스 레몬 스퀴즈 제로’ 한 캔을 증정하는 이벤트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오전 경기라는 특성에 맞춰 논알코올 음료를 경품으로 선정했다”며 “법적으로 주류를 경품으로 제공할 수 없는 사정도 있다”고 밝혔다.체코와의 A조 조별리그 1차전이 열린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선술집(펍)에서 진행한 첫 행사에는 220명이 참여해 1위를 기록한 황동연씨(79㎜)를 비롯한 6명이 논알코올 음료 총 411캔을 받았다. 카스와 제일기획은 조별리그 남은 두 경기 때도 성수(19일)와 을지로(25일)에서 같은 행사를 진행한다. 서울 을지로·성수·이태원, 경기 수원의 5개 술집에서 한국 경기 때마다 단체응원을 펼치는 카스는 매장에서 ‘카스 제로’를 제공하고 있다. 단체응원 현장에 오지 못한 사람들은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모습을 촬영해 #CASSZERO, #WIDECUP 등 해시태그와 함께 오는 25일까지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입 크기에 비례해 논알코올 음료를 받을 수 있다.하이트진로음료에서 판매 중인 논알코올·무알코올 제품들. 하이트진로음료 제공하이트진로음료는 대학교 축제 기간 ‘테라 제로’ 시음 부스를 운영하고, 11번가와 협업해 라이브 방송을 하는 등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 공식 인스타그램엔 ‘축덕(축구 덕후)’ 등 키워드를 활용한 숏폼 콘텐츠를 게시했다. 2012년 11월 국내 첫 무알코올 맥주 ‘하이트제로0.00’을 출시한 하이트진로음료는 지난해 이 상품을 약 208억원어치 판매해 2년 만에 매출이 약 65% 증가했다.클라우드, 크러시 등을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는 월드컵 기간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총 3회에 걸쳐 ‘클라우드 논알콜릭’ 제품 총 3500캔을 증정하는 ‘부담 없는 응원 타임’ 행사를 진행 중이다.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고 응원 계획을 댓글로 남기면 추첨을 통해 이 제품 한 박스를 받을 수 있다.‘클라우드 논알콜릭’을 제공하는 행사를 홍보하는 롯데칠성음료 인스타그램. 롯데칠성음료 제공주류 회사들이 월드컵 기간 ‘제로 맥주’ 홍보를 강화하는 것은 한국 대표팀 경기가 평일 오전에 편성된 영향이 크다. 업무를 해야 하는 직장인 등이 이른 시간부터 술에 취해 있기를 꺼려하기 때문이다. 체코전이 열린 지난 12일 광화문 인근 GS25 매장의 무알코올 맥주 판매량은 한 주 전에 비해 15배 가까이 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맥주 매출이 약 6배, 소주 매출이 약 3배 증가한 것과 차이가 컸다.알코올 소비량이 감소하면서 실적 부진을 겪는 주류 업계가 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월드컵을 저도·무알코올 제품 홍보에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측면도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주류 실질 소비지출은 1만3000원으로, 10분기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4년 국내 주류 출고량은 315만1000㎘(킬로리터)로, 10년 사이 17.3% 줄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