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로 간 K-방산"…유럽 수주전 관건은 '현지화'
한화·현대로템·현대위아 유로사토리서 주력 기술 전시완성품 수출 넘어 현지 생산·후속군수 역량이 수주 변수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르 빌팽트 전시장에서 개막한 ‘유로사토리 2026’에 참가한 현대위아 전시장 ⓒ현대위아[데일리안 = 이소영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이 유럽 방산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 방산 기업뿐만 아니라 기아, 보스턴다이나믹스 등 모빌리티·로봇 기업들도 각자의 주력 기술을 앞세워 현지 군 관계자를 상대로 수주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19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현대위아, 기아, LIG D&A 등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로사토리 2026’ 현장에 참가했다. 유로사토리는 지상무기 분야를 중심으로 열리는 유럽 최대 방산 전시회다. 올해 행사에는 68개국 2600여개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방산 기업들의 주요 시장으로 떠올랐다.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 확대에 나서고, 중동부 유럽 국가들이 옛 소련제 무기체계를 서방식 장비로 바꾸면서 향후 4년간 유럽 국가들의 전체 방위 예산은 약 3478조원, 연간 약 862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K-방산’은 20조원 규모의 폴란드 메가딜을 계기로 유럽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여왔다. K2 전차와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FA-50 경공격기 등이 빠른 납기와 가격 경쟁력, 검증된 성능을 앞세워 성과를 낸 것이 대표적이다.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을 앞세워 유럽에서 수주 기반을 쌓아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전시에서 K9A1 자주포와 인공지능(AI) 기반 배회형 정밀유도무기, 다기능 레이다 등을 선보였다.현대로템은 K2 전차를 앞세웠다. 폴란드 수출 이후 유럽 추가 수주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용배 대표이사도 현장을 찾았다. 현대로템은 수출형 K2 전차와 AI 기반 무인포탑형 대드론 다층방호체계를 공개했다. 드론 위협이 커진 전장 환경에 맞춰 전차와 장갑차, 무인차량을 연계하는 운용 개념을 제시했다.현대로템은 독일 특수차량 업체와 K2PL 구난전차 개발·생산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단순 전차 판매를 넘어 현지 업체와 공급망을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유럽 내 생산과 정비 기반이 중요해진 만큼 현지 파트너십 확보가 추가 수주의 변수로 꼽힌다.올해 처음 유로사토리에 참가한 현대위아는 경량화 105mm 자주포와 AI 기반 원격사격통제체계, K2 전차용 120mm 포열, K9 자주포용 155mm 포열 등을 전시했다. 완성 무기체계뿐만 아니라 화포와 부품 분야까지 수출 품목을 넓히려는 전략이다.기아는 군용 차량을 앞세웠다. 타스만 기반 군용 지휘차와 소형전술차량, 차세대 표준차량 모형 등을 선보였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공개했다. 정찰과 위험지역 탐지 등 군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차원이다.관건은 전시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다. 최근 유럽연합(EU) 차원의 공동 조달과 역내 생산 기조가 강해지면서 완성품을 빠르게 공급하는 방식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지 생산과 기술 협력, 정비·후속군수 체계가 주요 조건으로 떠오른 것이다.이 같은 흐름 속에서 LIG D&A는 독일 라인메탈 에어디펜스와 함께 유럽 방공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택했다. 유럽 내 협력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움직임이다. 양사는 유럽 내 합작사 설립을 논의하고, 중·장거리 방공미사일 체계와 초단거리 방공 역량을 결합한 다층 방공 솔루션을 추진한다.국내 방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루마니아 보병전투차 사업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AS21 레드백이 독일 라인메탈의 링스에 밀린 것도 유럽 시장의 변화를 보여준다”며 “국내 기업들이 폴란드 중심의 성과를 서유럽과 남유럽으로 넓히려면 제품 경쟁력과 함께 현지 산업 협력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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