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전기로가 불러온 '고철 확보 전쟁'
광양제철소 내달말 가동전기로 원료 고철 선점에t당 가격 연초보다 38%↑원가 뛰는데 제품가 묶여中, 열연강판 저가 덤핑에K철강 가격못올려 이중고탄소중립 전환기를 맞은 국내 철강업계에 전기로 원료인 '철 스크랩'(고철)확보 비상이 걸렸다. 다음달 말 포스코의 초대형 전기로 가동을 앞두고 철 스크랩 가격이 급등하면서 업계 일각에선 과거 맨홀 뚜껑까지 뜯어 가던 2000년대 '고철 파동'이 재현될까 우려하고 있다.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철강사의 철 스크랩 매입 가격은 1t당 50만원을 넘어섰다. 2024년 3월 이후 2년2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해 초 36만원대와 비교하면 5개월 새 38% 넘게 급등했다. 포스코가 6월 전기로 가동을 앞두고 철 스크랩 재고 선제 확보에 속도를 내면서 시장 전체가 들썩이는 형국이다. 포스코는 5월에만 3주 연속 매입가를 올리는 등 올해 들어 철 스크랩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포스코는 다음달 말 광양제철소의 연산 250만t 규모 전기로 가동을 앞두고 있다. 6000억원을 투자해 2024년 2월 착공한 이 설비는 국내 단일 전기로 기준 최대 규모로 고로(용광로) 방식 대비 연간 최대 350만t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철광석 대신 고철을 녹여 고급 강판을 생산하는 만큼 양질의 철 스크랩 대량 확보가 사활을 건 과제다.문제는 포스코가 고부가가치 강재 생산을 위해 품질 좋은 스크랩을 비싼 값에 집중 매입하면서 '원료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견·중소 제강사들은 저급 고철 위주로 조달할 수밖에 없어 제품 품질 저하와 정련 비용 증가라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됐다.업계 관계자는 "최근 포스코가 하급 고철까지 고가로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있다"며 "중경량 스크랩으로 철근을 만드는 제강사들은 원료 확보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토로했다.철강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요 제강사의 철 스크랩 구매 계획이 현대제철 720만t, 동국제강 270만t, 포스코 220만t, 세아베스틸 170만t 등 총 1380만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연간 철 스크랩 생산량(1944만t·2025년 기준)의 70%를 상위 4개사가 선점하는 셈으로 중소 제강업체들은 남은 물량을 두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포스코 측은 가격 급등 원인이 글로벌 스크랩 수급 불안에 따른 현상으로 자사 전기로 때문만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동 전쟁 여파로 일본산 스크랩 가격이 급등한 것이 국내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국내 생산량 중 포스코의 구매 비중은 약 1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국내에서 수급난이 심화하는 와중에 철 스크랩 수출 물량은 되레 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철 스크랩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늘어난 10만6000t으로 연간 43만t 수준의 물량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으로 추산된다. 철 스크랩 가격 급등으로 국내 전기로 업체들은 원가와 판가 양쪽에서 동시에 압박을 받는 구조다. 전기로 업체들의 1t당 열연강판 생산 원가는 80만~85만원 수준까지 치솟은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고로 방식(70만~80만원)보다 원가가 높은 데다 중국산 수입재는 65만~75만원(수입 단가 기준)에 밀려들어 판매 가격 경쟁력도 악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로가 확대 추세인 지금이야말로 장기적인 철 스크랩 생태계 구축과 구조적 원가 방어 전략 마련에 나설 시점"이라고 진단했다.[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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