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F&B의 1400억 대규모 투자…'헐값 상폐' 논란 넘을까
동원F&B는 충청북도 진천군 광혜원면에 진천 제2사업장을 준공하고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진천 제2사업장은 총 1400억원이 첨단 생산시설로 연면적 8000평(건축면적 4400평), 지상 2층 규모로 조성됐다. /챗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동원F&B가 1400억원을 투입해 수산 단백질 가정간편식(HMR) 생산기지인 진천 제2공장을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회사는 신공장을 통해 기존 참치캔·조미김 중심의 수출 구조를 고부가가치 식품 중심으로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투자가 자진 상장폐지 이후 이뤄진 첫 대규모 설비투자인 만큼, 신공장의 성과 여부가 당시 지배구조 개편의 타당성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동원F&B에 따르면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에 준공된 제2사업장은 어육 함량 80% 이상의 프리미엄 어묵·맛살을 생산하는 해외 수출 전용 기지다. 하루 40톤(약 13만개) 생산이 가능한 첨단 시설로, 자동화 설비를 통해 식감과 수율 등 품질 경쟁력을 높였다. 동원F&B는 꼬치어묵을 일본·중국에 수출하고, 냉동볶음밥·냉동치킨 등 HMR 제품군은 미국·유럽 시장 공략에 활용할 계획이다.동원F&B는 해당 사업장에서만 2030년까지 연매출 3000억원을 달성하고 수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단백질 수요 증가에 비해 육류 단백질 공급 확대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수산 단백질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연제품과 K치킨, 냉동볶음밥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확대해 미국과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헐값 상장폐지' 논란 속 1400억 투자글로벌 단백질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로 평가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사업이 자진 상장폐지 이후 동원F&B의 첫 대규모 투자 사례라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동원F&B가 상장사였던 2024년 12월 최초 공시한 진천 제2공장 투자 규모는 1100억원이었다. 이후 지난해 자진 상장폐지를 거쳐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 뒤 최종 투자 규모는 1400억원으로 확대됐다. 주주 감시와 공시 의무가 사라진 사이 300억 재원이 추가 증액된 셈이다. 실제로 투자 집행 시기는 동원F&B의 상장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던 시점과 맞물린다. 당시 동원F&B는 동원산업과의 포괄적 주식교환 과정에서 산정된 교환 비율을 두고 일부 소액주주와 시장 참여자들로부터 '헐값 상장폐지'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하려는 상법 개정안 정국을 앞두고 주주가치 제고 요구를 회피하기 위해 무리하게 비상장 전환을 단행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일각에서는 진천 제2공장 투자가 비상장 체제 전환 이후 가능했던 결정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상장사였다면 단기 실적 악화와 주가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 견제가 투자 결정 과정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글로벌 단백질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투자라는 입장이다.고정비 늘고 수출비용 쌓이고…대규모 투자 시험대자진 상장폐지 이후 추진된 대규모 설비투자의 여파가 실적에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분기 동원F&B의 별도 기준 매출은 58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2억원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26억원으로 22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유형자산 감가상각비는 1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2억원 늘어나며 수익성을 압박했다.향후 해외 시장 확대 과정에서 투입될 마케팅비와 입점비 역시 변수로 꼽힌다.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이 2.8% 수준에 머무는 동원F&B가 미국과 일본의 월마트, 코스트코 등 주요 유통채널 입점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프로모션 비용과 입점비 집행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지역별 매출 기준 국내 매출은 약 4조7330억원으로 전체의 97%를 차지해 해외 사업 기반 역시 아직 제한적인 수준이다.그룹 물류 계열사를 활용한 전사 차원의 수출 통합 운영 체계가 구축되지 않은 점도 수익성 확보의 과제로 꼽힌다. 회사에 따르면 주력 수출 품목인 참치캔, 김 등은 각각 별도의공장에서 수출하고 있으며, 진천 제2공장의 신규 품목 역시 공장별 독립 수출 체계를 적용받는다. 현재 동원로엑스와 연계한 수출 물류 운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대량 공동 선적을 통한 운임 협상력 확보나 그룹 차원의 글로벌 물류 인프라 활용 측면에서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기업일수록 전사 차원의 통합 물류 체계를 통한 마진 방어가 중요하다"며 "공장별 독립 수출 체제는 가동 초기 원가 부담을 키우고 주요 유통채널과의 가격 협상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진천 제2공장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낼 경우 상장폐지 과정에서 제기됐던 소액주주 가치 훼손 논란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최근 자본시장은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 과정에서 소액주주 권익이 침해되는 문제를 과거보다 훨씬 엄격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동원F&B가 상장폐지 이후 단행한 대규모 투자에서 성과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지배구조 개편의 타당성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