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세 번 사고 노후 풍력발전… 정부, 강제 철거 카드 꺼냈다
기후부, '육상풍력 전주기 관리 강화 방안'20년 이상 가동 풍력설비 3년마다 검사"주기 길어" "일률적 기준 부적절" 이견도풍력 축소 우려엔 "산업 확대 위한 성장통"올해 3월 23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의 한 풍력발전기에서 불이 나 블레이드가 땅으로 떨어지고 있다. 영덕=연합뉴스노후 풍력발전설비 사고를 막기 위해 정부가 의무 안전성 평가를 도입하고, 최하등급 판정 시 강제 철거까지 연계하는 제도를 신설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18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이호현 제2차관 주재로 육상풍력발전 업계 간담회를 열어 '육상풍력 전 주기 관리강화 방안'을 공개했다. 올해 2월 영덕풍력발전단지 꺾임 사고, 3월 양산풍력발전단지 나셀(기둥 꼭대기 박스 공간) 화재 등 노후 풍력발전기에서 사고가 잇따르자 수립한 대책이다.올해 3월 25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경북 영덕군 창포풍력발전단지 꺽임 사고 현장을 찾아 파손된 발전기 부품을 확인하고 있다. 영덕=뉴스1관리강화의 핵심은 가동 20년 이상 노후 풍력설비에 대한 '안전성 평가제도' 신설이다. 현재는 설계수명을 넘긴 노후 설비도 신규 설비와 동일한 3년 주기의 정기검사만 통과하면 계속 돌릴 수 있다. 노후 설비만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안전성 검사는 전무하다.새 제도가 도입되면 20년 경과 풍력발전단지는 3년마다 외부 전문기관의 정밀안전진단을 받아야 한다.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진단 결과를 토대로 A·B·C 등급을 부여하는데, A등급은 정상 운영, B등급은 개보수 조건부 운영이 허용된다. C등급 설비는 운영이 즉시 정지되며,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1년 이내 철거·원상복구 명령이 내려진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발전사업허가가 취소된다.기후부가 안전기준 강화에 나선 것은 노후 설비가 빠르게 늘어서다. 지금은 가동 20년 이상 노후 풍력발전기가 80기(설비용량 총 126㎿)로 전체의 6% 수준이지만 2030년에는 208기(355㎿)로 약 3배 증가한다. 게다가 일부 풍력터빈 제조사가 사업을 접으면서 부품·기술 공백에 전문 인력 부족까지 맞물려 관리 여건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최근 5년간 풍력발전 사고는 총 10건인데, 올해 들어서만 3건이 발생했다.기후부는 안전성 평가 외에 설계·운영·폐기 등 전 단계에 걸쳐 종합적 관리 기준을 마련한다. 이격거리 기준 보완과 소방시설 확충, 유지관리 계약 체결 의무화도 추진한다. 터빈 제조사와 유지관리 전문기업 간 협력을 확대해 운영 역량을 강화하고, 인허가 간소화와 금융지원을 통해 리파워링(노후설비 교체) 기반의 설비 전환도 유도할 방침이다.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이 18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육상풍력 전 주기 관리강화 방안에 대한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이날 간담회에서는 핵심 제도인 검사 주기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이원용 윈드트리 대표는 "20년이 되면 어제까지 괜찮다가도 갑자기 문제가 생기는 일이 허다하다"며 3년이 길다고 지적했다. 장보민 SK이터닉스 팀장은 "노후화될수록 검사 주기를 좁히는 탄력적 운영이 낫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해외에서는 설계수명이 25~30년으로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일률적인 기준이 아니라 등급을 노후화 이전 단계부터 세분화해 검사 주기와 연동하자는 의견도 나왔다.산업 전반에 대한 위축 우려도 제기됐다. 신상일 신태진건설 대표는 "안전을 강조하다 산업의 족쇄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제도를 만든다고 사고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풍력산업 확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근본적 사고 예방"이라고 했다. 이에 이 차관은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는 변함없다"며 "산업을 냉각·위축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확대하기 위한 성장통이자 정비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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