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자닌 투자파일] 삼미금속, 상장 이후 첫 CB…고부가 시장 정조준
삼미금속이 코스닥시장 상장 이후 처음으로 메자닌 조달에 나섰다. 선박용 중속엔진과 원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적용처를 넓히는 가운데 성장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다. 회사는 이자 부담이 없는 전환사채(CB)로 300억원을 확보하기 위해 자본시장 조달 파이프라인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제로금리·무리픽싱…우호적 조달구조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미금속은 운영자금과 시설자금 조달을 위해 300억원 규모의 제4회차 CB 발행을 결정했다. CB의 표면, 만기이자율은 모두 0%다. 사채 만기는 2031년 6월10일이며, 전환가액은 주당 1만3043원으로 책정됐다. CB 발행에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했다.발행조건은 삼미금속에 우호적이다. 조기상환수익률도 0%로 설정돼 투자자가 중도상환을 요구하더라도 원금 외 이자 부담은 없다. 투자자들이 고정이자를 포기한 만큼 스팩 합병 이후 삼미금속의 주가 상승 가능성과 주식전환 차익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리픽싱 조항이 없다는 점도 눈에 띈다. 주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 가능성을 차단해 기존 주주의 추가 희석 부담을 제한했다. 풋옵션 행사 시점도 발행일로부터 2년6개월 뒤로 설정돼 회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긴 자금운용 기간을 확보했다.회사에는 총발행금액의 30%까지 되살 수 있는 매도청구권(콜옵션)도 부여됐다. 콜옵션 프리미엄은 연복리 0.5% 수준이다. 다만 최대주주 등이 콜옵션 행사로 발행 당시 지분율을 초과해 주식을 취득할 수 없도록 제한하면서 이해상충 방지 장치도 함께 반영했다.삼미금속은 앞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발행한도를 각각 기존 5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확대했다. 300억원에 달하는 CB 발행은 스팩 합병 이후 확대된 자금조달 파이프라인이 실제로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중속엔진 수주 확대…고부가 시장 공략조달자금은 시설투자와 운영자금으로 나뉘어 투입된다. 삼미금속은 300억원 가운데 150억원을 시설자금으로, 나머지 15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조선, 방산, 원전,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중장비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적용처를 넓히고 있다.삼미금속은 1986년 커넥팅로드 국산화에 성공했다. 커넥팅로드는 엔진 내부에서 피스톤과 크랭크축을 연결하는 핵심 부품으로, 고강도 합금강과 정밀 가공기술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다. 회사는 글로벌 선박용 엔진 제조사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으며 국내 커넥팅로드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최근에는 선박용 중속엔진 수요 확대가 성장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 등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자가발전 설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중속엔진 기반 발전도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된다. 삼미금속은 선박 엔진부품 공급 경험을 기반으로 중속엔진 적용 분야를 확대하는 데 대응하고 있다.수주 흐름도 개선되고 있다. 2025년 삼미금속 선박엔진 부문의 수주총액은 191억원으로 전년동기(108억원) 대비 76.9%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STX엔진, 한화엔진과 중속엔진 커넥팅로드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 올해 초부터는 90억원 규모의 선박엔진 제품 가공공장 증설에도 나섰다. 이는 확대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중속엔진 수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에 따른 행보다.삼미금속 관계자는 "장기간 국내외 대기업들에 납품하면서 기술력과 신뢰도를 축적해왔다"며 "이를 기반으로 국내 원전 터빈 블레이드 공급 계약, 중속엔진 커넥팅로드 수주, 대규모 복합화력발전 국책과제 선정 등 신사업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가진 기술과 레퍼런스, 향후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아 기관투자가들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설명했다.실적 측면에서는 수익성 개선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해 삼미금속의 매출은 738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58억원으로 30.5% 증가했다. 환율 상승과 생산성 개선 효과가 수익성 확충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당기순이익은 17억원으로 전년 대비 51.2% 감소했다. 다만 이는 스팩 합병과정에서 발생한 회계상 일회성비용 29억원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본업의 영업이익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순이익 감소를 기초체력 약화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제기된다.다만 스팩 합병 이후 보호예수 해제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가능성은 변수다. 삼미금속은 2022년 금강공업 계열로 편입된 후 지난해 12월 스팩 합병 방식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최대주주인 금강공업과 기관투자가 물량의 보호예수가 상장 이후 6개월을 기점으로 단계적으로 해제될 수 있는 만큼, 향후 수급 부담 여부도 주가흐름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결국 300억원에 달하는 제로금리 CB 발행은 스팩 합병 이후 성장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첫 메자닌 조달 사례로 이 자금이 중속엔진, 원전,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등 고부가가치 산업 매출 확대로 이어질지가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의 핵심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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