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스 구하라” 한마디에 26% 폭등…밈주식 광풍

“너무 늦기 전에 웬디스를 구해야 한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유명 투자 게시판 월스트리트베츠에 올라온 게시글 하나로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 웬디스(Wendy’s)의 주가가 24일(현지시간) 장중 최대 42%까지 치솟았다. 종가 기준 26% 급등하며 2021년 6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날 순매수량은 20일 평균보다 50배 이상 증가했다. 별다른 실적 발표나 호재도 없었다. 웬디스는 월스트리트베츠 이용자들 사이에서 투자 실패 후 “웬디스 매장 뒤 쓰레기통에서 일해야 한다”는 자조적 농담의 단골 소재로 통한다. 일부 투자자들이 자신들의 온라인 문화와 유머를 상징하는 브랜드라는 점을 앞세우며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급등은 2021년 ‘개미들의 반란’으로 불린 게임스톱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게임스톱은 공매도(주식을 빌려 먼저 매도한 뒤 추후 되갚는 거래) 세력에 대한 반감을 담은 개인 투자자들의 집단 매수와 공매도 투자자들의 숏스퀴즈(공매도 청산에 따른 급등)가 맞물리며 한 달 만에 1600% 넘게 오르며 밈주식의 상징적 장면이 됐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웬디스 역시 전형적인 밈주식의 조건을 갖췄다. ▶대중에게 친숙한 브랜드 ▶착시를 주는 낮은 주가 ▶높은 공매도 비중 등의 공통점이 있다. 짐 살레라 미국 투자은행 스티븐스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웬디스는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좋은 추억을 갖고 있을 만한 전형적인 미국 브랜드”라며 “이는 게임스톱에 얽힌 향수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밈주식 현상은 계속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도넛 체인 크리스피크림은 “유명 브랜드인데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이유로, 부동산 플랫폼 오픈도어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명대사를 패러디한 “Hold The (Open) Door” 밈이 확산되며 매수세에 올라탔다. 하지만 웬디스의 경우 매출 감소와 원가 부담 방어를 위해 최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새로 선임하는 등 경영 정상화 작업 중이다. 크리스피도넛과 오픈도어는 지난해 주가가 9~10달러까지 올랐으나 현재 3~4달러 선을 오간다. 한국에서는 2023년 2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가 비슷한 사례로 꼽힌다. 당시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와의 전쟁’을 앞세우며 주식을 집중 매수했고, 주가는 단기간에 10배 넘게 뛰었다. 최근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의 반도체 독점이 이어지면서 특정 종목에 개인투자자들이 결집하는 밈 현상이 나타난다. 유력 인사의 발언이나 정책 기대감에 수급이 몰리는 이른바 ‘내러티브 투자’도 밈 성격이 강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당시 LG전자가 로봇·피지컬 AI 협력 기대감에 급등했다가 되돌림을 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최근에는 신성장 산업과 결합한 ‘스토리형 밈 종목’이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실시간으로 공유·증폭되며 투자 대상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코프로는 2023년 주가가 153만 9000원까지 오르며 코스닥 ‘황제주’에 올랐다가, 5분의 1 액면분할 등을 거쳤고, 최근 1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초 젠슨 황 방한을 앞두고 30% 상한가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상승 폭을 반납했다. 블룸버그는 “밈주식으로 꼽히는 게임스톱·AMC의 사례처럼 결국 기업의 기초체력이 드러나면 파티는 끝나기 마련”이라고 경고했다. ☞밈주식=밈(Meme)은 인터넷에서 이미지·유행 등이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는 현상을 뜻한다. 금융시장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특정 종목의 주가를 주도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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