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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삼성전자 넘어 시총 1위

한화투자증권중앙일보2026.06.23 00:00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며 ‘대장주’ 자리를 넘보고 있다. 22일 SK하이닉스 주가가 급등하면서 보통주를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시총 규모를 넘어섰다. 삼성전자가 25년 넘게 지켜온 코스피 ‘왕좌’가 흔들리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SK하이닉스의 시총은 장 마감 기준 2080조원이었다. 삼성전자(보통주) 시총 2066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우선주까지 포함한 삼성전자 전체 시총은 2246조원으로, 전체 발행 주식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여전히 1위다. 이날 SK하이닉스는 5.61% 급등하며 291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0.14% 내린 35만3500원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SK하이닉스의 질주에 힘입어 전 거래일보다 0.69% 오른 9114.55에 장을 마쳤다. 사상 최고치다. 국내 증시 대장주의 역사는 주력 산업 변화와 맞물려 움직였다. 1990년대에는 한국전력이 시총 1위를 장기간 유지했고, 1999년에는 한국통신(현 KT)이 선두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1999년 7월 29일 처음 코스피 시총 1위에 올랐고, 이후 KT와 엎치락뒤치락하다 2000년 11월 21일부터 25년 넘게 대장주 자리를 지켜왔다. 이 구도가 흔들리기 시작한 건 올해부터다. 연초 이후 SK하이닉스 주가는 348% 상승해 같은 기간 195% 오른 삼성전자를 크게 앞질렀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난이 심해지면서 이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가 더 커진 영향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5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선두를 지킬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0% 안팎으로 예상됐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에 대한 눈높이를 빠르게 높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163만원에서 430만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일본 노무라증권도 최근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500만원으로 올렸다. 지금까지 나온 목표주가 중 최고치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기대도 받고 있다. ADR은 미국 투자자가 해외 기업 주식을 달러로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예탁증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심사를 통과하면 이르면 8월 나스닥에 상장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SEC는 특정 날짜에 허가를 내주는 일방적인 승인 절차가 없어 정확한 승인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상장이 성사되면 대규모 해외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나스닥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편입 시 패시브 펀드(특정 지수에 따라 운용되는 펀드) 수급을 기대할 수 있다”며 “마이크론을 보유한 펀드들도 SK하이닉스를 즉각적으로 편입해 주가는 가파르게 재평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완전히 역전될 경우 반도체 랠리가 정점에 달한 신호일 수 있다는 경계론도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시총이 삼성전자를 추월하는 경우 강세장 종료의 시그널로 볼 수 있다”며 “2000년 시스코시스템즈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제네럴일렉트릭을 제치고 시총 1위 기업으로 올라섰을 때도 그랬다”고 말했다. 순이익은 삼성전자가 더 큰데도 시총이 뒤바뀌면 거품일 수 있다는 논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을 각각 약 361조원, 262조원으로 집계했다. 한편 코스피의 대형주 중심 장세 속에 코스닥 소외 현상은 심해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의 합산 시총은 약 7993조39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코스닥 시총은 543조8030억원으로 전체의 6.8%에 그쳤다. 1999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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