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수급 차질에도 석유화학 1분기 깜짝 실적
중동 사태 반사 효과 누려중동 사태로 나프타 수급 불확실성이 커졌음에도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올 1분기에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가동이 중단된 전남 여수산단 내 LG화학 NCC 2공장 모습. /뉴스1 중동 사태로 불거진 나프타(석유화학제품 원료) 수급 차질 속에서도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 올 1분기 ‘깜짝 실적’을 냈다. 롯데케미칼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은 1000억원대 이익을 냈다. 정부와 업계의 나프타 수급 다변화 노력을 바탕으로 우리 기업들이 중동 사태의 반사 효과를 누린 것이다.주요 석유화학사, 1분기 깜짝 실적 11일 롯데케미칼은 1분기 매출 4조9905억원, 영업이익 73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이 분기 흑자를 기록한 건 2023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이다. 롯데케미칼은 중동 사태 발생 직전인 지난해 4분기 433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석 달 만에 5000억원 넘는 실적 개선을 이룬 것이다.LG화학은 최근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2조2468억원, 영업손실 49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LG화학 내 석유화학 사업 부문만 보면 1분기 매출은 4조4723억원, 영업이익은 1648억원이었다. 지난해 4분기 석유화학 부문에서 영업손실 2390억원을 낸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여천NCC를 공동 운영하는 한화솔루션과 DL㈜도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한화솔루션은 케미칼 부문에서 1분기 영업이익 341억원을 올려 2023년 3분기 이후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DL㈜도 올 1분기 112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그동안 중국발 공급 과잉과 단가 하락 탓에 산업 붕괴 우려에 시달리던 국내 석화 업계로선 뜻밖의 호실적이다. 반전의 배경은 래깅(lagging·지연) 효과였다. 원료를 구매해 제품으로 가공·판매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차 덕을 봤다는 의미다. 중동 사태 직후 나프타와 이를 활용한 제품 가격은 동시에 급등했는데 화학기업들은 저렴하게 확보한 나프타 재고로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어 고가에 판매한 것이다.최홍준 한국화학산업협회 본부장은 “정부와 기업이 중동산 나프타 대체 물량을 신속히 확보해 대규모 생산 중단을 막은 덕분에 전쟁 반사 이익을 누린 것”이라고 했다. 중동 사태 초기 국내 기업들은 나프타 수급 차질로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한편, 여분의 나프타로 나머지 공장의 가동률을 높였다. 예컨대 롯데케미칼은 여수 공장 가동을 중단했지만 대산공장의 가동률은 73%에서 83%로 끌어올렸다.당분간 반사효과는 누리지만 구조 개편은 불가피 중동 사태 탓에 경쟁자인 중국·중동 업체의 수출이 감소한 것도 호재였다.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란산 원유와 중동산 나프타 수급이 어려워지자,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을 일시적으로 제한해 내수부터 챙겼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화학 산업단지 설비 일부는 이란의 공격으로 가동이 멈췄다.증권가에서는 2분기까지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지속 여부에선 견해가 갈린다. 중동, 중국 등의 설비 가동 중단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석화 업계의 수익성 개선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미국 석유화학 업체 라이온델바젤은 최근 실적 발표회에서 “중동 사태로 세계 석유화학 설비 상당 부분이 제약을 받거나 가동이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최악의 시나리오는 중국의 설비 확대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것이다. 이 경우 비싸게 산 나프타로 만든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해야 하는 ‘역래깅’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석화업체의 한 관계자는 “중국발 공급 과잉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구조 개편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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