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기 김규영 회장 앉힌' HS효성, 3세 지분 매입 늘었다
HS효성그룹이 '비(非)오너 전문경영인 회장' 체제를 내세운 가운데 당사자인 김규영 회장은 주요 회사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반면 오너인 조현상 부회장의 미성년 자녀들은 지주사 효성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겉으로는 전문경영인 체제 강화라는 대외 메시지를 내세우지만 정작 소유 지배력은 오너 일가를 중심으로 더 촘촘히 쌓이는 구조라는 해석이 나온다.직함은 '그룹 회장' 책임은 이사회 밖? 모호한 지위22일 HS효성에 따르면 김규영 회장은 현재 HS효성과 HS효성첨단소재의 등기이사에 올라 있지 않다.HS효성그룹은 2024년 7월 효성그룹에서 인적분할된 뒤 조현상 부회장 체제로 출범했다. 이후 조 부회장은 지주사 HS효성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고 김 회장이 그룹 회장에 올랐다. 효성그룹 60년 역사에서 오너 일가가 아닌 인물이 회장직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HS효성 측은 김 회장의 기술·사업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경영인 중심 경영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를 내세웠다.하지만 이사회 구성만 놓고 보면 김 회장의 법적 지위는 제한적이다. HS효성의 사내이사는 노기수 부회장, 안성훈 부사장, 신덕수 부사장 등 3명이다. HS효성첨단소재의 사내이사는 조현상 부회장, 임진달 사장, 성낙양 부사장 등 3명이다. 그룹 회장 직함을 가진 김 회장은 두 회사의 법적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에는 참여하지 않는다.이 때문에 김 회장의 권한 범위와 책임 소재를 둘러싼 해석의 여지가 남는다. 김 회장이 그룹 전략이나 계열사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한다면 이사회 밖 회장이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미치는 구조가 된다. 이 경우 권한은 행사하지만 등기이사로서의 법적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김 회장의 역할이 대외적 대표성이나 자문에 머문다면 '비오너 회장' 인사는 실질적인 지배구조 변화라기보다 대외 메시지에 가까웠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미성년 세 자녀, 닷새간 '7억원' 어치 주식 매수김 회장이 이사회 밖에 있는 동안 조현상 부회장의 자녀들은 HS효성 지분을 꾸준히 늘렸다. HS효성이 이달 5일 제출한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에 따르면 HS효성 최대주주 등 보유 지분은 직전 보고일인 5월28일 59.56%에서 59.91%로 상승했다. 보유 주식 수는 221만8963주에서 223만2369주로 1만3406주 늘었다. 증가분은 모두 조 부회장의 세 자녀가 장내에서 매수한 물량이다.세부적으로는 조 부회장의 두 딸인 조인희(2010년생·15세), 조수인(2012년생·13세)씨가 각각 1300주를 매수했다. 두 사람은 5월29일과 6월1일 각각 400주, 6월4일 300주, 6월5일 200주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의 보유 주식은 1만2485주에서 1만3785주로 늘었고 지분율은 각각 0.37%가 됐다. 매수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1인당 매수 규모는 7044만원, 두 사람 합산으로는 1억4088만원이다. 막내아들 조재하(2015년생·10세)씨 매수 규모는 두 누나보다 컸다. 재하 씨는 5월29일 2600주, 6월1일 2143주, 6월2일 1243주, 6월4일 2800주, 6월5일 2020주를 사들였다. 닷새 동안 총 1만806주를 매수한 것이다. 이에 따라 보유 주식은 6만9106주에서 7만9912주로 늘었고 지분율은 2.14%가 됐다. 추산 매수 규모는 5억8316만원이다. 세 사람 모두 만 10~15세의 미성년자다. 매수 자금의 실질적 출처는 부모인 조현상 부회장 측일 것으로 추정된다.조 부회장 본인은 HS효성 보통주 205만2293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55.08%다. 조 부회장과 세 자녀의 보유 지분을 합산하면 57.96%다.이 같은 지분 흐름은 HS효성의 지주회사 체제 정비와도 맞물려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한다. 2024년 7월 효성그룹에서 인적분할된 HS효성은 지주회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 유예기간 내 핵심 자회사인 HS효성첨단소재 지분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했다. HS효성은 최근 HS효성첨단소재 지분을 추가 확보하며 해당 요건을 충족했다.지주회사 요건 충족으로 HS효성은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게 됐다. 이 시점에 조 부회장 자녀들이 지주사 지분을 늘린 것은 단순한 장내매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핵심 자회사 지배력을 갖춘 지주사의 지분이 오너 3세에게 축적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혼재된 거버넌스 메시지특히 세 자녀 가운데 막내아들 재하 씨의 지분율이 두 누나를 크게 웃돈다는 점은 단순한 가족 간 지분 보유 차이로만 보기 어렵다. 재하 씨의 지분율(2.14%)은 두 누나의 지분율 0.37%와 비교하면 5배가 넘는다. HS효성이 지주회사 요건을 갖추며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선 상황에서, 지주사 지분이 특정 자녀에게 더 두텁게 쌓이고 있다는 사실은 향후 오너 3세 승계 구도와 맞물려 해석된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했다는 회사의 설명과는 상반되는 신호다.재계 한 관계자는 "비오너 회장이 이사회 밖에 있고 오너 3세는 지주사 지분을 늘리는 구조라면 전문경영인 체제의 실질성에 대한 의문은 계속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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