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오는 고금리 계절…‘대안 신용평가’ 넓혀 금융소외계층 줄여...
서울 명동에 부착된 카드대출 관련 광고물. 연합뉴스한국 경제가 다시 금리 인상기에 접어드는 양상이다. 고금리 계절은 중·저신용자나 금융정보이력이 부족해 높은 금리를 물어야 하거나 아예 제도권 금융에서 배제되는 사람들에게 더욱 가혹하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포용금융’ 정책의 하나로 개인 및 소상공인의 각종 비금융 정보까지 포함하는 ‘대안신용평가모형’ 도입·활용을 금융회사에 독려하고 있다.전통적 신용평가모형이 주로 1금융권에서 얼마나 돈을 잘 빌리고 갚았는지를 중심으로 기존 금융 이력만 본다면, 대안신용평가는 통신요금 및 소액결제 성실납부, 정기적인 구매 이력 등 쇼핑정보, 안정적인 저축·투자 현금흐름 같은 각종 비금융 데이터를 발굴해 신용평가에 활용한다. 주로 소상공인, 사회초년생·주부·청년 등 금융 이력 부족계층(신 파일러·thin filer)과 저신용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이른바 ‘숨은 신용점수’를 발굴해 대출금리를 낮춰주고 제도권 금융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신용점수 산출 사각지대 신 파일러…대안 데이터는 태부족개인신용정보회사(CB) 중 한 곳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신용점수 산출 대상자는 5030만명이다. 이 중에 신용거래정보가 부족한 신 파일러가 1236만명, 3개월 이상 연체한 채무불이행자가 195만명이다. 코리아크레딧뷰로는 신 파일러에 대해 “최근 3년 내 신용카드 사용이나 대출 거래 이력이 없어 고신용 점수 산출에 필요한 신용거래 후 상환 실적이 거의 없다”며 “과거 신용거래 기록과 비금융·마이데이터 정보 등을 바탕으로 중간 수준의 신용점수(650~800점)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평가영역별 반영 비중은 신용거래형태(38%), 부채 수준(24%), 연체 등 상환이력(21%), 신용거래기간(9%) 등 순이고, 비금융 정보 및 마이데이터정보의 반영비중은 아직 8%에 그친다. 코리아크레딧뷰로 쪽은 “비금융·마이데이터 정보를 수집·활용해 신용여력과 성실 상환 및 신용 성향을 평가하려고 노력하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다”며 “새로운 비금융 정보들을 더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재 활용하는 비금융·마이데이터 정보는 국세청 소득금액, 보유 금융자산(예금액·유가증권·연금자산), 각종 성실납부 여부(통신요금·건강보험·국민연금·보험료·공공요금) 등이다.코리아크레딧뷰로 자료소상공인 대안신용모형 하반기 시범운영국내 790만 소상공인(2025년 기준)에 대한 신용평가는 주로 대표자 개인의 대출과 연체, 상환이력, 부도율 등 금융이력에 의존하는 보수적 평가가 주를 이룬다. 영위하는 사업의 사업성과 업력, 상권정보 같은 비금융정보는 거의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한국신용정보원은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모형’(SCB)을 개발 중이다. 비록 기존 개인사업자 신용등급(CB)은 다소 낮더라도 미래 성장성을 평가한 ‘성장등급’이 높은 소상공인에게 ‘스케일업 신용등급’(SCB)을 산출해 제도권 금융지원과 금리·한도 우대를 받을 수 있도록 도울 것으로 기대된다. 한신정은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사업자의 업종 특성 등 비금융·비계량 데이터를 적시에 정교하게 활용·분석하고 반영도를 높여, 상환 위험과 미래 가치 사업성을 함께 입체적으로 평가하겠다”고 했다. 매출(추정) 데이터 등을 성장지표로 활용해 성장 확률을 도출하고, 상권의 특성과 업종 트렌드, 인지도 등 정성적 요소까지 추가 평가해 신용가점을 부여하는 인공지능 신용평가모형이다.이 모형은 여러 시중은행이 참여하는 가운데 올 하반기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신정은 이 모형을 통해 중하위 신용등급을 중심으로 소상공인 70만명에게 연간 10조5천억원의 신규대출 공급과 연간 845억원가량의 금리 인하 혜택이 기대된다고 추정한다.대안평가모형 도입·활용 여전히 더딘 까닭은국내에서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가장 선도적으로 도입·활용하는 금융사는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과거 연체·상환이력 이외에 소액결제·쇼핑 등 다양한 실제 소비생활 기반 비금융 대안정보를 융합한 대안신용평가모형(카카오뱅크 플랫폼 스코어)을 활용해 2023년 이래 누적 총 1조2천억원 규모의 중·저신용 대출을 추가 공급했다. 이 모형을 적용한 이후 카카오뱅크가 취급한 중·저신용 대출승인 건수 중 12%는 금융정보 중심의 기존 신용평가 모형으로는 대출취급 거절 대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신용정보원이 개발 중인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모형’ 개요.일부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에서도 개인 신용평가에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개발·활용하고 있으나, 대다수 일반은행은 여전히 기존 평가모형에 의존하는 등 대안신용평가 도입은 아직 더딘 상황이다. 나이스평가정보는 국내 대안신용평가에 ‘병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한다. 비금융 데이터의 경우 가명정보 처리 및 이종데이터 간 결합에 절차가 복잡한 데다 양질의 최신 데이터 확보가 어려워 신용 변별력 확보에 제약이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금융사들이 대안신용평가를 적극 도입해 활용하도록 유인하는 실질적인 정책과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며 “특히 중금리·정책금융·서민금융상품에서 대안신용평가를 필수 적용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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