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 50% 향상… IBM ‘1나노 이하’ 칩 기술 개발

세계 최초 0.7나노 공정 기술 미국의 IT 기업 IBM이 세계 최초로 1나노(nm·10억분의 1m) 이하 반도체 공정 기술을 공개했다. 상용화에 성공하면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이면서 컴퓨팅 성능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 제작의 기술적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IBM ‘1나노’ 기술 공개 IBM은 25일(현지 시각) 세계 최초의 ‘1나노 이하’(sub-1㎚) 칩 기술인 0.7나노(7옹스트롬)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TSMC와 삼성전자, 인텔 등이 2나노급 공정 상용화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IBM은 이보다 한 단계 더 미세한 공정 기술을 제시했다. 반도체 공정에서 나노는 미세함을 나타내는 단위로 숫자가 작을수록 더 정교한 기술이다.IBM은 손톱만 한 칩에 약 1000억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해 2021년 공개한 2나노 칩보다 집적도를 두 배 높였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나노스택’ 아키텍처다. 기존처럼 평면에 트랜지스터를 배치하는 대신 소자를 위아래로 쌓는 3차원 적층 구조를 적용해 집적도를 높였다. 필요에 따라 서로 다른 반도체 소재를 조합하거나 용도에 맞게 배치할 수 있어 AI 전용 칩 설계에도 유리하다. 기존에는 좌우 방향으로만 소자를 배치했다면 나노스택은 수직 방향까지 활용하는 방식이다. 집적도와 효율은 높아지지만 제조 공정의 복잡성과 정밀한 제어 기술이 요구된다.IBM에 따르면 새 칩은 2나노 공정 칩보다 연산 성능은 50%, 메모리(S램) 공간 효율은 40% 향상됐고 전력 효율은 최대 70% 높일 수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AI 워크로드(AI를 돌리기 위해 필요한 컴퓨팅 작업 묶음)에 적합하며 프로세서와 메모리 간 데이터 전송 효율을 높여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AI 연산 목적에 맞춘 특화 칩을 보다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IBM은 이르면 5년 안에 이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IBM은 “나노스택이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모바일 칩 등 모든 영역에서 쓰일 수 있는 범용 기술”이라며 “이는 앞으로 10년 이상 반도체 산업의 확장을 이끌어갈 새로운 디바이스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0.7나노 기술을 시작으로 5옹스트롬, 3옹스트롬을 거쳐 궁극적으로 1옹스트롬 노드까지 미세화를 이어간다는 계획도 공개했다.반도체 지각변동 올까 IBM은 과거 설계와 생산을 모두 담당한 종합 반도체 기업이었지만 현재는 제조를 접고 사실상 팹리스(설계 전문) 기업으로 전환했으며, 일본 파운드리 기업 라피더스와 협력하고 있다. 이번 기술 공개를 계기로 라피더스가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기술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IBM은 이 같은 기술 양산을 위해 어떤 기업과 협력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최근 IBM이 양자칩 전용 파운드리인 앤더론 설립 계획도 발표한 만큼 반도체 제조까지 직접 주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업계에서는 이번 발표를 당장 양산 가능한 칩 공개라기보다 미래 반도체 공정의 방향성을 제시한 연구·개발 성과로 보는 시각도 있다. IBM은 2021년 세계 최초의 2나노 테스트칩을 공개하면서 2024년 말 생산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실제 대량 양산은 지연됐다. 라피더스 역시 2027년 2나노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이번 0.7나노 기술도 단기간 내 상용화보다는 차세대 공정의 청사진을 제시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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