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영업이익률 80%… ‘AI 반도체 거품론’ 잠재웠다

메모리 기업들 실적 고공행진 지난 23일 코스피지수는 10% 폭락하면서 ‘검은 화요일’을 기록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나란히 12% 떨어졌다. AI(인공지능) 거품론이 다시 불거졌고, 일본·유럽·미국 증시 급락으로 이어졌다. 24일 코스피지수는 3% 반등했지만, 급락과 급등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증시에 투자자 불안감은 여전했다. 25일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내놓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호실적)’는 메모리주(株)에 대한 고점(피크아웃) 논란과 AI 버블 논란에 대한 투자자 불안을 완전히 잠재웠다. 이날 SK하이닉스는 13.1%, 삼성전자는 5.3% 급등하면서 코스피지수 5.4% 상승을 이끌었다.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돼있다. 마이크론 실적이 예상을 웃돌며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5%, SK하이닉스는 13% 이상 올랐다. /뉴스1AI 수요 힘입어 영업이익률 세계 1위 마이크론은 2026회계연도 3분기(3~5월) 매출이 414억5600만달러(약 63조92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238억6000만달러)보다 73.7%, 전년 동기(93억100만달러)와 비교해 4배 넘게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3분기에만 333억1800만달러(약 51조3700억원)를 기록해 전 분기보다 107%, 전년 동기보다 1436% 급증했다. 매출을 영업이익으로 나눈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80.4%다. 반도체 1000달러어치를 팔아서 원가·인건비·영업 비용 등 제외하고 804달러를 이익으로 남긴 것이다. 전 세계 제조·서비스 기업을 통틀어 가장 높다. 마이크론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15% 넘게 급등했다.과거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10~20%대에 그쳤다. 최근 SK하이닉스에 이어 마이크론까지 70~8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고공 행진하고 있다. 이는 AI 확산 이후 반도체 기술 패러다임이 크게 바뀐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제조업에서 영업이익률 10% 넘기기도 어려운데 AI 붐이 세계 메모리 시장 체질을 완전히 바꿔놨다”고 분석한다.과거 삼성·SK 등 메모리 업체들은 D램·낸드플래시 등 규격이 정해진 제품을 대량 생산해놨다가 판매했다. 글로벌 수요가 조금만 줄어도 칩 가격이 폭락해 수익률이 급감하는 구조였다. AI 확산 이후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업용 대용량 저장 장치(SSD)에 대한 수요가 폭발한 반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가격 결정권이 반도체 제조사로 넘어갔다. HBM은 일반 D램보다 제조 공정이 복잡해 단기간 생산을 늘리기 어렵다. 공급 부족 탓에 가격은 폭등했고, 이는 메모리 업체의 높은 영업이익률로 반영됐다.그래픽=박상훈전체 매출의 25%가 장기 계약 올 들어 마이크론을 비롯한 메모리 업체에 유리한 조건을 담은 장기 공급 계약이 늘고 있다는 점도 메모리 업체 실적에 큰 호재다. 마이크론은 이날 실적 발표 이후 “고객사와 총 16건의 장기 계약을 맺었고, 전체 매출의 25%가 장기 계약”이라고 밝혔다. 계약 기간(2026~2030년) 회사 전체 D램 물량의 약 20%, 낸드 물량의 30%가량이 이에 해당한다. 과거에는 주로 분기 혹은 수개월 단위로 반도체 공급 계약을 맺고, 연(年) 단위 장기 계약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칩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고객사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최대 5년의 장기 계약을 맺는 것이다. 마이크론이 고객사와 맺은 상당수 장기 계약에는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일정 수준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도록 막는 ‘최저 보장 가격(Floor Price)’ 조항이 포함됐다. 과거처럼 경기 불황으로 적자를 보거나 이익률이 폭락하는 구조를 원천 차단한 것이다.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AI 수요 확대와 공급 제약으로 인한 메모리 수급 부족은 2027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보고서를 통해 “HBM 투자 상당 부분이 공장 건설에 투입돼 신규 생산은 2028년 이후에나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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