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승계 딜레마]④ 방산부문 매각, '밸류에이션 상승 제한' 역설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이미지입니다.풍산이 캐시카우인 방산부문 매각을 추진한 것은 호황을 맞아 밸류에이션 상승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장남이 미국인이라 한국 방위사업체를 승계하기 어려워 방산부문을 처분하려 했던 것으로 해석한다.오너는 방산부문을 높은 가격에 팔아야 유리하지만, 매각 이슈로 주가는 억눌려 있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다른 방위사업체의 주가는 고점을 경신하고 있으나 풍산 주가는 지난해 최고치에서 급락했다. 알짜사업을 언제 떼어낼지 모른다는 지배구조 리스크가 밸류에이션 상승을 제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방산부문 '매각 리스크'로 주가 하락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풍산 주가는 1주당 10만원 초반대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배로 매출 규모가 비슷한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16.8배)와 현대로템(13.0배)에 비해 현저히 낮다.풍산 방산부문은 한국군이 사용하는 모든 종류의 탄약을 독점 생산한다. 탄약용 신재, 추진화약 등의 소재 생산부터 부품 조달, 화약 충진, 조립까지 일괄 생산체제를 갖췄다. 시장에서 지위가 확고한 만큼 수익성도 좋고 2023년 이후 20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기록해왔다.풍산의 최고 주가는 글로벌 방산 수요 급증과 구리 가격 상승 등 호재가 맞물렸던 2025년 7월30일 장중에 기록한 17만2200원이다. 올해 방산부문 매각 시도 이후 8만원대로 하락했고 현재 1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주가는 방산부문 매각에 따른 지배구조 리스크로 하락했다. 풍산의 포트폴리오는 방산부문과 신동부문으로 이원화돼 있다. 방산부문은 우수한 수익성이 이어지고 있고 신동부문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방사업 수요가 증가하며 판매량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올해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주가에는 실적에 대한 기대보다 알짜사업 매각의 공포가 더 크게 반영돼 있다. 류 회장은 지주사 풍산홀딩스를 통해 풍산을 지배한다. 풍산그룹이 검토한 방산부문 매각 시나리오는 인적분할 이후 풍산홀딩스가 보유한 풍산 지분 38%를 매각하는 것이다. 프리미엄을 반영한 지분 38%의 매각가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결국 매각 시도가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풍산홀딩스가 보유한 풍산 보통주는 1065만주로 최고 주가인 17만2200원을 반영할 경우 1조8339억원에 달하며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더하면 2조3840억원으로 늘어난다.고점에서 재매각 나설까풍산이 이달 초 공식적으로 밝힌 방산부문 매각 추진 이유는 '기업가치·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사업구조 개편'이다. 방산부문을 처분한 자금으로 기업가치를 올릴 수 있는 사업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풍산은 방산부문의 불확실성으로 높은 정부 의존도와 지정학적 상황, 총기 규제 등을 꼽았다. 방위산업의 시장 규모는 정부의 국방비 예산편성에 영향을 받으며, 특히 방위력 개선비에 크게 좌우된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국방개혁을 위해 방위력 개선비를 꾸준히 늘리고 있어 매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거래 기반도 국가이기 때문에 사업 안정성 또한 높다.풍산은 방산부문 매각을 추진할 때 프리미엄을 확인한 만큼 재매각에 나설 수도 있다. 풍산 시가총액은 2조8000억원대이나 풍산홀딩스가 풍산 지분 38% 매각을 추진할 때 산정된 금액인 1조5000억원을 역산하면 가치가 3조8000억원으로 높아진다. 방산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주가가 회복될 경우 재매각을 추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롯해 올해 미국과 이란 간 전쟁 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각국은 국방비를 늘리고 있다. 승계 문제가 본질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만큼 글로벌 방산 사이클이 정점에 달한 시점에 매각을 시도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방산부문 영업이익은 2561억원으로 전년 대비 266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높은 내수로 수익성 좋은 수출이 제한되는 상황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2028년부터 수출 비중이 늘어나면서 대구경에서만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방위산업은 정책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나 국가방위의 절대적 필요성에 따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방산 사이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풍산 방산부문은 독점적인 탄약 생산 업체의 지위와 전투드론 등 신사업이 주목되며 매수자가 꾸준히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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