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에 원가 경쟁력 안 밀려"…'슈퍼섬유' 아라미드 TPC 국...
[르포] 애경케미칼 울산 TPC 설비방산소재로 아라미드 몸값 껑충핵심 원료 TPC 국내 단독 공급'광반응'으로 연 1만5000t 양산"중국·인도산에 가격 경쟁력 우위"이 기사는 5월19일 오후 3시59분 한국경제신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프리미엄9'에 게재됐습니다.애경케미칼 TPC 양산 설비 /애경케미칼 제공19일 애경케미칼 울산공장 제2부지에 들어서자 아파트 7층 높이로 우뚝 솟은 증류탑이 모습을 드러냈다. 설비 내부 4층에는 대당 수십억원에 달하는 거대한 광(光) 반응기가 줄지어 서 있었다. 주 원재료인 염소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쬐자 이내 묽은 액체가 배관을 따라 쏟아져 나왔다. '슈퍼섬유' 아라미드의 원료인 테레프탈로일 클로라이드(TPC)를 국내에서 처음 양산해낸 현장이다. 투입 인력만 6만5000명…아라미드 원료 첫 국산화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아라미드 핵심 원료 TPC가 마침내 국내 기술로 생산되기 시작했다. 애경케미칼이 총 967억원을 투자해 올해 초 설비를 완공했다. 2015년 연구개발(R&D)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상용화한 것이다. 엔지니어를 비롯한 투입 인력만 6만5000여 명에 달한다. 애경케미칼 관계자는 "회사가 오랜 기간 주력해온 범용 화학 사업 비중을 낮추고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기 위한 첫 단추"라고 설명했다.TPC는 방탄 소재, 전기차 타이어코드, 항공우주, 5G 광케이블 등 첨단 산업에 쓰이는 파라 아라미드 섬유의 핵심 원료다. 최근 중동사태 등 지정학적 위기로 방위산업 소재 수요가 증가한 데다 첨단 산업 분야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1만5310t), 태광산업(5500t), HS효성첨단소재(3700t) 등 국내 아라미드 3사도 연간 생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설비를 잇달아 증설했다.애경케미칼 TPC 양산 설비 내 광반응기를 작업자가 점검하고 있다. /애경케미칼 제공이날 방문한 TPC 설비에서는 고객사 샘플테스트를 위한 약 100t 규모 물량이 생산을 마쳤다. 상반기 최종 점검을 마치고 9월부터는 연간 1만5000t 규모로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TPC가 아라미드 원료의 약 80%를 차지하는 것을 고려하면 내수는 연간 2만t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국제 시세는 kg당 약 2~3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TPC는 염소가스를 광 반응기에 집어넣고, 여기서 LED 빛이 촉매 역할을 해 1차 중간체(HCPX)로 합성하며 제작한다. 이를 고순도 테레프탈산(TPA)과 결합하면 거친 상태의 크루드 TPC가 된다. 이후 증류탑을 오르내리는 정제 과정을 거쳐 고순도 TPC를 완성한다. "중국산에 가격 경쟁력 안 밀려…국내외 수요 공략"애경케미칼은 '액상 직공급' 방식으로 국내 수요를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TPC를 액체 상태로 유지하려면 온도를 8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수입할 경우 운송 효율을 위해 TPC를 고체로 굳히고, 국내 아라미드 생산 기업이 2~3일에 걸쳐 이를 다시 액체 상태로 변환하는 공정을 거쳐야 한다. 회사 관계자는 "울산과 구미 등 국내 아라미드 공장에 액체 상태로 직접 공급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며 "공정 단축 효과를 감안하면 중국·인도산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친환경 공법으로 꼽히는 '광 염소화 공법'을 적용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세계 TPC 생산량의 70~80%를 장악한 중국과 인도 업체는 원가가 저렴한 염화티오닐(SOCL2) 공법을 쓰는데, 이산화황 등 유독물질이 배출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됐다. 반면 애경케미칼이 도입한 광 염소화 방식은 유해가스 발생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배출되는 염화수소를 포집하면 연 3만5000t 규모의 염산도 추가 생산할 수 있다.애경케미칼 울산공장 전경 /울산=안시욱 기자애경케미칼은 TPC 양산을 기점으로 고부가가치 사업 재편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이 회사는 기존 범용 플라스틱 첨가제로 쓰이던 무수말레산(MA)과 이타콘산(ITA)을 올해까지만 생산한다. 제품을 판매하는 대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스팀)만 걸러 공장 유틸리티 열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연간 120억~200억원의 유틸리티 비용을 절감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회사 관계자는 "아라미드의 또 다른 원료인 염소계열 파라페닐렌디아민(PPD) 시장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며 "바이오소재를 접목한 나트륨배터리용 하드카본 음극재도 연구개발 중"이라고 말했다.울산=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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