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국채지수 편입 2주… 외국인, 국고채 8조 순매수
“한국 국채 시장 안정화” 한국 국채가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된 지 약 2주 만에 8조원 상당의 외국인 국고채 순매수가 이뤄졌다. WGBI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산출하는 세계 주요 국채 투자 기준 지수다. 이 지수에 맞춰 투자하는 자금만 2조5000억달러(약 3700조원)에 달한다. 한국 국채는 이달부터 WGBI에 편입되며 외국인 자본이 대거 유입될 것이란 예상이 나왔는데,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되면서 국내 국채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단 분석이다.그래픽=김현국“외국인 자금 월 10조씩 유입” 재정경제부는 최근 개최한 ‘WGBI 상시 점검 및 투자 유치 추진단’ 회의에서 지난달 30일부터 이번 달 13일까지 외국인 국고채 순매수 규모가 7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WGBI 편입 대상이 아닌 종목까지 포함하면 WGBI 편입 후 외국인의 국고채 순매수 규모는 8조1000억원에 달한다.외국인 순매수세는 단기물과 장기물을 불문하고 고르게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3월 말 이후 국고채 만기별 외국인 보유 잔고는 2년물 1조4000억원, 3년물 4000억원, 5년물 2조1000억원, 10년물 1조2000억원, 20년물 6000억원, 30년물 1조9000억원씩 각각 증가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까지만 해도 기간별로 외국인 유입 추이가 차별화됐으나 3월 말 이후엔 고르게 유입됐다”며 “향후 8개월 동안은 월평균 7조5000억원~10조원이 유입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특히 국고채 가운데 만기가 10년이 넘는 중장기물이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는 평가다. WGBI는 구조적으로 시가총액이 큰 종목들에 투자 비율이 클 수밖에 없는데, 통상 만기가 긴 국고채가 시가총액도 크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시가총액 규모 대비 발행 규모가 부족한 중장기물(10년~30년물)의 경우 수급이 적어 상대적 강세가 예상된다”며 “WGBI 자금 유입으로 국고채 20년과 30년의 금리는 3월 이후 (이란 전쟁으로 인한) 금리 상승분의 70%를 되돌리며, 다른 기간물(40~50%대)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채권의 금리는 채권의 가격과 반비례하는데, 20년·30년물은 전쟁 이후 금리가 치솟았다가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가격이 반등했다는 얘기다.발길 끊겼던 일본 자본도 ‘사자’ 증권가에서는 일본계 자본이 대거 유입되는 등 수요가 다변화됐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계 자금의 한국 국고채 매수는 거의 없었는데, 이번 WGBI 편입 이후 일본 투자자의 순매수액만 2조800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WGBI 편입 이후 국내 국채 시장 내 외국인 비율은 24.6%에서 25.0%로 올랐고, 외국인 보유 채권의 평균 만기도 6.56년에서 6.86년으로 길어지는 등 외국인 투자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그동안 투자가 거의 없었던 일본계 자금이 WGBI 편입을 계기로 한국 국고채 투자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상황은 수요의 다변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했다.WGBI 편입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만기 10년 이상 장기물에 직접 투자하거나 장기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장기 채권형 ETF란 만기가 10년 이상인 국채 등 장기물 채권에 분산 투자해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올리고,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 상승으로 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삼성자산운용의 KODEX 국고채10년액티브와 KODEX 국고채30년액티브 ETF 등이 대표적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WGBI 편입 종목의 만기 20~30년물 비율이 약 33%인 점을 감안하면 장기 채권형 ETF에 투자하는 게 수익률 확보에 유리하다”고 했다.다만 일각에서는 아직은 WGBI 편입 초기인 만큼 시장 동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월말·월초의 강한 매수세에도 금리가 뚜렷하게 하락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WGBI 편입 완료 시점인 11월까지 (WGBI 편입이) 시장 강세 재료로서 작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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