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가전 리포트] K렌털 훨훨 나는데…쿠쿠, 해외법인 완전자본잠식
렌털 업계가 국내 시장의 성장둔화를 넘어 해외에서 새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쿠쿠홈시스의 해외사업은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렌털 수출 매출 급감에 일부 해외법인의 완전자본잠식까지 장기화하면서 해외 확장전략의 수익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2년 새 72% 줄어든 렌털 수출…해외법인은 자본잠식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쿠홈시스의 정수기 등 렌털 수출 매출은 2023년 858억원에서 2024년 533억원, 2025년 239억원을 기록하며 2년 만에 72.2% 감소했다. 전체 매출에서 렌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8.99%에서 2024년 5.04%, 2025년 2.13%로 해마다 낮아졌다. 앞서 쿠쿠홈시스는 2015년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해외 렌털 사업을 꾸준히 늘려왔다. 이후 2016년 싱가포르, 2018년 인도, 2019년 미국, 2020년 호주 등에 진출하며 해외 시장을 미래 성장 축으로 키우기 위한 전략을 폈다. 국내 정수기와 생활가전 렌털 시장의 성장여력이 점차 제한되는 상황에서 해외 렌털 사업으로 새 매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었다.그러나 말레이시아 외의 해외법인은 실적이 녹록지 않다. 지난해 싱가포르법인은 순손실 3억8857만원을 기록했다. 싱가포르법인은 2016년 출범 이후 적자가 누적되며 2017년부터 자본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첫 순이익을 내기도 했지만 그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60억5000만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완전자본잠식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상태다. 렌털 사업은 고객계정을 늘리기 위해 제품 설치와 판매망, 서비스 조직 구축 비용이 먼저 들어간다. 이에 매출 확대가 뒤따르지 않으면 고정비와 채권 부담이 손실로 이어지며 자본을 깎아 먹을 수밖에 없다. 인도법인 또한 지난해 6억202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8년 진출 이후 단 한 차례도 순이익을 내지 못하면서 2021년에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지난해 말 기준 인도법인의 자본총계는 –30억2768만원이었다. 별도 재무제표에서도 해외법인에 대한 보수적인 평가가 드러난다. 쿠쿠홈시스의 종속기업투자 장부가액에는 인도법인과 싱가포르법인이 각각 0원으로 표시됐다. 본사가 이들 법인에 대한 투자금의 회수 가능성을 낮게 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美 손실 확대…말레이시아 시장 평가도 냉랭특히 미국법인의 재무 부담이 눈에 띈다. 쿠쿠홈시스 미국법인의 지난해 말 자산 규모는 약 641억원으로 말레이시아법인을 제외한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크다. 그러나 부채가 712억원으로 자산을 웃돌았고 자본총계는 -71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54억원으로 해외법인 중 손실 규모가 가장 컸다. 미국법인은 쿠쿠홈시스가 말레이시아 다음 단계의 핵심 해외거점으로 키우고 있지만 아직 비용 부담을 넘어설 만큼 매출과 수익 기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해 코웨이 미국법인이 매출 2367억원, 영업이익 88억원으로 흑자전환한 것과 비교된다. 그나마 말레이시아법인이 쿠쿠홈시스의 해외사업에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현지 시장 평가는 녹록지 않다. 쿠쿠인터내셔널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6월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 메인마켓에 상장했다. 최종 공모가는 1.08링깃, 상장 당시 시가총액은 약 15억4700만링깃으로 평가됐다. 쿠쿠 ‘제로 100 미니 얼음정수기’ /사진 제공=쿠쿠홈시스그러나 13일(현지시간) 장 마감 기준 쿠쿠인터내셔널 말레이시아의 주가는 0.445링깃으로 공모가 대비 약 58.8%나 낮았다. 말레이시아법인이 흑자를 내고 있음에도 현지 시장에서는 높은 성장 프리미엄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말레이시아 렌털 시장이 일정 수준 성숙기에 접어든 가운데 추가 성장을 위해서는 신규 품목과 싱가포르 등 주변 시장 확대에 따른 성과를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렌털 업계 관계자는 "해외 렌털 사업은 현지 판매망과 서비스망을 깔고 소비자에게 렌털 방식 자체를 익숙하게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한 지역에 안착하기까지 통상 5~8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본다"면서 "쿠쿠홈시스의 싱가포르·인도·미국법인은 설립 이후 이미 상당 기간이 지난 만큼 이제는 단순한 진출 성과보다 매출 회복과 수익성 개선을 숫자로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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