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패가망신 1호' 피의자들의 반발…"금감원 위법 조사" 법원...
이승우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장이 지난해 9월 2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불공정거래 행위 관련 사건 1호'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디지털데일리 이호연기자] 금융당국이 이재명 대통령의 '불공정거래 척결' 기조에 맞춰 공개한 이른바 '주가조작 패가망신 1호 사건'이 절차적 정당성 논란에 휩싸였다. 사건에 연루돼 고발된 피의자들이 금융감독원의 조사 과정에 위법이 있었다며 법원에 준항고를 제기하면서 금융당국의 조사 권한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I동일 주가조작 사건으로 고발된 피의자들은 최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준항고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로 구성된 합동대응단이 수집한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관련 증거를 배제해 달라고 주장했다.이번 사건은 금융당국 합동대응단이 출범 이후 처음으로 발표한 대형 주가조작 적발 사례다. 금융당국은 종합병원과 대형학원을 운영하는 재력가, 자산운용사 임원, 금융회사 지점장, 소액주주 운동가 등이 장기간 DI동일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수백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검찰에 고발했다.쟁점은 조사 과정에 참여한 금감원의 권한이다. 피의자들은 금융위가 압수수색 등 강제조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를 선별하는 과정에 강제조사권이 없는 금감원 직원들을 참여시킨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현행 자본시장법상 압수수색이나 현장조사 등 강제조사 권한은 금융위 조사공무원에게만 부여돼 있다. 반면 금감원은 당사자의 동의와 협조를 전제로 한 임의조사만 수행할 수 있다.준항고는 수사기관의 처분이나 재판 과정에서 이뤄진 결정에 불복할 경우 법원에 취소 또는 변경을 요청하는 절차다. 법원이 피의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해당 증거의 증거능력이 제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금융당국은 당시 조사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대응단이 금융위와 금감원, 거래소가 함께 참여하는 조직인 만큼 조사 역시 공동으로 진행됐고, 이에 따른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다만 이번 준항고 제기로 금융당국의 조사 체계와 권한 배분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정작 조사 권한 체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금감원은 강제조사권 부여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황선오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부원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임의조사에 강제조사권이 병행되면 조사 역량이 높아지고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세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적발해 제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금융위도 금감원에 강제조사권이 부여되지 않은 입법 취지와 제도 개선 필요성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와 금융권에서는 이번 준항고 결과가 향후 금감원 조사 권한 확대 논의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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