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외ETF 환헤지 의무화 검토에…운용업계 ‘난색’
고환율 장기화 속 환노출형 쏠림시장안정 위해 상품 병행 출시 추진업계 “실효성 의문…자율권 침해”금투협, 업계 의견 모아 전달 예정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증시 현황판에 원달러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뉴스1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외환시장 변동성 우려가 커지자 정부 차원에서 해외형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할 때 환헤지형(H) 상품 병행 출시 의무화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투자자 수요가 환노출형(UH)에 집중돼 있는 만큼 실효성이 제한적일 수 있다며 강제화 방안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2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해외 ETF가 상장될 경우 환노출형과 환헤지형을 함께 내놓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내 상장 해외 지수형 ETF는 운용사가 환노출형과 환헤지형 가운데 선택해 출시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나온 대부분의 상품은 환노출형이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 등 일부 대표지수형 상품에 한해 환헤지형도 있다.해외 ETF는 환율 반영 여부에 따라 환노출형과 환헤지형으로 나뉜다. 환노출형은 해외 자산 가격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 변동까지 수익률에 반영되는 구조다. 미국 증시 상승과 함께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반면 환헤지형은 선물환 거래 등을 활용해 환율 영향을 최소화하지만 헤지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강달러 국면에서는 환노출형보다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환헤지 ETF 병행 출시 의무화 방안이 추진되는 배경에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고환율 영향이 크다. 앞서 한국은행은 올해 3월 금융 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환헤지를 하지 않은 상품 비중이 커질수록 달러 현물환 수요가 증가해 환율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원·달러 환율은 주간 종가 기준 8거래일 연속 1500원을 넘어섰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주가 랠리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확대, 이란 불확실성, 그리고 배당금 송금 수요 등 약세 재료만이 부각되면서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해외 ETF보다는 미국 주식 직접투자와 달러 자산 선호 자체가 구조적인 달러 수요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환율 안정 효과 역시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사들의 상품 출시 자율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장기적으로 달러 자산을 가져가려는 투자 수요가 강한 만큼 환헤지형을 병행 출시한다고 해서 자금 흐름이 바뀔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해외 ETF의 환헤지 비중을 늘리는 것보다 서학개미 전반의 해외 투자 자금 흐름을 되돌릴 수 있는 근본적 방안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투자협회도 최근 자산운용사들로부터 ETF 환헤지형 병행 출시 방안과 관련한 부정적 의견을 취합했고 이를 유관 기관에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실제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은 환노출형 상품에 쏠려 있다. ETF체크에 따르면 국내 ETF 중 두 번째로 규모가 큰 ‘TIGER 미국S&P500(18조 4427억 원)’에는 연초 이후 3조 60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된 반면 환헤지형인 ‘TIGER 미국S&P500(H)’에는 278억 원이 들어왔다. 계속되는 강달러 국면에 수익률 격차도 벌어졌다. TIGER 미국S&P500은 연초 이후 13.69%를 기록했는데 TIGER 미국S&P500(H)은 8.19%에 그쳤다.고환율 장기화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보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와 달러 자산 선호가 환율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국인의 해외 투자 흐름과 달러 자산 선호 등이 환율 방향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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