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홀딩스 줌인]② '허정석 중심' 2세 재편…잔여 지분 승계는 과제
일진그룹은 장남인 허정석 일진홀딩스 대표 중심으로 집중되며 승계는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오너일가 내부의 계열 배치는 계속 재편돼 왔다. 차남 허재명 전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회사는 그룹 밖으로 이탈했다. 이와 함께 장녀 허세경 일진반도체 대표와 차녀 허승은은 비상장·비주력 계열사 쪽으로 무게가 옮겨갔다.가장 먼저 그룹의 중심을 잡은 인물은 허정석 대표다. 현재 일진홀딩스의 지분은 허 대표 29.1%, 일진파트너스 24.6% 일진과학기술문화재단 0.1%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일진파트너스는 허 대표가 70%의 지분을 갖고있는 기업으로 파트너스의 지분까지 합치면 허 대표의 일진홀딩스는 과반을 웃돈다.이 같은 구조는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이 보유하던 일진홀딩스 지분 15.3%를 일진파트너스에 넘기면서 만들어졌다.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일진전기의 최대주주도 일진홀딩스인 만큼, 허정석 대표에게 힘이 집중된 모습이다. 이후 허 대표는 일진홀딩스를 중심으로 일진전기와 일진다이아몬드, 일진하이솔루스가 연결된 그룹 중심에 섰다.차남 허재명 전 대표의 지분은 일진머티리얼즈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2006년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허 전 대표는 일진머티리얼즈를 이끌며 이차전지용 동박 사업에 집중했다. 기존 공장을 이차전지용 일렉포일 생산라인으로 바꾸고,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까지 추진하며 외형을 확장했다.하지만 2022년 허 전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53.3%와 관련 신주인수권이 2조7000억원에 롯데케미칼로 넘어가며 핵심 계열사가 그룹 밖으로 빠져나갔다. 매각 배경으로는 공정거래 규제 부담과 대규모 증설 투자 부담, 고평가 시점 현금화 필요 등이 복합적으로 거론됐다. 허 전 대표와 허정석 대표 간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던 만큼, 오너일가 내부의 사업 구도가 더 분명하게 갈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일진그룹의 지분 구조. 허정석 일진홀딩스 대표가 지주사 지분 대부분을 갖고 나머지 일가는 비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래픽=이동현 기자일진머티리얼즈 지분 매각 이후 허재명 전 대표의 그룹 내 입지는 축소됐지만 계열 지분이 완전히 정리된 것은 아니다. 허 전 대표는 올해 4월 기준 일진디스플레이 지분 12.3%, 일진제강 지분 17.7%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 본류에서는 한발 비켜났지만 일부 잔여 계열과의 연결고리를 유지하는 모습이다.장녀 허세경 일진반도체 대표는 그룹 내 비상장 계열사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허 회장은 2022년 허 대표에게 정보기술(IT) 시스템 운영 기업인 일진씨앤에스 지분 48.3%를 증여했다. 이로 인해 허 대표는 일진씨앤에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어 2023년에는 허 회장이 보유한 일진제강 지분 6.9%도 일진씨앤에스로 이동했다.반면 장남 허정석 대표가 이끄는 지주사와의 연결은 약해졌다. 허세경 대표는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보유하고 있던 일진홀딩스 지분 0.3%를 장내매도를 통해 전량 처분해 현재 보유 주식이 없다.차녀 허승은 씨는 지주사나 주력 상장 계열보다 일진그룹의 자동차 사업에 가까이 위치해 있다. 허 씨와 남편 김윤동 씨는 일진자동차의 지분을 각각 55.6%, 44.4% 보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허 씨는 현재 일진홀딩스 지분 0.3%, 일진제강 지분 0.9%를 갖고 있어 다른 남매와 마찬가지로 그룹 주력사의 직접 지분은 크지 않은 상태다.남은 변수는 허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잔여 계열 지분의 향방이다. 허 회장은 현재 일진디스플레이 지분 20.6%, 일진씨앤에스 48.3%, 일진제강 68.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장남 허정석 대표에게 일진홀딩스 지분을 넘긴 뒤에도 비상장·비주력 계열의 상당수는 여전히 허 회장이 영향력을 쥐고 있는 것이다. 향후 장녀 허세경 대표의 영향력이 더 확대될 것인지, 계열 구도가 지금 선에서 굳어질지가 허 회장의 지분 분배에 따라 가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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