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 리뷰] '잘 나가는' HL 공모채, 완만한 성장에도 존재감 '쑥'
HL그룹 계열사들이 올해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돋보이는 성적을 거두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금리가 오르고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리며 채권시장 분위기가 예전만 못한 와중에도, HL홀딩스 공모채는 17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뜨거웠던 딜로 꼽혔다.수익성 측면에선 비교적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자동차부품 계열사인 HL만도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데다 새 먹거리로 점 찍은 로봇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더해진 분위기다.3조 몰린 HL 공모채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이날까지 공모채를 발행한 회사 121곳 가운데 HL홀딩스는 모든 만기 구조(트렌치)에서 17.27대1의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이뤄진 모든 공모채 발행 중에서 네 번째로 높은 수치다. HL만도 역시 트렌치 별로 3년물은 14.25대1로 13위, 2년물은 12.58대1로 21위에 올랐다.이들 회사에 총 3조원 가까이되는 뭉칫돈도 몰렸다. HL홀딩스는 2년물과 3년물 각각 300억원 모집에 나섰는데, 두 만기 구간에 각각 518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HL만도 역시 2년물 600억원, 3년물 800억원 모집에 각각 7550억원, 1조1400억원의 수요를 확보했다. HL홀딩스와 HL만도가 올해 공모채 시장에서 받은 주문은 총 2조9310억원에 달한다.언더금리 확보에도 성공했다. HL홀딩스와 HL만도는 공모채 희망 금리밴드로 개별 민간채권평가사 평균금리인 민평금리 대비 ±30bp(1bp=0.01%p)를 제시했는데, 최종 금리는 민평 대비 -14~-10bp 수준에서 결정됐다.구체적으로는, HL홀딩스 2년물은 민평 대비 -13bp로 3.896%, 3년물은 -14bp로 4.238%로 확정됐다. HL만도 역시 2년물은 민평 대비 -10bp로 3.866%, 3년물은 -11bp로 4.019%에 발행을 마쳤다.실적보다 돋보인 인기 왜이 같은 열기는 최근 채권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더 눈에 띈다. 최근 금리가 오르고 증권 시장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옮겨가면서 회사채 시장의 투자심리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게다가 실적이 가파르게 좋아진 상황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번 흥행은 더 눈길을 끈다. 올해 1분기에는 이익이 개선됐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두 회사 모두 뚜렷한 이익 성장세를 보인 상황은 아니어서다. HL홀딩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32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7억원으로 100.0%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227억원으로 239.8% 성장했다. HL만도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2조31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36억원으로 18.2%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531억원으로 53.2% 증가했다.한 해 실적을 놓고 보면 다른 양상을 보인다. HL홀딩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33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줄었고, 영업이익도 887억원으로 1.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15억원으로 8.6% 늘었다. 같은 기간 HL만도의 매출은 9조4548억원으로 6.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571억원으로 0.5% 줄고, 당기순이익은 1228억원으로 22.4% 감소했다.HL만도 '버팀목'…로봇 '새 먹거리'결국 투자자들이 당장의 실적보다 HL홀딩스와 HL만도의 기존 사업 기반에 더해진 성장 가능성을 더 크게 본 것이란 분석이다.먼저 HL홀딩스는 지주로서 안정적인 현금 유입을 이어가는 가운데, 자체 사업 수익성 개선과 자회사 가치 상승 기대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HL홀딩스가 HL만도 지분 30.25%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HL로보틱스 등 신사업의 성장 여부도 향후 기업가치를 좌우할 요인으로 지목된다.송선재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29일 보고서를 통해 "HL홀딩스의 기업가치는 자체 사업의 영업가치 11%, HL만도의 지분·로열티 가치 78% 등으로 구성돼 있다"며 "자체 사업의 수익성은 개선 중이고, HL만도도 실적 회복과 로봇 부품 사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업가치 상승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HL그룹 관계자는 "HL홀딩스 공모채 수요예측에는 우호적인 시장 환경과 자체 사업 성장성, 지주부문의 안정적인 현금 유입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HL만도 역시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회사채 시장에서 쌓아온 신뢰가 투자수요를 끌어낸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로봇 액추에이터 등 신성장 동력에 대한 시장 관심도 더해진 것으로 분석된다.HL그룹 관계자는 "HL만도는 매년 회사채를 발행하며 시장과의 신뢰를 쌓아왔다"며 "지속적인 매출 성장에 더해 SDV, 로봇 액추에이터 등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관심이 수요예측 결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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