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입을 옷 아닌데…홍대서도 먹힐 ‘구멍 숭숭’ 후드 정체
온 가족이 의류 매장에서 각자의 로봇에게 어울릴 옷을 고른다. 부부는 ‘가사도우미 휴머노이드 로봇’의 작업복을 살펴보며 신축성은 충분한지, 도구를 수납하는 주머니가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한다. 아이는 자신과 함께 놀아주는 로봇에 입힐 옷을 만져보고는 “촉감 너무 좋아. 나도 같은 걸로 맞춰입을래요”라고 조른다. 머지 않은 미래,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우리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휴머노이드 의류’ 시장이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휴머노이드가 서비스·돌봄·교육·물류·제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서, 각 기능과 작업 환경에 맞는 의류가 로봇의 활용도를 높이고 사람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재난 현장에 투입되는 휴머노이드의 의류. 임선영 기자 이 같은 상상을 현실로 구현한 국내 최초의 ‘휴머노이드 의류’ 전시가 8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서울 강남구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서 열린다. 글로벌 패션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한세실업의 디자이너 140여 명이 참여해 미래 휴머노이드의 다양한 역할을 가정한 의류를 선보였다.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한세실업이 미래 시장을 선도하려는 차원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손지연 한세실업 연구개발(R&D) 본부 이사는 “시판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여러 로봇 기업들과 가능성을 논의 중이고 휴머노이드가 대중화되면 시판할 수 있도록 소재를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휴머노이드 의류는 사람의 의복 형태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로봇의 신체 구조에 최적화한 점이 특징이다. 사람과 달리 배터리·센서·구동부(움직임 담당 핵심 장치) 등 복합적인 장치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기능적 설계가 필수적이다. 가사 지원용 로봇의 의류. 앞치마 탈부착이 가능하다. 임선영 기자 재난 현장에 투입되는 휴머노이드용 의류엔 카메라 장착 공간과 장비 수납을 위한 탈부착 주머니가 적용됐고, 열 배출을 돕기 위해 등판엔 메시(그물망) 소재가 사용됐다. 운동 보조용 휴머노이드의 의류는 넓은 가동 범위를 고려해 팔꿈치와 무릎 부위를 개병형 구조로 설계했다. 또 시니어 케어용 휴머노이드 의류는 수면 잠옷처럼 부드러운 소재로 안정감을 높였고, 가사 지원용 로봇 의류는 앞치마를 탈부착할 수 있게 했다. 공통적으로는 발열 특성을 고려한 냉감 소재를 활용하고, 사람이 쉽게 입고 벗길 수 있게 만들었다. 시니어 케어용 휴머노이드의 의류. 부드러운 소재로 돼 있으며 가슴엔 음악이 나오는 장치가 달렸다. 임선영 기자 휴머노이드 의류 시장은 향후 패션 산업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꼽히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 세계에 휴머노이드 10억 대가 보급되고, 시장 규모는 5조 달러(약 78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재 약 4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엔비디아·테슬라·보스턴다이내믹스 등 글로벌 기업들도 경쟁적으로 휴머노이드를 개발 중이다. 운동 보조용 휴머노이드의 의류. 넓은 가동 범위를 고려해 팔꿈치와 무릎 부위를 개병형 구조로 설계했다. 임선영 기자 실제 프랑스엔 휴머노이드 전용 패션 기업 ‘메종 로보토’가 등장해 맞춤형 로봇 옷을 제작하고 있다. 이 기업은 지금까지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미국 로봇기업 피겨 AI의 로봇 의류 제작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종 로보토는 2028년까지 로봇 패션 시장이 21억 달러(약 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에서도 휴머노이드 의류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초기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의류 기업들뿐 아니라 다른 산업군도 이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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