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수사했던 변호사의 제안 "기름값 담합, 소비자가 직접 소송합시.....
[인터뷰] 정태원 LKB평산 집단소송센터장 "담합은 조폭처럼 이뤄져... 최종 피해자 늘 대리하고 싶었다"기름값 담합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HD현대오일뱅크 부서장이 구속됐다. 부동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아무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18일 발부했다. 이로써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등 4개 정유사에 대한 검찰 수사에도 힘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바로 전날(17일), 정태원 LKB평산 집단소송센터장(변호사)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구속영장 심사 결과 나오면 손해배상 집단소송 해보려고 합니다. 이 소송은 진짜 괜찮을 것 같아요. '내가 기름 얼마 샀는지' 칼같이 계산되잖아요. 저도 피해자고요(웃음). 최종 피해자를 대리하고 싶은 갈증이 늘 있었거든요? 소비자들이 대규모로 소송하면, 담합? 다시는 못할 겁니다."조폭도 잡았던 검사가 공정위에서 마주한 질문▲ 정태원 LKB평산 집단소송센터장(변호사)ⓒ 정태원 변호사 제공정 센터장은 도박 범죄, 조직폭력, 성폭력, 해운비리, 재건축·재개발 비리 등 다양한 수사로 '잔뼈'가 굵은 검사 출신이다. 특수부 검사 생활도 했던 그의 경력에서 또 눈에 띄었던 점은 2024년 6월 명예퇴직 전에 이뤄진 공정거래위원회(아래 '공정위') 법률자문관 파견. 그때 이야기로 우리의 대화는 시작됐다."파견 검사가 소회의에 참석하는 일은 드물었나 봐요. 그런데 저는 거의 다 참석했어요. 머리가 좋아지는 안마 의자? 그게 입증이 안 돼 표시 광고법에 위반됐던 사례가 기억나요. 프리미엄 원목 의자라고 했는데 알고 봤더니 합판이야. 소비자들한테는 다 중요한 문제잖아요. 소회의가 매우 중요하다는 걸 실감했죠.그런데 아무래도 (회의 내용이)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공부를 하다가 징벌적 손해배상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전까지는 과징금 매기고 형사처벌만 가능한 걸로 알았거든요. 관심을 가지고 담합 사건들 봤더니, 이게 너무 많아, 줄어들지도 않아요. 담합해서 얻는 이익이 불이익보다 더 크니까."공정위에서 전원회의와 소회의는 법 위반 및 제재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체다. 정 센터장은 "전원회의의 경우 한 달에 두 번 정도, 소회의는 일주일에 1∼2회 열린다"고 했다. 얼추 계산해봤더니 1년이면 100회 정도 열리는 회의에 거의 다 참석했다는 말이었다. 그 시간은 다음과 같은 질문이 무르익는 시간으로 그에게 다가왔던 모양이다."아니, 왜, 피해 당사자들이 손해배상 소송을 안 하지?"실제로 그가 이끄는 LKB평산 집단소송센터에서는 쿠팡과 듀오의 개인정보 유출 피해보상 소송, 불공정 부동산 계약 피해 보상 소송, 프랜차이즈 차액가맹금 피해 보상 소송, 분양대금 반환과 위약금 지급 청구 소송 등 10여 건에 이르는 집단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밀가루·설탕 담합 집단소송에도 돌입한 상태다. 지난 4월 한 지역 명물 제과류 업체는 센터와 함께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내가 변호사인가? 가끔 '현타'도 오지만 재밌어요"▲ 사진은 지난 2월 20일 서울 한 대형마트 밀가루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과징금 규모가 어마어마했잖아요. 손배 소송 판례를 찾아봤더니, 2006년 삼립식품 승소 사례가 유일하더라고요. '이건 100% 승소하는 사건'이란 생각에 우리가 주도적으로 소송인을 모집하자고 제안했어요. 하다 보니까 생각보다 어렵긴 합니다. 상대가 대기업이니까 두려워해요. 소송을 불편하게 여기는 인식도 있고, 그래서 우리가 자료 다 받아서 진행할테니, '신청만 하시라', 모집 계속 하고 있죠."당시 삼립식품은 CJ제일제당·삼양사 등의 밀가루 가격 담합 사실이 공정위에 적발되자 손배 소송을 제기했다. 약 6년 간 법정공방 끝에 대법원으로부터 15억 원의 배상 판결을 최종 확정 받았다. 전국에 4000개 이상의 회원사를 두고 있는 대한제과협회는 현재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을 상대로 손해배상 집단소송을 검토하고 있다.2006년 삼립식품 상황과는 또 다르다. '동네 빵집'들을 중심으로 모여있는 협회가 소송에 나선다면, 이는 다른 품목 담합 사건에도 영향을 크게 미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빠르면 이 달 말 이사회를 통해 소송 제기 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논의의 출발점에 정 센터장이 있었다."대한제과협회 홈페이지 보면 대표 메일 있잖아요. 거기 그냥 제가 메일을 보냈어요. 동료들이 그러더라고요. '야, 야, 그런다고 연락이 오냐?', 그래도 '저, 누군데요, 만나주세요' 보내봤어요. 그랬더니 연락이 오는 거예요. 가서 설명드리고... 엄청 짜릿한 거 있죠(웃음). '내가 지금 변호사인가?' 가끔 '현타'가 올 때도 있지만, 재밌어요."- 재미요?"그냥 뭐... 사실 부장검사 되면서 (검찰) 나가야지 생각했었거든요. 일선에서 검사로 뛰는 게 내 스타일에 더 맞는 거 같아서. 검찰은, 공익적인 일을 하는 곳이잖아요. 지금은 영역은 다르지만 비슷한 느낌이에요. 대기업을 대리하면 덜 행복하게 일하지 않았을까. 큰 곳이랑 싸우니까 보람도 있고, 이익도 있고, 공익적 성격도 조금 있고. 그래서 재미있어요."요즘 정 센터장은 사무실 근처 중식당들을 상대로 발품을 팔고 있다고 했다. 그 이유도 단순했다. "중식당은 설탕, 밀가루, 전분당 다 쓰는 곳"이다. 그는 "중식당 사장님한테 소개받은 도매업체로부터 매입 가격 자료를 받아 공부하고 있다"면서 "담합 행위로 인해 최종적으로 어느 정도 가격이 올랐는지 감정인이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중식당 10곳이 모이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가장 큰 리스크는 배신... 담합, 조폭처럼 이뤄져"▲ 2026년 5월 21일,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및 제268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밀가루 담합 조사결과 및 대응방안을 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제당3사의 담합 행위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적나라하게 나와 있는 공정위 심의의결서는 '을' 입장에서는 화가 날 만한 문서다. 거대 회사의 대표급, 임원급, 영업팀장급 등이 텔레그램을 이용해 어떻게 거래업체를 상대로 '작전'을 짜는지 나와 있는 대목이 특히 그렇다."합의된 안을 거래처에 관철시키기 위해 거래처 방문 시기, 협상이 안 될 경우의 대응 방안 등을 세부적으로 논의하였고... (중략) 협상 경과를 서로 공유하면서 협조가 필요할 경우 담당자들이 긴밀하게 연락하여 거래처에 대해 함께 가격 인상을 압박하는 등 공조하였다." (2026년 2월 11일자 공정위 심의의결서 중)정 센터장은 "담합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배신"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정말, 그 사람들끼리 꽉 연결돼 있어야 해요. 자주 모여야 하는 게, 배신 방지 차원에서. 한 명이 배신하면 작살이잖아요. 그들끼리는 정말 똘똘 뭉쳐야 되는 거죠. 그게 담합이에요. 예전에 초등학교 운동장 인조잔디 입찰 담합 사건 있었잖아요. 지들끼리 사다리 타고 막 그래요. '이번에 요 학교는 어떻게 할까', 사다리 그리고 '띠띠띠띠 띠띠' 이러면서 '이번엔 너' 이래요. 그러니까 자기들끼리는 조폭처럼 운영해야 돼. 배신은 곧 죽음이라면서 친하게 지내고 서로 관리하고."이런 그의 입장에서 '리니언시'는 당연히 재검토가 필요하다. 담함 가담 기업이 자진 신고하거나 조사에 협조할 경우 과징금 또는 형사처벌을 감면해주는 제도다. 밀가루 담합 사건에서 CJ제일제당이 공정위 리니언시로 빠졌다. 설탕 담합 사건에서는 대한제당, 전분당 사건 경우는 삼양사가 각각 검찰 리니언시 대상이었다. 3개 품목 담합 가담사는 모두 10개 업체인데, 공교롭게도 가장 덩치가 큰 이들 3사가 리니언시를 이용한 것이다."담합은 1등 업체가 주관해요. '너희들 와' 이래가지고, 1등 업체가 지정해주는 가격으로 거의 담합을 해요. 그러니까 얘(1등 업체)가 가장 나쁜 놈이죠. 그런데 얘가 제일 먼저 빠져요, 리니언시로. 1등 업체는 돈도 많으니까 큰 로펌을 끼고 있거든. 리니언시에 대해서는 정말로 재검토가 필요해요. 그 창구를 통일할 필요도 있고요.""다른 로펌들도 적극 참전하길... 소비자가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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