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맞지만 과징금 산정엔 문제" 현대제철 불복 소송서 일부승소
자본시장 사건파일 고철 구매 가격을 담합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9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은 현대제철이 불복 소송에서 최종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다. 현대제철의 담합 사실은 인정하되 과징금 액수가 잘못 산정됐다는 서울고법의 판단이 대법원에서도 유지됐다.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달 2일 현대제철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양측의 상고에 대해 심리불속행 기각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원심 판결에 중대한 법령 위반 등의 문제가 없어 재판부가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종료하는 절차다.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제철 등 7개 제강사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철근 원료인 철스크랩 구매 가격을 담합했다. 철스크랩은 철강 제품의 생산 또는 가공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 폐철강 제품 등을 수집해 선별·가공 처리한 고철이다. 생산이 아닌 발생, 수거되는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수요가 증가해도 즉시 공급이 늘어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당시 담합은 각 기업의 공장 소재지에 따라 영남권, 경인권 권역별로 이뤄졌다. 구매팀장들은 모임 예약 시 가명을 사용하거나 모임 결과와 관련된 문서 작성을 금지하는 등 담합 사실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 2021년 1월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000억8300만원을 부과했다. 업체별 과징금은 △현대제철 909억원 △동국제강 499억원 △한국철강 496억원 △와이케이스틸 429억원 △대한제강 346억원 △한국제강 313억원 △한국특수형강 6억원이었다.현대제철은 공정위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서울고법 행정7부는 "영남권·경인권 사업자들이 구매팀장 모임을 개최한 사실, 해당 모임에서 철스크랩 기준 가격의 변동 폭과 시기에 관한 명시적인 합의가 이뤄진 사실, 현대제철이 이 같은 합의에 가담한 사실을 모두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재판부는 "이 사건 공동행위를 주도한 현대제철의 내부 문건에는 '제강사 간 협력을 통해 국내 스크랩 현안인 가격 및 수급에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며 "다른 제강사들의 내부 문건에도 '동종사 공조 강화로 가격 인하', '타사와 계획적인 가격 조정 협의 필요' 등의 내용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에 비춰 보더라도 사업자들이 공동행위의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다만 재판부는 과징금 액수를 다시 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과거 5년간 위반 행위 횟수는 2회에 불과하는데 공정위는 그 횟수가 3회라고 보고 산정 기준의 40%를 가중해 과징금 납부 명령을 했다"며 "과징금 부과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오인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현대제철과 공정위 모두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현대제철 일부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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