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리포트] 삼영전자, 청산가치 밑도는 시총…ROE 1%의 벽
저평가 코스닥 기업의 속사정을 들여다봅니다.콘덴서 생산 기업 삼영전자공업의 시가총액은 3000억원대인 반면, 자산 규모는 5638억원이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53배로, 자산가치 대비 현저한 할인 상태다. 회사는 최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한 가운데, 실질적인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1세대 전자부품 기업…알짜 자산 보유삼영전자는 1968년 변조성 전 회장이 설립한 1세대 전자부품 기업이다. 일본 니폰케미콘과의 기술 제휴를 기반으로 알루미늄·고체·하이브리드 콘덴서를 생산하고 있다. 사업 구조는 콘덴서 제품과 자재로 이원화돼 있다. 주요 고객은 가전·정보통신 세트업체로, 수요는 전방 산업 경기와 밀접하게 연동된다.국내 업체 중에선 삼화전기와 경쟁하는 가운데, 동남아·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된 상태다. 범용 제품은 중국 청도 법인에서 생산하는 등 원가 대응에 나서고 있다. 동시에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5G 분야 고객사에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로봇·드론·IoT 수요에 대응해 하이브리드 콘덴서 국산화도 추진 중이다.기업가치 측면에선 저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시총은 23일 종가 기준으로 3002억원 수준이다. 회사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3134억원이다. 회사를 인수해 청산하더라도 현금이 남는 구조다.비영업자산 규모도 크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유형자산은 1204억원이며, 일부 토지는 유휴부지로 추정된다. 지분법 투자주식 217억원, 장기투자자산 293억원을 포함하면 현금 및 비영업자산 합계는 4848억원에 달한다. 현재 시총 대비 60% 이상 높은 수준이다.재무구조는 안정적이다. 유동재고자산은 3151억원, 부채총계는 237억원에 그친다. 이익잉여금은 3755억원, 자본총계는 5400억원이다. 부채비율은 4.4%로 사실상 무차입에 가깝다.저평가의 근본 원인은 자본 효율성이다. 삼영전자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497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년 연속 개선됐다. 2023년 65억, 2024년 73억, 지난해 92억이다. 매출총이익률도 2024년 13.9%에서 지난해 18.1%로 상승했다.문제는 당기순이익이 51억원으로 전년 대비 53.6% 감소했다는 점이다. '기타비용' 135억원이 반영된 영향이다. 회사는 이를 자산가치 조정(손상차손)으로 공시했지만, 구체적인 대상 자산과 일회성 손상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순이익이 줄면서 PER(주가수익비율)은 58.63배로 높게 나타났다.자본총계가 증가하면서 ROE는 0.9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의 평균 ROE가 9% 전후임을 감안하면 낮은 수치다. 대규모 자산이 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구조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행동주의 펀드 타깃…밸류업 실행력 과제생성형 AI(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 과정을 거쳐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기업가치가 저평가 된 회사들은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됐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달 삼영전자에 주주제안을 발송하고 자사주 소각과 자신들이 제안한 감사 선임을 요구했다. 이는 팰리서캐피탈 등 아시아 거점 행동주의 펀드들이 한국의 저PBR 기업을 집중 공략하는 최근의 패턴과 유사하다.이들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주주 환원 정책에 소극적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삼는다. 기업이 보유한 현금을 배당하거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라고 요구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 기업 중 63%, 코스닥 기업 중 41%가 PBR 1배 미만에 머물고 있어 저평가 국가로 거론된다.앞서 삼영전자 최대주주인 일본케미콘(NCC)은 보수적인 자금 운용으로 인해 2021년과 2022년에 일본 행동주의 펀드 '스트래티직 캐피탈(Strategic Capita)'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스트래티직 캐피탈은 당시 "NCC의 시가총액은 회사가 보유한 현금과 상장사 지분 가치 합산보다 낮다"며 "보유한 타 기업 주식을 매각해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라"고 제안했다.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도 삼영전자의 보수적인 자금 운용 전략에 대한 '경고장'으로 풀이된다. 비영업자산 가치도 높게 잡았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운용 본부장은 "삼영전자 성남 본사 부지의 30~40%는 유휴부지로 추정되며, 추정가치는 1000억원 이상"이라며 "포승 제1공장과 상대원 공장은 일부 유휴 상태이며, 이를 반영한 비영업용 부동산 가치는 2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시장에서는 보다 직접적인 자본 효율화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합병법인 설립을 통한 ROE 반등 △유휴부지 유동화·수익화 △자사주 소각·특별배당 등 추가 주주환원 △보유 현금을 활용한 인수·합병(M&A) 추진 등이 거론된다.삼영전자는 지난달 27일 자율공시 방식으로 밸류업 계획을 밝혔다. 회사는 조세특례제한법상 '고배당기업'에 해당한다. 지난해 배당금은 57억원, 배당성향은 111%다. 순이익을 초과하는 금액을 주주에게 환원하며 자산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신호다. 다만 비영업자산 유동화, ROE 목표 등 계획은 제시되지 않았다.합작법인 설립도 추진 중이다. 삼영전자·아비코전자·일본케미콘이 참여하는 구조로, 콘덴서·MLCC·인덕터 등을 포괄하는 종합 부품사로의 확장을 목표로 한다. 다만 투자 규모는 19억원으로, 보유 현금성자산 대비 0.6% 수준에 그친다. 삼영전자는 전장·5G·AI용 고부가 콘덴서 공급을 늘릴 방침이지만, 인공지능(AI)·로봇·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테마와 연결성은 약한 편이다.삼영전자 측은 주주제안에 대해 "단기적인 주가 부양에 집중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장기적 성장 전략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투명한 정보공개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신뢰받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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