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의 계절, 룰이 바뀌었다… ‘주주충실 의무’ 첫 시험대
충실의무·자사주 소각 의무화 적용‘행동주의펀드·소액주주’ 전면전‘상법 개정’ 첫 적용에 관심 집중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1~3차 상법 개정 후 첫 주총으로, 이사 충실의무 확대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주주환원을 강화한 개정 상법 적용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기업 지배구조 패러다임 변화로 지배주주, 소액주주, 기관투자가의 표 대결과 수 싸움이 관전 포인트다.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번 주(16~22일) 유가증권시장 102개사, 코스닥시장 107개사, 코넥스시장 2개사 등 총 211개사가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다음 주도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24일)을 비롯해 약 2000개사의 주총이 예정됐다.이번 주총 시즌에는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1차 상법개정)와 ‘자사주 소각 의무화’(3차)가 적용된다.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소액주주와 행동주의펀드(기업 지분을 확보해 의결권 행사로 주주 가치 제고를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투자 목적 기금)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오는 27일 예정된 삼영전자공업 정기 주총을 앞두고 본격적인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나섰다. 자신들이 추천한 후보의 감사 선임, 회사 보유 순현금을 재원으로 3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등을 각각 상정할 것을 제안했다. 회사의 감시·견제 기능을 정상화하는 한편, 과도하게 쌓여 있는 순현금을 활용해 주주환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국내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도 DB손해보험·가비아·덴티움·코웨이·에이플러스에셋 등의 주주총회에 주주제안을 했다. 소액주주들도 지분을 결집하고 행동주의 펀드와 연대 행동에 나서고 있다. 배당 확대 정도에 그쳤던 주주 제안이 기업 의사결정에 실질적 영향력을 미치기 위한 통로로 활용되는 모습이다.기업들도 현금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 환원 강화에 나서는 한편, 지배주주의 경영권 방어에도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사회 규모와 이사 임기 조정이 대표적이다. 한화그룹 계열사들은 이사 임기를 기존 ‘2년 이내’에서 ‘3년’이나 ‘3년 이내’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안을 상정했다. 효성그룹 계열사들은 이사 정원 상한을 16명에서 7~9명으로 줄이는 안을 추진한다.이는 오는 9월 10일 시행되는 집중투표제(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대상)에 대비한 움직임이라는 평가다. 집중투표제는 소액주주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이사 선임을 위해 표를 몰아줄 수 있게 한다. 대주주가 미는 후보 중 한 명을 밀어내고 소액주주 측 후보를 당선시킬 가능성이 커진다. 그런데 한 번에 선임하는 이사 수가 줄어들면 표 몰아주기 효과가 줄어든다. 기업들이 노리는 지점은 이 대목이다.자사주 소각을 둘러싼 정관 변경도 관심사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 의무 ‘예외 조항’ 확보를 위한 자사주 보유·처분 정관 변경안과 계획 승인안에서 기업과 주주 간 눈치 싸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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