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반도체·철강·식품... '폐기물'서 미래 먹거리 찾는다
기후부, 순환경제 선도기업·산업단지 16곳 첫 지정... 재생원료 확대·규제 개선·실증특례 5년 지원▲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9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순환경제 선도기업·산업단지 육성 및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정부가 전기·전자, 반도체 소재, 철강, 식품 등 주요 산업 분야 기업과 산업단지를 묶어 '순환경제 선도기업·산업단지'로 지정했다. 나아가 향후 5년간 규제 개선과 실증, 기술개발까지 연계 지원에 나선다. 이는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산업 구조 자체를 '재생원료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19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순환경제 선도기업·산업단지로 선정된 16개 기업·기관과 한국환경공단이 참여한 가운데 '순환경제 선도기업·산업단지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순환경제 선도기업을 지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번에 선정된 곳은 전기·전자 분야의 엘지(LG)전자, 경남테크노파크, 엘엑스(LX)판토스, 칠서리사이클링센터, 오운알투텍을 비롯해 반도체 소재 분야 피케이씨(PKC), 아데카코리아, 식품 분야 삼양식품·강원바이오에너지, 철강 분야 포스코·현대제철·신진기업·세림상운·진평·흥진개발·세움산업개발 등이다.수입 원료 의존 줄이고 국내 폐자원으로 전환▲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9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순환경제 선도기업·산업단지 육성 및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정부가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공급망 불안이 있다. 최근 중동 지역 분쟁 장기화와 글로벌 원자재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료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산업계 요구가 커졌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존에 소각·매립 중심으로 처리되던 폐기물을 다시 산업 원료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정책 축을 옮겼다.핵심 과제는 ▲핵심광물·철강·냉매 등의 재생원료 생산·사용 확대 ▲공정부산물 공유 및 순환이용 ▲제품 수리·재사용 체계 구축 ▲포장재 재활용성 개선 등이다.특히 이번 사업은 개별 기업 지원에 머물지 않고 재생원료 공급망 전체를 연결하는 협력 구조와 산업단지 단위 지원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기존 정책과 차별화됐다.▲ 주요 업종과 선도·핵심적인 순환경제 협력과제 5개 선정(16개 기업 참여)ⓒ 기후에너지환경부전기·전자 분야에서는 가전제품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냉매 회수 체계 구축이 핵심이다.LG전자는 에어컨과 냉장고에서 발생하는 폐냉매를 LX판토스와 함께 회수·관리하고, 이를 칠서리사이클링센터와 오운알투텍으로 보내 재생 냉매로 생산할 계획이다. 경남테크노파크는 산업단지 차원의 표준 관리 체계 구축을 맡는다. 여기에 일부 불량이나 반품으로 폐기되던 제품을 복원해 다시 사용하는 '리퍼브(Refurbish)' 체계도 실증 사업으로 추진한다. 제품 수명을 늘리고 자원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반도체 소재 분야는 희소금속 확보 경쟁에 초점을 맞췄다. PKC와 아데카코리아는 연간 전 세계 생산량이 70~75톤 수준인 희소금속 '하프늄(Hf)' 회수에 나선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에서 재생원료를 생산하고 이를 전구체로 만들어 다시 반도체 공정에 투입하는 순환 체계를 시범 적용한다. 하프늄은 중성자 흡수 특성이 뛰어나 반도체 절연체 등에 활용되는 전략 자원이다.정부는 이번 실증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 다른 희소금속과 핵심광물 분야로 확대할 방침이다.철강 산업도 순환 전환... 식품 부산물은 에너지로, 포장재도 바꾼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9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순환경제 선도기업·산업단지 육성 및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철강 업종 역시 폐기물 처리 방식 자체를 바꾸는 실험에 들어간다. 포스코와 신진기업, 세림상운, 진평은 기존에 매립되던 공정분진·슬래그·오니류에서 철과 탄소 등 유가 성분을 추출해 고품질 재생원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현대제철은 흥진개발, 세움산업개발과 함께 규제 특례를 활용해 철강슬래그를 공유하고, 이를 활용한 슬래그 아스콘과 콘크리트 골재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식품 분야에서는 공정 부산물을 에너지 자원으로 전환한다. 삼양식품은 지금까지 소각 처리하던 공정부산물을 강원바이오에너지와 함께 바이오가스로 전환해 에너지를 생산한다. 또 식품 포장재의 재활용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알루미늄 제거와 단일 재질 적용을 추진한다. 재생원료 활용 확대와 플라스틱 사용 저감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정부는 선정된 기업과 협력체를 대상으로 올해부터 2030년까지 순환경제 경영전략을 공동 수립하고, 폐기물 규제 개선과 실증특례, 공정 개선 및 설비 지원, 연구개발 과제 발굴 등을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자원 공급망 경쟁이 나날이 심화되어 순환경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이 시점에, '순환경제 선도기업·산업단지'가 산업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정부는 각 업종의 실험과 혁신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며, 순환경제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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