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부터 화장품, 건기식, 디지털 의료기기까지-제약사, vc 품고 직접...
제약사 VC 투자 인력·시스템 내재화대웅·동아쏘시오 등 오너가 투자 전면에건기식·화장품 캐시카우로 R&D 뒷받침국내 제약회사들이 신약 개발을 위한 기술 선점과 파이프라인 확장을 위해 벤처캐피털(VC)을 직접 인수하거나 설립하는 등 투자 전문성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그동안 외부 펀드 출자 등 간접 투자 방식을 유지했다면 투자 주체를 자회사로 편입해 의사결정의 전문성을 높이고 그룹의 미래 포트폴리오를 직접 설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29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의 지주사인 JW홀딩스(096760)는 최근 인수한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신규 투자할 바이오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의 기존 투자 관련 인력을 대부분 유지한하면서 현재 3000억 원이 넘는 펀드 자금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 펀드를 빠른 속도로 투자한 뒤 새 펀드 조성에 돌입한다는 목표다. 차바이오그룹 산하의 바이오 전문 VC였던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는 알테오젠과 오름테라퓨틱, 올릭스 등 국내 주요 바이오 기업에 투자해 성과를 낸 곳으로, 스마트바이오투자조합과 글로벌헬스케어펀드 등 다수의 펀드를 운영 중이다.JW홀딩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그룹의 신약 연구개발(R&D) 역량과 외부 혁신 기술을 결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회사가 보유한 기초 연구와 임상 개발, 허가 등 전주기 인프라를 솔리더스의 투자 네트워크와 연계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다변화한다는 전략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유망 바이오텍을 조기에 발굴해 신약 개발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향후 기술 이전과 인수합병(M&A)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로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제약사가 직접 VC를 운영하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체계 구축은 업계 전반에서 포착되고 있다. 대웅제약(069620)은 2023년 자본금 100억 원을 출자해 대웅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며 전략적 투자(SI) 기능을 강화했다. 최근에는 대웅 오너 3세인 윤석민 웰다 팀장이 주도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인수를 검토하는 등 M&A 투자를 매개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중이다.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 역시 개인 자금을 투입해 바이오 벤처 투자사 NS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 전면에 나섰다.제약 업체들의 투자 영역도 바이오 기업에 국한하지 않고 확대되는 추세다. 신약 개발의 긴 호흡을 견디기 위한 캐시카우 확보 차원에서 화장품과 건기식, 디지털 의료 기기 등 접점 산업으로 투자가 다각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광동제약이 자체 VC인 KD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색조 화장품 브랜드 데이지크 운영사를 인수한 바 있다. 이후 건기식 및 화장품 제조 전문 업체인 비엘헬스케어까지 인수하며 컨슈머 헬스케어 부문 수직 계열화를 단행했다. 신기술 확보와 안정적 수익원 확보를 동시에 고려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받는다.종근당(185750)은 지주사 계열인 CKD창업투자를 통해 바이오와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CKD창업투자는 지난해 결성한 ‘스타트업 코리아 with CKD 2025 펀드’를 비롯해 ‘스마트 CKD 바이오-헬스케어 1호’ 등 다수의 펀드를 운영하며 국내외 유망 기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도 로보틱스와 뇌질환 치료제 등 바이오와 딥테크 분야 벤처에 투자를 집행하며 그룹의 R&D 시너지를 모색 중이다. 유한양행(000100) 역시 에임드바이오(0009K0) 등 바이오텍 투자를 통해 수익을 거두고 이를 다시 신약 R&D에 재투자하는 구조를 구축했다.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미 제약사가 VC의 시스템과 인력을 흡수하는 전략이 보편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았다.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는 지난해 자체 기업 주도형 벤처 캐피털(CVC)인 사노피 벤처스에 6억 2500만 달러(약 9000억 원)를 추가 투자해 전문 심사역을 대거 확충한 바 있다. VC의 운용 시스템을 회사의 핵심 역량으로 내재화하려는 포석인 셈이다. 노보 노디스크의 지주사인 노보홀딩스 역시 내부에 VC 투자 팀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면서 직접 투자 뿐만 아니라 외부 펀드에 대한 출자도 병항하는 등 전문 투자기관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제약사들이 벤처캐피탈(VC)을 직접 인수하는 것은 단순히 개별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투자 전문 인력의 안목과 네트워크를 내재화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신약 개발은 성공 확률이 극히 낮고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초기 단계부터 유망 기술을 선점하고 검증하는 능력이 필수적인데 VC가 보유한 전문적인 식견과 시장 분석 역량을 활용하면 기술력있는 투자처를 앞서 발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화장품 등 헬스케어 인접 분야 기업을 인수하거나 전문 운용사 확보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국내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외부 펀드에 출자하는 소극적인 방식이 보편화된 추세였다면 이제는 제약사가 직접 투자사를 두고 후보군을 선별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며 “회사 산하의 VC를 통해 바이오텍의 혁신 기술은 물론 수익성이 검증된 뷰티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까지 폭넓게 검토함으로써 투자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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