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는 전쟁 이후를 본다…재건·에너지 인프라주 분할매수[큰손따...
중동발 충격 진정…시선은 종전 후로건설株, 중동 수주경험 기업 수혜 높아현지 수주 가시화·정책흐름 확인해야변동성보다 방향성…포트폴리오 다변화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으로 요동치던 국내 증시는 최근 2주간의 휴전 합의와 휴전 연장 이후 점차 변동성이 축소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종전 기대감과 합의 결렬에 대한 불안이 공존하는 상황이지만 시장의 시선은 이미 ‘전쟁 이후(Next)’로 이동하는 모습이다.이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일종의 학습 효과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분쟁 발생 직후 증시는 급격한 변동성 확대를 경험했지만 대체로 한 달 내외의 시차를 두고 안정화되는 패턴을 반복해왔다.특히 2003년 이라크 전쟁과 같이 중동 지역의 구조 변화가 동반된 경우에는 초기 낙폭 이후 반등폭이 더 크게 나타난 사례도 확인된다.물론 모든 국면에서 증시가 빠르게 회복된 것은 아니다. 일부 시기에는 약세 흐름이 이어지기도 했다. 다만 이는 전쟁 자체보다는 원유 공급망 차질 여부, 경기사이클, 통화정책 등 보다 근본적인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결국 지정학적 이벤트는 ‘계기’일 뿐, 시장의 방향을 결정짓는 것은 펀더멘털이다.과거 전쟁의 경험은 투자자, 특히 고액자산가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전쟁 이후로 이동시키고 있다. 실제로 전쟁 충격으로 흔들렸던 미국 금융시장 역시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가며, 이번 이란 사태가 최악의 국면은 통과했다는 평가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반도체 다음을 묻는 순간=이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도체 중심의 상승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반도체 업종은 이미 상당수 포트폴리오 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쟁 이후 재편될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로 고려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하나의 답은 ‘재건’과 ‘에너지 인프라’라는 두 축에서 찾을 수 있다. 전쟁을 거치며 훼손된 시설에 대한 복구 수요는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동시에 에너지 공급망 재편이라는 구조적 변화 역시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이 서사는 자연스럽게 건설 및 인프라 업종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동 지역 에너지 관련 시설 피해는 이란, 카타르 등 9개국에 걸쳐 80여 곳으로 집계되며, 이 중 절반가량은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향후 상당 규모의 재건 수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재건 사업의 특성상 기존 시공사의 참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거 중동 프로젝트 경험이 풍부한 국내 건설사들에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특히 긴급 복구 성격의 사업은 일반 프로젝트 대비 공사비 협상력이 높다는 점에서 수익성 개선 기대도 반영되고 있으며, 이는 최근 주가 흐름에도 일부 반영되고 있다.여기에 에너지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이 맞물리며 업종의 투자 매력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으로 원유 수급 불안이 부각되면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재차 강조되고 있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 확보에 대한 수요 역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은 이런 변화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대규모 투자 법안 통과를 통해 약 35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인프라 투자 기반이 마련되면서 원전과 LNG를 포함한 관련 산업이 주요 투자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인공지능(AI) 산업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까지 더해지며, SMR을 중심으로 한 신규 프로젝트 수요는 구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내 건설사들은 비용 경쟁력과 공기(工期) 관리 능력 측면에서 글로벌 시장 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더불어 정부가 정상외교를 중심으로 원전 수출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다. 정책적 지원이 수반된 원전 세일즈는 단기 이벤트를 넘어 중장기적인 수주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투자 모멘텀으로 해석할 수 있다.이런 흐름을 종합해 보면, 전쟁 이후 전개될 재건 사업과 에너지 인프라 재편 과정에서 국내 건설 업종은 다시 한번 주목받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 2010년대 초반 중동 수주 사이클과 유사한 흐름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반도체 중심으로 편중된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면, 건설 및 인프라 업종은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재건 수요와 에너지 투자 확대라는 두 가지 흐름을 동시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산 투자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단기 테마 아닌 구조적 변화로 접근해야=다만 유의할 점도 분명하다. 현재 주가에는 이런 기대가 일정 부분 먼저 반영돼 있으며, 재건 사업의 경우 실제 피해 규모와 복구 일정이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또 원전 역시 수주 기대가 현실화하는 과정과 속도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실제로 17일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건설 상장지수펀드(ETF) 2종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15.96%로 집계됐다. 올해 100여일 남짓 만에 주가가 두 배 이상으로 급등했다.KODEX 건설 ETF는 지난해 말 4115원에서 9045원으로 급등하며 119.8%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TIGER 200 건설 ETF도 4625원에서 9810원으로 112.1% 치솟았다.KODEX 건설 ETF는 같은 날 기준 현대건설(23.09%)을 가장 높은 비율로 담고 있고, 삼성E&A와 대우건설도 각각 18.02%와 15.14%의 비중으로 편입하고 있다. TIGER 200 건설 ETF 역시 현대건설(26.26%)과 삼성E&A(16.50%), 대우건설(13.62%) 순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편입 종목 대다수가 이란 전쟁 피해 지역 관련 수주 경험이 있는 건설사다.따라서 투자 관점에서는 단기적인 기대감에 따른 추격 매수보다는, 수주 가시화 과정과 정책·외교 흐름을 함께 확인해 나가며 보다 긴 호흡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분할 매수를 통해 변동성을 관리하면서 중장기적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방식이 보다 현실적인 대응이 될 수 있다.결국 관건은 이 흐름을 ‘단기 테마’로 볼 것인가, ‘구조적 변화’로 볼 것인가에 있다. 여러 환경을 종합해 볼 때 이번 변화는 단순한 단기 이벤트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에너지 안보 강화 기조 속에서 각국 정부는 안정적인 전력 확보와 인프라 구축을 핵심 정책 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투자 수요 역시 구조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특히 원전과 SMR은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으며 주요국의 정책적 지원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건설 수주 확대를 넘어 기자재, 설계, 운영 및 유지보수 등 산업 전반에 걸친 파급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또 AI, 빅데이터, 디지털 트윈 등 첨단 기술의 도입은 건설 및 에너지 인프라 산업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공사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은 물론, 운영 단계에서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까지 강화되며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결국 지정학적 리스크 이후의 투자 환경에서는 단기적인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구조적인 변화의 방향을 읽는 안목이 중요하다. 전쟁 이후의 시대에는 재건과 에너지 인프라가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모색하는 투자자들에게 의미 있는 선택지가 될 것이다.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이런 흐름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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