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뷰] '캐논' 어디가고 '멍뉴'…월드컵 광고판에 '경제'가 보인다
[앵커]오늘 '뉴스 뷰'에선 한주간 글로벌 경제와 안보 이슈를 살펴봅니다. 김충령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김 기자,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어떤 내용인가요?[기자]오늘은 월드컵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어제 남아공과의 예선 3차전 시청하신 분들, 많이 아쉬우셨을겁니다. 32강 자력 진출에 실패한 상황에서 다른 조의 모든 경기를 초조하게 지켜보게 생겼는데, '경우의 수' 따지느라 머리 복잡할 때 경기장 광고판도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아 준비했습니다. '월드컵 광고판을 보면 글로벌 경제의 흐름이 보인다' 입니다.[앵커]국제 스포츠경기 광고판에는 통상 코카콜라, 아디다스, 현대기아차 같은 글로벌 대기업 사명이 적혀있는데, 요즘 들어 처음 보는 회사들도 많아졌더라고요.[기자]네 그렇습니다. 현재 FIFA의 글로벌 파트너와 스폰서 기업을 살펴보면 현대차를 비롯해 말씀하신 코카콜라, 아디다스 까지는 익숙한데 그 외에 중국 전자기업 레노버, 하이센스 우유회사 멍뉴유업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그리고 카타르항공 등이 있습니다. 약 30년 전인 1994년 미국월드컵 때는 역시 코카콜라, 아디다스, 맥도날드 있고요. 일본 전자업체 캐논, 후지필름, JVC 그리고 유럽의 필립스 등이 눈에 띕니다.[앵커]전세계인이 지켜보는 월드컵이다보니 광고 비용이 엄청나다고 들었는데, 일본과 유럽 기업의 자리에 중국, 중동 기업들이 들어간거네요.[기자]그렇습니다. 현 시점 기준으로 피파 주관 모든 대회에 마케팅할 권리를 가지는 글로벌 파트너가 되려면 4년에 우리돈 2000억원 가량을 내야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월드컵만 후원하는 스폰서는 1000억원 안팎입니다. 일본 카메라·TV·비디오가 글로벌 시장을 휩쓸던 시기 일본 기업들은 '일본 제품은 최고 품질'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거액의 투자를 마다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소니를 끝으로 일본 기업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 자리를 중국 기업이 들어온 셈인데 하이센스는 도시바의 TV파트를 인수한 기업이죠. 도시바는 2000년대 초반까지 월드컵 스폰서였습니다. 세계 PC시장 1위인 중국의 레노버는 2014년 IBM의 PC사업부를 인수했고요. 멍뉴유업은 14억 중국시장에서 유제품 선두를 다투는 기업입니다.[앵커]일본기업의 글로벌 경제 지위가 추락했다 이렇게 보면 되는것일까요?[기자]최근 일본 언론도 월드컵 경기장에서 사라진 일본기업 광고판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일본 전자업체들이 TV나 카메라 같은 소비자 대상 사업을 줄이고 대신 반도체 소재, 산업 인프라 등 B2B 그러니까 기업간 거래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서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하던 'Made in Japan'이 지금 현재 '뜨는 해'가 아니란 것을 부인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앵커]반대로 중국과 중동 산유국들의 성장세가 무섭고요. 그런데 중국은 이번에 월드컵 본선 진출에도 실패했잖아요. 그런데도 이렇게 월드컵 광고까지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기자]중국 축구팀의 축구 실력과는 별개로 중국 시청자들은 월드컵을 사랑합니다. 게다가 중국 기업들이 내수시장만 보고 월드컵 광고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월드컵에 광고하는 중국 기업은 현재 세계적인 기업이라기보단 그 자리를 노리는 '뜨는 해'들이니까요. 월드컵 광고를 통해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세계적인 브랜드로 인식시키는 것이 목표죠.[앵커]중동 산유국 기업들이 광고하는 것도 중국 기업과 마찬가지 목표라고 봐야할까요?[기자]네 평범한 소비자의 지갑을 열려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탈바꿈하기 위한 광고라고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람코 하면 중동 산유국의 기름 파는 회사라고 여겨지는데 세계 최고의 미래 에너지·기술 기업으로 인식되길 바라는 것이겠죠. 게다가 사우디아라비아는 2034년 월드컵을 유치했지 않습니까. 국가 이미지 홍보의 측면도 있겠습니다. 카타르항공 역시 항공권 파는 것보다는 국가 이미지 홍보가 주 목적이란 평가를 받습니다.[앵커]일본 기업이 중국, 중동 기업의 광고판으로 채워질 동안 자리를 지킨 유일한 한국 기업 현대기아차인데, 이 회사는 언제부터 피파의 공식 파트너였습니까?[기자]27년 전인 1999년부터입니다. 그 전까지 자동차부문 파트너사는 독일의 오펠이었는데, 2002년 월드컵이 유럽과 시차가 큰 한국과 일본에서 열려자 광고를 뺐습니다. 그 자리를 두고 현대차와 도요타가 각축을 벌였습니다. 당시 현대차 매출이 약 14조원 정도였는데, 140조원인 도요타를 제친 것이라 주목을 받았죠. 그 후 현대차는 그야말로 '뜨는 해'였습니다.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려 판매량 세계 3위까지 올라섰습니다. 참고로 당시 유럽의 빅3로 불리던 오펠은 이후 유럽의 경기침체와 신흥 자동차 브랜드의 공세에 밀려 2017년, 지금의 '스텔란티스'에 매각됐습니다. 기업의 흥망이 월드컵 광고 때문이라는 얘기는 물론 아닙니다. 다만 글로벌 경제의 흐름이 축구장 광고판에 비친다고 할 수는 있겠습니다. 마무리> 4년 뒤 2030년 월드컵에는 또 어떤 글로벌 기업들이 광고판을 차지하고 있을지 기대가 되네요. 김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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