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지분 사들이자 … 요동치는 주가
일각선 경영권 분쟁 우려도SNT, 스맥 최대주주 등극해주총 앞두고 잇단 가처분 제기야놀자도 모두투어 대주주로KCC는 노루홀딩스 지분매입견제하려 샀다가 차익 얻기도증시 불장 속에서 기업들이 다른 상장사 주요 주주에 등극해 견제에 나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에서 경쟁사의 지분 매입은 주가를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2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스맥과 SNT그룹 간 소송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스맥은 국내 공작기계 2위 기업으로 SNT다이내믹스와 사업 영역이 일부 겹친다.SNT홀딩스와 최평규 SNT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스맥 지분율을 20.20%까지 늘려 최대주주에 오른 뒤 경영권 영향으로 보유 목적을 변경했다. 이후 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주주 명부 열람·등사 가처분을 제기해 법원에서 인용 결정을 받았다. SNT는 그룹 주요 경영진을 사내이사 후보로 선임하라는 주주제안도 제출한 바 있다. 그런데 지난 25일 SNT홀딩스가 주주 명부 열람·등사 허용 가처분 인용에도 이행이 지연됐고, 정상적인 영업일에도 고의적으로 전체 사무실을 폐쇄해 안건 상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공개 항의에 나섰다.또한 이 과정에서 스맥 경영진이 SNT홀딩스와 계열사 주식을 1~10주 매수해 SNT 측에 주주 명부 열람·등사를 요청하며 '맞불 작전'에 나섰다고 폭로했다. 그러자 스맥은 입장문을 내고 "고의로 사무실을 폐쇄해 송달을 회피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집단 소속 주주의 청구에 대해 보다 엄격한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SNT 측은 우리사주조합의 의결권 행사 금지를 비롯해 가처분을 제기한 상황이어서 주총까지 대립이 예고되고 있다. 작년 11월 4000원 선이던 스맥 주가는 6000원 선까지 올랐다.공개적인 캠페인이 없더라도 경쟁사 지분 매입은 경영진에 위협으로 읽히는 분위기다. 야놀자는 지난 12일 모두투어 지분율을 14.44%로 끌어올리며 단일 최대주주에 올랐다. 야놀자 측은 단순 투자 목적임을 고수하고 있지만 지분 확대에 모두투어 주가는 들썩였다. 기존 모두투어 최대주주인 우종웅 회장 일가도 지난해 말 우호지분을 늘리며 대응에 나선 상태다.재계 주식 부자로 꼽히는 KCC는 지난해 경쟁사 노루페인트의 지주사 격인 노루홀딩스 지분을 9.9%까지 확보하며 2대 주주에 등극했다.KCC가 그간 삼성물산이나 HD한국조선해양 등 범현대가에 투자했지만 동종 업계 지분을 사들인 건 이번이 처음이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KCC 측은 일반 투자 목적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주주 행동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호반그룹도 지난해 초 (주)LS 지분을 3% 이상 취득한 사실이 알려지며 양측 간 긴장감이 고조됐다. 두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전선과 LS전선은 수년간 특허 분쟁을 벌인 바 있다.이후 LS 측은 한진그룹과 지분 교환을 단행하며 우군 확보에 나섰다. 호반그룹은 2022년부터 대한항공 최대주주인 한진칼 지분도 잇달아 매입해 2대 주주에 오른 바 있다.다만 지난해 11월 호반이 돌연 (주)LS 지분 일부를 덜어낸 것으로 파악되며 갈등은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호반 측은 상당한 평가 차익을 누렸을 것으로 보인다.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행동주의 펀드에 출자해 우회적으로 경쟁사를 압박하는 경우도 있다"며 "백기사로 알려진 기업들도 실제로는 속내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우수민 기자]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