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동아원, 동전주 퇴출 압박...주식병합으로 급한 불 끄기
사조동아원이 10대 1 주식 액면병합을 추진한다. 회사는 유통주식수 조정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한국거래소의 동전주 퇴출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사실상의 상장 유지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규모 과징금 부담과 실적 부진으로 지난달부터 주가가 1000원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뚜렷한 밸류업 정책 없이 액면병합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기업가치 제고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10대 1 액면병합 추진...동전주 벗어나나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조동아원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1주당 가액을 500원에서 5000원으로 높이는 10대 1 주식 병합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총수는 기존 1억 4114만 4600주에서 1411만 4460주로 10분의 1로 줄어들게 된다.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병합 목적을 '적정 유통주식수 유지'라고 밝혔다. 이번 주식병합 안건은 내달 29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거친 뒤 오는 8월 13일 자로 신주 효력이 발생할 예정이다그러나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동전주 상장폐지 위기를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달 1일부터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일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이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간 1000원 선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사조동아원 주가 추이/출처=네이버 Npay증권23일 종가 기준 사조동아원 주가는 772원으로 거래소 기준을 밑돌고 있다. 주가 부진의 배경에는 실적 악화와 대규모 과징금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사조동아원을 포함한 7개 제분업체에 밀가루 가격 및 판매물량 담합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조동아원에 부과된 과징금은 1830억원으로 적발 업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과징금 부과 전까지만 해도 1000원대를 유지했던 주가는 소식 발표 후 주가가 급락했고 이날 지난 5년 사이 최저가인 772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해당 과징금을 지난해 충당부채 1672억원으로 선반영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매출은 6743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137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최종 과징금과 충당부채 차이가 크지 않아 추가 손실 인식 부담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다만 실제 과징금 납부로 유출될 자금을 고려하면 재무 부담은 상당하다.올해 1분기 말 기준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83억원에 불과해 향후 영업을 통한 현금 창출과 유동성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그러나 올해 실적 전망도 녹록지 않다. 지난 1분기 매출은 내수 소비 둔화와 수입 밀가루 유입 증가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1554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61억원으로 약 40% 줄었다.밸류업 로드맵 부재…지배구조 정리 효과도 미미문제는 재무적 부담이 가중된 상태에서 액면병합 후에도 주가를 부양할 명확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전략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사조동아원은 이달 초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최근 3년간 기업가치 제고 계획 수립이나 이사회 개최를 하지 않았으며, 현재 배당을 포함한 명문화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은 별도로 수립하고 있지 않다"고 명시했다.주주환원 역시 뚜렷한 기준 없이 진행되고 있다. 배당성향은 2023년 20%, 2024년 11%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적자전환으로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사조동아원은 "현재 배당을 포함한 명문화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은 별도로 수립하고 있지 않으며 향후 경영환경, 재무상황 및 재원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안정적인 배당정책과 주주환원 방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라고만 밝혔다.더불어 최근 사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도 주가에는 별다른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사조그룹은 지난해 대기업집단 지정 이후 순환출자 고리 해소와 지배구조 정비의 일환으로 사조산업, 캐슬렉스서울, 사조CPK 등 계열사들을 통해 꾸준히 사조동아원 지분을 장내 매입해 왔다. 통상적으로 대주주와 계열사의 지속적인 지분 매입은 유통주식수 감소와 맞물려 주가 상승 기대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2023년 말 52% 수준이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지난 1분기 기준 64.88%까지 확대됐다. 그럼에도 사조동아원의 주가는 장기간 박스권에 머물렀고 최근에는 1000원 아래로 내려앉으며 반등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병합은 주가를 기계적으로 높여 상장유지 요건을 충족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기업의 본질 가치까지 높여주지는 못한다"며 "결국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영업현금흐름 개선과 수익성 회복, 그리고 예측 가능한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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