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K바이오 재편]② 제약주 지분 감소…투자 선결조건 'R&D'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경 /사진=국민연금국민연금이 전통 제약주 포트폴리오를 두고 옥석가리기에 나섰다. 안정적인 내수 매출과 해외 진출 성과를 갖춘 기업이라도 후속 성장동력이 확인되지 않으면 투자 비중을 낮추는 흐름이다. 약가 인하와 고환율로 마진 부담이 커진 가운데 차기 연구개발(R&D) 성과 여부가 핵심 투자 판단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유한양행 지분 6년 만에 40% 감소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 과정을 거쳐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16일 국민연금공단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연기금은 올 1분기 유한양행 지분율을 6.83%로 공시했다. 지난해 3분기 7.85%였던 지분율이 1.02%포인트(p) 낮아진 수치다. 보유 주식 수는 627만6617주에서 543만9580주로 83만7037주 줄었다.과거 보유 수준과 비교하면 감소 폭은 한층 커진다. 국민연금은 2019년 8월27일 기준 유한양행 지분율을 11.64%까지 높인 바 있다. 직전 보고일인 2018년 11월6일 10.63%에서 1.01%p 늘린 수치였다. 당시 유한양행은 안정적인 처방의약품 매출과 연구개발(R&D) 성과 기대를 갖춘 전통 제약 대표 보유주다. 그러나 올 1분기 지분율은 6.83%까지 내려와 6년여 만에 4.81%p 감소했다. 지분율로 따지면 40% 넘게 떨어졌다.이는 페암 신약 렉라자를 잇는 후속 성장동력이 확인되기 전까지 투자 속도를 조절한 흐름으로 풀이된다. 유한양행은 2018년 미국 얀센에 렉라자를 총 12억5500만달러(1조8816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하며 신약 수익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마일스톤, 로열티 등 누적 기술료만 4000억원 이상 확보했다. 이달엔 유럽 상업화에 따른 3000만달러(450억원) 마일스톤도 수령할 예정이다. 다만 회사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1건 이상 LO를 추진하겠다고 제시한 것과 달리 렉라자를 잇는 대형 계약 성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녹십자·종근당·동아 비중 줄줄이 축소…성장성 입증 과제연기금은 유한양행 외에도 제약주 투자를 줄줄이 축소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GC녹십자 보유 주식은 2024년 말 기준 123만662주, 지분율은 10.53%였다. 하지만 이듬해인 작년 12월엔 7.69%(89만8957주)까지 덜어냈다. 1년 새 보유 주식은 33만1705주 줄었고 지분율은 2.84%p 하락했다. 이외에도 종근당홀딩스 지분은 2023년 11월 5.34%에서 올해 1월 4.29%로 줄였다.이들 전통 제약주는 내수 방어주 성격이 강하다. 국민연금이 2024년 말 7.05%였던 GC녹십자 지분율을 10%대로 높인 것도 당시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정적인 국내 매출을 갖춘 제약주를 담은 흐름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환율에 따른 마진 압박, 약가 인하 등이 맞물리면서 비중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R&D 성과도 전통 제약주 안에서 희비를 갈랐다. 동아에스티는 작년 2월 6.81%에서 같은 해 11월 5.78%로 하락했다. 전문의약품과 해외사업 확대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해 과민성 방광 치료제 DA-8010, 면역항암제 AFM32 등 핵심 파이프라인 2건이 개발 중단되면서 성장성 입증 과제가 커진 상황이다.반면 R&D 기대가 살아 있는 종목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대표적인 곳이 한미약품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1.29%를 보유하고 있던 한미약품 지분을 올해 3월17일 10.14%까지 낮췄지만 같은 달 31일에는 10.98%로 다시 높였다. 보유 주식도 129만9234주에서 140만7124주로 10만7890주 늘었다. 이는 회사가 지난해 12월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한 비만 치료제 에페글라나타이드의 상업화 기대감이 반영된 흐름으로 해석된다. 경영권 분쟁 이후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도 실적 안정성과 R&D 모멘텀을 함께 갖춘 점이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했다.증권사 한 관계자는 "연기금 자금이 제약·바이오 업종으로 흐르더라도 과거처럼 안정적인 내수 매출만 보고 전통 제약주를 담는 성향은 약해졌다"며 "약가 인하와 고환율로 마진 부담이 커진 만큼 후속 R&D 이벤트와 글로벌 매출, 기술수출 가능성이 있는 종목으로 선별 투자가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