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리츠 1호 법정관리'의 파장… '제2 제이알' 막을 수 있나 ...
국토부·금감원·부동산원 긴급 점검28일 특별검사 착수 이어 29일 합동 관계기관 회의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 타워(사진=제이알글로벌리츠 제공)'공모 상장 리츠 1호 법정관리'의 충격이 하루 만에 정부 합동 점검과 시장 전반의 재무 건전성 재평가로 번졌다. 단발 사건인지, 한국 상장 리츠 구조의 빈틈을 보여준 신호탄인지를 가르는 질문이 시장에 던져진 셈이다. 시가총액 10조원, 25개 종목으로 커진 한국 상장 리츠 시장이 시험대에 올랐다. 29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부동산원 함께 합동 관계기관 점검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제이알글로벌리츠 회생 신청에 따른 시장 불안 확산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취지다. 국토부는 전날인 28일 이미 제이알글로벌리츠에 대한 특별검사에 착수해 부실화 과정에서 법상 의무 위반 사항을 점검 중이다. 신용평가사들의 시간표를 짚어보면 위기의 속도가 또렷이 드러난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동사 등급을 지난 3월 2일까지 'A-/안정적·A2-'로 유지하다 같은 달 3일 'A-/부정적'으로, 4월 20일 'BBB+/하향검토' 및 'A3+/하향검토'로, 27일에는 같은 날 두 차례에 걸쳐 'BB+/하향검토'→'C/하향검토'로 끌어내렸고, 28일 결국 'D/D'로 확정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도 같은 날 무보증사채와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각각 BB+↓, B+↓에서 D로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2026년 4월 27일자로 동사가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고 동일자로 만기도래한 전자단기사채를 미상환한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사유를 밝혔다. 신평사들의 진단은 일치한다. 자산이 무너진 게 아니라 단기 자금 줄이 끊어졌다는 것이다. 한신평은 "동사가 부도에 이르게 된 것은 보유자산 가치가 전면적으로 훼손되어 채무상환 재원이 소멸한 사례라기보다는 자산은 일정 수준의 담보가치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 가용 유동성 확보에 실패하면서 적기상환 능력이 훼손된 유동성 위기 사례로 판단한다"고 명시했다.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상장리츠들은 2022년 이후 금리상승 국면을 소화하며 자산가격 조정과 차입부채 확대 등을 겪었고, 자산가치 대비 차입부담도 증가한 상태다. 이번 제이알글로벌리츠 법정관리 사태로 이들에 대한 투심이 악화되며 29일 KB스타리츠(-2.95%), 미래에셋글로벌리츠(-1.53%), 마스턴프리미어리츠(-9,85%),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3.20%), 디앤디플랫폼리츠(-6.46%), 이지스레지던스리츠(-2.00%)와 같은 해외투자 상장 리츠들은 일제히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특히 KB스타리츠는 제이알글로벌리츠와 마찬가지로 유럽투자 비중이 높아 운용자금의 77% 가량을 벨기에 노스 갤럭시 타워에 투자하고 있으며, 자산 가치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프랑스 크리스탈파크),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미국 오피스 자산), 미래에셋글로벌리츠(페덱스·아마존 등 물류센터)도 금리 상승과 자산 재평가 국면에서 자유롭지 않다. 디앤디플랫폼리츠(일본 아마존 물류센터)와 이지스레지던스리츠(미국 임대주택·대학기숙사)는 해외자산 장부가치 비중이 각 총자산 대비 5~30%로 집중도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시장 전이 가능성은 "제한적"...'부정적' 경계 신호는 분명 시장 전이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제한적'이라는 진단이 우세하다. 한신평은 "금번 제이알글로벌리츠의 Credit Event가 상장리츠 전반의 신용도에 단기간 내 가시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LS증권의 조수희 애널리스트도 "기관투자자 중심인 국내 크레딧 시장 센티먼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판단했고, "최근 금융당국이 채안펀드 증액 검토하는 등 선제적 안정장치를 작동하고 있는 점 감안시, 전반적으로 크레딧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함"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김은기 글로벌채권팀장 역시 "동사 회사채 중 기관 투자자 비중이 크지 않아 손실이 제한적이라는 점과 일반 기업이 아닌 리츠라는 특수한 형태를 띄는 회사채에서 발행한 이벤트라는 점에서 크레딧 시장의 투자 심리 위축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경계 신호도 분명하다. 한신평은 "금번 사례를 계기로 리츠의 유동성 대응능력, 현금흐름 접근성, 차입구조 등에 대한 투자자의 경계감이 확산될 경우 그동안 안정적인 임대수익과 우량 자산가치를 기반으로 자본시장 접근성을 유지해 왔던 상장리츠의 유동성 관리 부담 등이 확대되면서 재무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나증권 김상만 애널리스트는 무담보 채권자(국내 회사채·단기사채 투자자)의 회수율이 해외 대주단의 행동에 좌우된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해외 대주단의 경우 원금 회수가 일차적인 목적이기 때문에 매각 가격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판매 채널도 변수다. 업계에 따르면 제이알글로벌리츠 채권은 고금리 메리트를 앞세워 리테일 채널을 통해 개인투자자에게 주로 팔린 것으로 파악된다. 손실이 현실화될 경우 판매기관의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옮겨붙을 여지가 있고, 이는 곧 리츠 채권 발행·판매 절차 전반에 대한 감독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금감원도 국토부와 협조해 단기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상장 리츠인 만큼 그동안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월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추진한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검토한 바 있고, 당시 부동산 감정가액 관련 불확실성 등이 문제가 되면서 회사는 유상증자를 자진 철회했다. 시가총액 10조원, 종목 25개로 커진 한국 상장 리츠 시장이 사상 첫 회생 신청을 만났다. 한 달 새 A-에서 D로 추락한 신용등급 그리고 리츠 시장 전체가 합동 점검 회의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 특수 사례로 끝날지, 구조 개선의 분기점이 될지에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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