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 속… ‘해외 빌딩 투자’ 리츠株 폭락
제이알글로벌리츠 회생 신청 불똥제이알글로벌리츠의 주요 투자 자산인 벨기에 브뤼셀 소재 파이낸스 타워 컴플렉스. /제이알투자운용 서울 종로구에 사는 김모(50)씨는 오랜만에 주식 계좌를 열고 화들짝 놀랐다. 지난 2021년 4월쯤 “벨기에에 있는 큰 빌딩에 투자한 회사”라는 지인의 말을 듣고 1000만원을 투자했던 리츠(부동산 투자 회사) 제이알글로벌리츠가 매매가 중단된 사실을 알게 돼서다. 김씨는 “주가가 4분의 1 토막 난 상황에 그나마 현금 배당은 나와서 울며 겨자 먹기로 들고 있었는데 거래마저 막혔다”며 “은퇴를 대비해 각종 리츠 상품에 골고루 투자해뒀는데 전부 팔아치워야 되나 고민 중”이라고 했다.국내 증시에 상장된 최초의 해외 부동산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사채를 갚지 못해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리츠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리츠란 투자자들의 돈을 상업용 오피스 등에 투자해 임대료와 시세 차익을 올리는 회사다. 투자자들에게 평균적으로 연 5~7%의 배당을 지급해, 현금 흐름을 중시하는 은퇴자들에게 인기를 끌어왔다. 하지만 최근 해외 주요 도심에 있는 오피스 건물마저 가치 하락과 함께 담보인정비율(LTV)이 낮아지고,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리츠 시장이 휘청이고 있다.폭락하는 해외 투자 리츠 올해 국내 증시의 역사적인 ‘불장’ 속에서도 해외 투자 상장 리츠들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대표적으로 지난 27일 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한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올해 들어 주가가 반 토막 아래로 꼬꾸라졌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2일 2845원을 기록했는데, 매매 중단 전날인 지난 27일 1182원에 그쳤다. 연초 대비 58.5% 폭락한 셈이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최근 벨기에 파이낸스타워 등 해외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면서 신용 등급이 ‘A-’에서 투기 등급에 해당하는 ‘BB+’로 하향됐다. 여기에 얼마 전 단기 사채 400억원을 갚는 데 실패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제이알글로벌리츠와 마찬가지로 유럽 오피스 투자 비율이 큰 KB스타리츠의 주가는 지난 1월 2일 3390원에서 29일 2140원으로 36.9% 폭락했다. KB스타리츠는 전체 운용 자금의 약 77%를 벨기에의 ‘노스 갤럭시 타워’에 투자하고 있다. 같은 기간 프랑스의 ‘크리스탈파크’ 오피스 등에 투자한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1659원에서 1236원으로 25.5% 떨어졌다. 그나마 미국 부동산 투자 비율이 높은 미래에셋글로벌리츠(14.1%)와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11.4%)는 낙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자산 가치 하락에 고금리 ‘이중고’ 문제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부진에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리츠 시장이 회복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자산 가치 하락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LTV가 낮아져 기존 대출을 갚아야 하는 데다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커지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글로벌 부동산 리서치 기관 그린스트리트에 따르면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 지수(CCPI)는 지난 1월 130.3을 기록했다. 2022년 기록한 최고치(155.0) 대비 약 16% 떨어졌다. 같은 기간 특히 오피스 부문이 35% 하락했다. 유럽 상황도 비슷하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최근 보고서에서 “유럽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경제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부진했다”며 “지난해 3분기 판매량은 10년 만에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고 했다.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신용 시장 전반의 부실 위험에 대한 경고가 나온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8일 한 행사에서 “오랫동안 신용 경기 침체가 없었던 만큼 실제로 발생하면 충격은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했다. 제이알글로벌리츠처럼 빚을 갚지 못하거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쌓이면 시장 전체가 휘청일 수 있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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