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카르텔]③ 재판부가 짚은 반복된 담합…2008년에도 벌금형
자본시장 사건파일/이미지 제작=박선우 기자, 자료=게티이미지뱅크 제당사들이 설탕 가격 담합 혐의로 최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이들의 과거 전력을 언급했다. 유사 사건에서 형사 고발 면제 등을 받은 적이 있는데도 범행을 되풀이했다는 지적이었다. 이는 과거 CJ(현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제당 3사가 15년간 설탕 출고량과 가격을 담합한 사건을 가리킨다. 이 사건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제당사들은 1991년 1월부터 2005년 9월까지 설탕사업부문 본부장, 임원, 영업부장 회의 등을 통해 설탕의 내수 부문 반출 비율과 공장도가격을 합의하고, 합의 내용을 실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조사 과정 중 자진 신고를 한 CJ를 고발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검찰은 공범 가운데 일부가 고발되면 다른 공범에게도 고발 효력이 미친다며 CJ도 기소했다.2008년 2월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구회근 판사는 삼양사와 대한제당에 각각 벌금 1억5000만원과 1억2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각 회의 당시의 경제 사정을 고려해 공급 물량이나 공급가격 변경 등을 수시로 협의한 사실,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각각 상대방 회사에 기존 합의를 파기한다는 취지의 의사표시를 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이어 "공정거래법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하면 이들이 1990년 말경부터 2005년 9월경 사이에 공동으로 했던 기본 합의 및 그에 따른 수회의 구체적인 추가 합의는 전체적으로 1개의 합의 행위를 구성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또 각 법인이 이 사건 합의에서 차지한 역할과 시장 점유율, 과징금 액수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다만 함께 기소된 CJ에 대해서는 공정위 고발 없이 공소가 제기돼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공소 기각 판결을 내렸다. 이후 해당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설탕 담합 사건은 이후에도 반복됐다. 제당사들은 2021년부터 약 4년간 가격 인상 여부와 시기, 변동 폭 등을 사전에 조율해 3조2715억원 규모의 담합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올해 4월 재판부는 CJ, 삼양사 각 법인과 전·현직 임직원 11명에게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을 선고했다. 대한제당은 자진신고 감면 제도(리니언시)를 적용받아 기소되지 않았다.재판부는 "CJ와 삼양사는 과거 밀가루, 설탕 등 담합 사건에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자진 신고자 감면 제도를 통해 형사 고발이 면제되거나 과징금 감경을 받은 사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임직원들이 또다시 이 사건 범행을 했다"고 판시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