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카르텔]② 가격 내릴 때도 담합…경쟁 피하고 수익 유지
자본시장 사건파일 챗GPT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이미지 제작=박진화 기자 3조원대의 설탕 가격 담합 혐의를 받는 CJ제일제당과 삼양사 전현직 임직원들이 가격 인상뿐 아니라 인하 과정에서도 시기와 폭을 사전에 조율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별기업이 가격을 낮출 때 발생할 수 있는 경쟁을 피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기 위함이었다.이 사건 1심 판결문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2024년 4월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제당3사 관계자들에게 "2023년 말부터 원당 시세가 하락하면서 가격이 안정된 상태이니 설탕 가격 인하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당시 관계자들은 원당 시세 하락 정도 등을 고려할 때 값을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슷한 시기 거래처의 인하 요구에도 이들은 '아직 가격을 낮출 상황이 아니니 버텨볼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농림부 관계자로부터 같은 요청을 다시 받자 제당사들은 인하 폭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꿨다.결국 제당사 모두 합의된 내용과 같이 농림부에 '2024년 7월1일자로 설탕 가격 ㎏당 50원 인하'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삼양사 관계자 등에게 '당사는 농림부에 의견을 전달했으니 적절한 시점에 동일한 톤앤매너(어조와 태도)로 입장을 전달하기 바란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거래처가 '설탕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제당3사 모두 가격 인하에 협조하지 않으면 입찰할 수밖에 없다'는 의사를 밝혔을 때도 CJ제일제당과 삼양사는 함께 대응책을 논의하고 가격 인하에 합의했다. 검찰에 따르면 원당가가 하락한 시기에도 설탕 가격 인하 폭은 크지 않아 제당사들이 이익을 가져갔다. 지난해 11월 검찰은 각 법인과 전현직 임직원들을 재판에 넘기며 "제당사들은 원당 가격이 오를 때는 설탕 가격 인상에 신속히 반영하면서 원당 가격이 하락할 때는 가격 인하를 과소 반영하는 방법으로 이익을 취하고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전가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도 "이 사건의 공동행위가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의 담합이라고 하더라도 피해는 실수요 업체가 제조한 제품을 소비하는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피고인들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아울러 제당3사의 국내 설탕 시장 점유율이 약 90%에 달해 이 사건의 공동행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 담합과 관련된 거래 규모 등을 양형에 고려해 올해 4월 피고인들에게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 벌금형을 선고했다.
원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