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그룹 줌인] 해외서 매출 74% 올리는데…고환율 부메랑
/생성형AI(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원·달러 환율 상승은 일반적으로 수출 기업의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벌어들인 매출을 원화로 환산할 때 금액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동차 부품사 서연이화에는 이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다. 해외 매출 비중이 70%를 넘지만 환율 상승 국면에서 순이익이 오히려 크게 감소했다.해외 기반 글로벌 부품사서연이화의 2025년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은 3조3624억원으로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이 2조5040억원으로 전체의 74.5%를 차지한다. 미국이 31.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유럽 15.8%, 인도 13.1%, 멕시코 6.7% 순이다. 해외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전형적인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다.하지만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616억원으로 전년 동기 1061억원 대비 41.9%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406억원으로 전년 동기 1502억원 대비 6.4% 감소하는 데 그쳤다. 생산과 판매 등 본업의 실적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지만 환율 영향이 금융 손익 구간에서 크게 작용하면서 순이익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는 이유는 단순하다.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해 해외에 판매하는 기업의 경우 매출은 달러로 발생하지만 생산 비용은 대부분 원화로 지출된다. 환율 상승은 원화 기준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만 비용은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이 개선된다.예컨대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차량 한 대를 3만달러에 판매한다고 가정하면 환율이 1200원일 때 원화 기준 매출은 3600만원이지만 환율이 1500원으로 상승하면 4500만원이 된다. 환율 상승만으로도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증가한다.하지만 서연이화의 사업 구조는 이와 다르다. 서연이화는 한국에서 부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기업이 아니다. 미국·인도·멕시코·유럽 등 완성차 생산 거점에 현지 법인을 두고 직접 생산해 납품하는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들이 물류비 절감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주요 부품사에게 현지 생산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이처럼 현지에서 만들고 현지에서 파는 구조에서 환율 상승의 수혜는 제한적이다. 달러 매출을 원화로 환산할 때 장부상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는 있지만 현지 법인의 인건비·원재료비·임차료도 현지 통화로 지출된다.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원가도 함께 오르기 때문에 환차익이 대부분 상쇄된다.달러 노출 더 커지는데 고환율은 '현재진행형'수혜가 제한적인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외화부채다. 현지 법인들이 설비 투자와 공장 운영을 위해 빌린 외화 차입금이 환율 상승과 맞물려 짐이 됐다.2025년 9월 말 기준 서연이화 외화 화폐성 자산은 달러(USD) 435억원·유로(EUR) 116억원 등 총 551억원인 반면 외화 부채는 USD 859억원·EUR 743억원 등 총 1601억원이다. 외화 순부채 규모만 약 1050억원에 달한다. 외화로 벌어들이는 돈보다 외화 부채 규모가 더 큰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 개선 요인이 아니라 금융 비용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이 영향은 실제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외환차손 230억원과 외화환산손실 231억원이 발생했다. 환율 관련 손실만 총 460억원을 훌쩍 넘겼다. 환 관련 이익과 손실이 비슷하게 발생해 실적에 미치는 악영향이 미미했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고환율 기조가 금융 손익에 얼마나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해외사업환산손익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2024년 3분기 누적 167억원 흑자에서 2025년 3분기 누적 127억원 손실로 전환됐다. 해외 법인의 자산을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익으로 당기 손익에는 직접 반영되지 않지만 자본 규모에는 영향을 미친다.환율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헤지 규모도 크지 않은 편이다. 2024년 말 달러·원 통화스왑 계약 규모는 1000만달러에서 2025년 9월 말 700만달러로 축소됐다. 계약환율은 1332.90원에서 1461원으로 상승했다. 계약환율이 오른 것은 고환율 구간에서 헤지를 새로 체결했다는 의미지만 규모 자체는 줄었다. 유럽과 인도 법인을 대상으로 한 통화스왑도 일부 운용하고 있지만 전체 외화 노출 규모에 비해 헤지 비율은 낮다.현재(2026년 3월) 원·달러 환율은 147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2024년 3분기 평균 환율인 1358원보다 약 8% 높은 수준이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 미국 보호무역 정책 등으로 달러 강세 요인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연이화는 미국 조지아 서배너·텍사스 신규 법인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달러 노출이 더 확대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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