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억弗 중남미·동남아 시장 선점…의약품 수출 다변화 노린다
■ 파머징 마켓 파고드는 K바이오셀트리온 베트남서 항암제 2종 추가대웅제약 ‘엔블로’ 멕시코 허가 획득한미·조아, 동남아·중남미 공략나서 자체 생산기반 부족 지역 중심으로의약품 공급망 선점 매출기반 확대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동남아와 중남미 등 ‘파머징 시장’을 차세대 수출 거점으로 삼고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파머징 시장은 제약(Pharmaceutical)과 신흥 시장(Emerging)을 합친 용어로, 인구 증가와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의료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시장을 뜻한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이들 지역 공략은 자체 생산 기반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의약품 공급망을 선점해 매출 기반을 넓히기 위한 전략이다.15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베트남에서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와 전이성 직결장암·유방암 치료제 ‘베그젤마’를 출시했다. 지난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와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를 선보인 데 이어 항암제 2종을 추가하면서 베트남 판매 제품군은 총 4종으로 늘었다. 셀트리온은 2024년 설립한 현지 법인을 통해 구축한 병원 네트워크와 입찰 경험을 활용해 신규 제품의 공급망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현재 램시마 피하주사(SC) 제형 등 후속 제품 출시도 준비 중이다.셀트리온은 아시아와 중남미 등 파머징 지역에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 3월에는 중남미 최대 제약 시장인 브라질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옴리클로’의 론칭 행사를 열고 현지 의료진과 임상 데이터 및 글로벌 처방 경험을 공유한 바 있다. 회사는 중남미 지역에서 공공기관 입찰 참여를 확대해 제품군을 늘려갈 방침이다. 또 지난해 법인을 신설한 인도네시아에서도 주요 제품군을 순차적으로 출시해 시장 영향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파머징 시장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고수익 후속 제품 출시를 점차 확대해 실적 성장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국산 신약의 해외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제일약품의 신약 개발 전문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이달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자큐보’의 멕시코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온코닉은 2024년 9월 멕시코 파트너사 라보라토리 샌퍼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아르헨티나·칠레·콜롬비아 등 중남미 19개국에 진출한 상황이다. 현재 멕시코를 시작으로 나머지 18개국에서도 허가 신청 절차를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제약사 덱사 메디카와 자큐보 라이선스 및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인도네시아 진출도 공식화했다.대웅제약도 최근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의 멕시코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현재 회사는 중남미 12개국을 대상으로 엔블로의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며, 멕시코를 포함해 에콰도르·과테말라·온두라스 등 총 7개국에서 승인을 확보했다. 또 다른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는 인도네시아에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바 있다. 아울러 대웅제약은 인도네시아 약사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이지엔6 등 주요 브랜드를 인도네시아의 기후와 문화, 소비자 특성에 맞춰 현지화하는 전략도 추진한다.다른 전통 제약사들도 파머징 시장 진출을 넓히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오가논과 말레이시아·필리핀 시장을 대상으로 심혈관·호흡기 치료 영역 복합제 3종의 수출을 위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일동제약도 4월 인도네시아 파트너사 칼베 파르마와 고지혈증 치료제 ‘드롭탑’의 아세안 3개국 추가 진출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조아제약도 최근 과테말라에 간장 활성화제 ‘헤파토스시럽’과 정맥·림프순환장애 치료제 ‘엘라스에이액’을 수출하며 중남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이처럼 제약사들이 동남아와 중남미에 주목하는 것은 시장 잠재력 때문이다. 인구와 소득 수준은 성장하는데 자체 의약품 생산 역량이 부족한 만큼 국내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수익성을 확보하기 수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배경으로 작용한다. 특히 멕시코는 브라질과 함께 중남미 의약품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꼽힌다. 또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 8000만 명의 세계 4위 인구 대국으로 아세안 의료 시장의 핵심 국가로 평가받는다.파머징 시장의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제약사들의 공략 원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제약 시장은 2023년 402억 달러에서 연평균 8.3% 성장해 2029년 635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중남미 제약 시장의 경우 2034년 250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마켓 데이터 포캐스트는 중남미 제약 시장이 2025년 1360억 달러에서 연평균 7.03%씩 성장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남아와 중남미 지역은 국내 제약사 입장에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시장”이라며 “매출과 수익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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