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방한 뒤 가려진 ‘소프트웨어 적자’…한국이 놓친 마지막 퍼.....

지난 6월 5일 서울시 마포구 홍대인근 삼겹살집 ‘형님저요’에 모인 젠슨 황 엔비디아 CEO(오른쪽부터 차례대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건배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은 한국이 글로벌 인공지능(AI) 생태계의 필수 국가임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이벤트로 평가된다. 반도체, 피지컬 AI, 데이터센터 등 주요 분야에서 국내 대표 기업들이 잇따라 엔비디아와 협업을 공식화하면서 명실상부한 핵심 파트너로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그렇다고 한국이 AI 시대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고 하기는 어렵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지식서비스 무역 통계에 따르면 컴퓨터 및 모바일 소프트웨어 저작권 분야에서만 42억달러 적자가 발생했다. AI 구독료와 소프트웨어 사용료 등으로 해외에 지급한 돈이 그만큼 많았다는 얘기다. 구글플레이, 앱스토어,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으로 빠져나가는 디지털 중개 플랫폼 분야 적자도 57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렇게 빠져나가는 ‘디지털 적자’는 연간 평균 7조원에 이른다.AI 경쟁력은 직접 만든 서비스와 데이터로 만든 자체 플랫폼 생태계에서 나온다.이미 한국은 포털과 메신저, 모빌리티, 커머스 같은 특정 분야에서 견고한 토종 플랫폼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카카오모빌리티, 네이버 등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고도화된 기술 생태계를 모두 갖춘 기업들 덕택이다.다만 막대한 투자를 등에 업은 글로벌 빅테크의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구도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국내 디지털 정책 논의는 여전히 규제에 무게가 실려 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행된 ‘AI 규제법’인 AI기본법을 비롯해 플랫폼·데이터·서비스 관련 입법 논의도 대체로 통제와 감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규제보다 진흥이다. 자율주행과 피지컬 AI처럼 아직 국내에서 시장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분야는 더욱 그렇다. 무엇을 금지할지보다 무엇을 허용할지를 먼저 설계하고,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제도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을 장려하면서, 동시에 토종 디지털 생태계를 키우는 진흥 전략도 함께 세울 필요가 있다.[김태성 디지털테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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