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미분양 23% TK에 집중… 대구 건설사들 서울로 눈 돌린다
대구·경북 준공 후 미분양 7054가구지역 건설사 수도권·서울시장 공략 확대PF 부담·폐업 증가에 유동성 압박 커져대구 도심 전경. /뉴스1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이른바 ‘악성 미분양’의 4분의 1가량이 대구·경북(TK)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대구·경북 기반 건설사들은 서울과 수도권 정비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부 업체는 핵심 임원을 서울에 상주시킬 정도로 사업 무게중심을 수도권으로 옮기고 있다.31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대구 지역 시공능력평가 1위 건설사인 HS화성은 현재 서울에 개발사업본부장(상무급)을 상주시켜 정비사업 조직을 총괄하고 있다. 정비사업 전담 인력도 경력직을 추가 채용해 8명 규모로 확대했다. 대구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수도권 도시정비사업 비율을 늘리기 위한 조치다.HS화성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24년부터 서울 면목역2의5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면목본동 5구역과 2구역 사업도 잇따라 따냈다. 회사 측은 지난해 하반기 잠원한신타운 재건축과 성수동 신성연립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는 등 서울 지역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HS화성 관계자는 “대구는 신규 주택 인허가 자체가 크게 줄었고 지역 시장만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며 “최근 서울 대형 건설사 출신 개발사업본부장을 영입해 서울 중심으로 정비사업 조직을 강화하는 등 앞으로는 서울 쪽 사업 비중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실제 대구·경북 지역의 악성 미분양 규모는 전국 최고 수준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3만429가구다. 이 가운데 대구는 4050가구, 경북은 3004가구로 두 지역을 합하면 7054가구에 달한다. 전국 물량의 23.2%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방 악성 미분양(2만6003가구)만 놓고 보면 비중은 27.1%까지 높아진다.악성 미분양은 이미 공사가 끝나 입주가 가능한 상태에서도 팔리지 않은 물량이다. 단순 미분양보다 시장 침체 신호가 강한 지표로 꼽힌다. 특히 할인 분양과 잔금 지원, 옵션 무상 제공 등 각종 조건 변경에도 계약이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지난 2024년 대구 서구 내당동 반고개역 푸르지오 아파트에 '1억 이상 파격 할인'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다른 대구 지역 건설사들도 생존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역 2위 건설사인 서한은 충청권과 수도권 외곽 지역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태왕이앤씨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 부담에 대응하기 위해 LH 공공사업과 비주거 부문 공사 비율을 높이고 있다. HXD화성개발 역시 수도권 공공사업과 도시정비사업 수주 확대에 나서며 지역 주택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SM그룹 계열 우방도 공공공사와 역외 수주 중심의 보수적 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공사비 회수 지연과 PF 부담이 겹치면서 지역 중견 건설사들의 유동성 압박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1~2월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종합건설사 14곳과 전문건설사 67곳이 폐업한 것으로 집계됐다.다만 일각에서는 대구 부동산 시장이 이미 바닥 국면에 근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원배 대영레데코·빌사부 대표는 “대구 미분양 물량은 2022년 약 1만4000가구 수준에서 현재 5000가구 이하로 감소했다”며 “다만 현재 남아 있는 물량 상당수가 입지 경쟁력이 떨어지는 악성 미분양 단지여서 시장 왜곡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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